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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12 10:17:49
Name   존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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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영화] 쥬라기월드 소감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쥬라기공원 시리즈의 14년만의 신작 쥬라기월드가 어제 개봉했는데요,

제가 태어나서 극장에서 제일 처음 보았던 영화가 쥬라기 공원1 입니다. 지금같은 멀티플렉스도 없었고 예매는 커녕 좌석번호 조차
없었던 그 시절 엄마 손 잡고 극장 매표소에서 엄청나게 긴 대기열을 뚫고 표를 사서 보았던 쥬라기 공원1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 그 시리즈의 오랜만의 신작에 쥬라기공원의 향수를 느끼는 장면도 곳곳에 숨어있고 꽤 볼만하다는 평에 개봉 당일에 바로 보러갔습니다.

보고 나서 느낀점은요? 흠.. 그렇게 구리진 않은데, 그렇게 좋지도 않은.. 그냥 so so로 표현하면 될까요?
제 영화 취향이 짐 카메론 스타일같은 전형적인 헐리웃 블록버스터를 좋아해서 이런류의 영화는 꽤나 관대하게 봐주는데
역시 쥬라기공원의 그때 그 감동에 비교하면 좀 떨어지기는 합니다. 그래도 뭐 팝콘무비로는 괜찮다 볼 수 있겠네요.
그럼 제가 느낀 개인적인 장단점을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장점. 쥬라기공원의 추억을 느낄 요소들과 그래도 볼거리는 괜찮다!

처음 해먼드가 그랜트일행을 데리고 공원을 둘러볼 때 상영되던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설명충 DNA 캐릭터가 짤막하게 지나감
쥬라기월드 상황실 직원인 공룡 덕후 로워리는 쥬라기공원의 티셔츠를 입고 있으며, 1편의 그 헨리 우 박사가 재차 등장..
인젠의 설립자 존 해먼드의 동상을 볼 수있으며, 1편의 그 메인센터가 폐허가 된채 등장, 야간투시경과 지프도 그대로 등장
1편에서 말콤이나 그랜트가 티-렉스를 유인할때 쓰였던 조명탄을 똑같이 사용하여 유인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리고 쥬라기공원의 그 메인 테마 음악도 그대로 흘러나옵니다. 굉장히 반갑더군요.

그리고 저는 IMAX3D 포맷으로 관람을 했는데 흠.. 효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이걸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어떤 영화건 처음에 IMAX 카운트다운 할때 만큼의 효과는 정작 나오질 않네요..;;
그래도 화면비가 2:1 이라는 묘한 비율이라서 아이맥스 관람이 일반 시네마스코프 비율 상영관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앗 참 공룡들의 울음소리도 1편의 그것과 굉장히 흡사하게 쓰인 것 같습니다. 랩터의 그 투호~ 투호 하는 그것이요.. (맞나..)

배우들도 아역들은 연기가 좀 아쉬웠으나, 각자 활약을 해줍니다. 꼬맹이들도 나름 기지를 발휘해서 생존력을 보여주고
여주인공 클레어는 하이힐을 신고도 엄청난 질주와 활약을... 익룡을 개머리판으로 후드려 패던 그 장면은 인상 깊었습니다.
또 스타로드로 유명한 크리스 프랫은 꽤 멋진 역할로 나옵니다. 자신이 조련하던 랩터들과 함께 질주하던 그 씬은 참 멋지더군요.
그렇지만 이 영화의 주연은 역시 티-렉스인 것 같습니다. 공룡 팬들이라면 그 간지나는 등장에 만족하실 겁니다. 과연 공룡의 왕..
뭐 마지막 씬은 묘하게 고질라와 같은 괴수영화 삘이 나긴 했는데.. 티렉스의 간지로 묻어갑니다..

단점. 조금은 엉성한 이야기 전개와 실종된 서스펜스

소위 헐리웃 블록버스터가 가지는 장점은 엄청난 자본에 힘입은 화려한 볼거리겠죠. 그렇지만 그것이 충족되었다 한들 이야기가
어색하고 힘이 빠지면 관객들은 큰 흥미를 느끼기 힘들 겁니다. 아무리 뻔하고 진부한 내용이라도 관객으로 하여금 극에 감정이입하여
몰입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쥬라기월드는 유머와 감동, 서스펜스와 스릴 등 여러가지 요소를 섞어내려 했지만 뜬금없는 진행에
이러한 것들이 크게 와닿질 않습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아 잡히면 안돼.." 라고 느끼게 하는 것과 "뭐 살아가겠지.." 라고 느끼게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겠죠. 이러한 점에서 쥬라기월드는 후자 쪽의 반응이 나왔고요.. 그런면에서 쥬라기공원의 그 쫄깃했던 긴장감이 사라져
관객들로 하여금 심심하고 지루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누가봐도 저놈은 곧 죽을 배역인데 그 죽음의 과정도
뭔가 뜬금없었습니다. 흠.. 저기서 어떻게 저렇게 튀어나왔지? 하고 느꼈던 장면도 좀 있었고요.
그래도 끝 마무리는 깔끔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

총평. 그때를 추억하기엔 충분했지만 그때의 감동을 느끼진 못했다.

쥬라기공원이 93년작이니까 무려 22년 전이네요.
매표소앞에 길게 줄을 서서 표를사서 들어갔던 극장은, 스마트폰으로 예매를 해서 모바일티켓을 보여주며 곧바로 들어가게 되었고,
엄마 손 붙잡고 난생 처음 극장에 갔던 그 꼬마 관객은, 어느덧 수염이 거뭇거뭇한 아저씨가 되었고,
가슴졸이며 스크린을 지켜봤던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3D안경을 끼고 심드렁하게 화면을 바라보는 -8디옵터의 눈알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른만큼 극장의 환경도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도 여러가지로 변했습니다만,
그때의 그 공룡들... 그때 그 배경음악.. 그때의 추억이 새겨진 장면들.. 그 시절을 추억하기엔 충분했습니다.
다만 티렉스를 봐도, 랩터를 봐도 아 저놈 반갑네, 라고 느끼고 넘어갈 뿐 그때만큼의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걸까요? 영화의 힘이 딸렸던 것일까요? 그것은 영화를 지켜보신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총점 -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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