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2/19 11:07:13
Name   mysticfall
Subject   가사를 모르는 노래 찾는 이야기
어렸을 때 - 대충 우리나라에서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을 치루던 무렵입니다. 네, 빼박 '아재' 맞아요 - 부모님이 즐겨 들으시던 카세트 테잎이 있었습니다. 주로 오래된 팝 음악을 모아놓은 조악한 컴필레이션 엘범이었는데, 그 영향인지 몰라도 아직까지 60년대 음악을 가장 좋아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인터넷도 쓸 수 있게 되고, 영어도 배워서 어지간한 노래는 가사로 검색해서 기억 속에 남아있던 그 노래들이 어떤 곡인 지 거의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들어 이런 노래들 말이죠...





그런데 단 한 곡, 그 것도 가장 강하게 머릿속에 각인된 노래 한 곡만 아무리 가사 한 소절이라도 기억하려해도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략 60년대에서 70년대까지로 시대를 좁히고 여자 가수나 그룹을 중심으로 무작정 유튜브에서 비슷한 노래라면 모두 찾아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시커스(The Seekers)나 아바(Abba)의 몰랐던 노래까지 많이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문제의 그 노래의 정체는 오리 무중이었습니다.

하다못해 기억나는 멜로디를 기타로 녹음해서 외국의 음악인이 모이는 유명 게시판에 질문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혹시 홍차넷에는 이 부분을 듣고 무슨 노래인지 알아 맞출 능력자 분이 계실까요?

https://soundcloud.com/xavier-cho-1/unknown

그 외국 사이트는 나름 최대의 연주인 커뮤니티지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군요. 어쩌면 연주가 서툴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노래를 찾고 나서는 제 스스로도 비슷해서 꽤 놀라긴 했습니다. 연주 수준은 형편없어도  30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서 녹음한 것 치고는 생각보단 비슷하게 맞췄더군요.

그래서 거의 포기하고 있던 때, 어지간한 올드 팝은 이제 다 추천했다고 생각했음인지, 어느날 유튜브가 엉뚱하게 이탈리아 여가수의 노래를 추천해주더군요. 네, 그 노래가 맞았습니다... 영어 가사가 아니니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단어 하나도 떠오르지 않을 수 밖에요.



찾고나니 어릴적 친한 친구를 다시만난 것처럼 반갑더군요. 그리고 한 2년 쯤 지난 지금은 그냥 수 많은 좋아하는 노래 중의 한 곡이 됐습니다.

아마 열 살 때 알고 지내던 친구를 마흔이 넘어서 실제로 만나도 비슷하겠죠? 반갑고, 이전 추억을 떠올리면서 즐겁게 이야기도 하고, 명함 쯤을 주고 받고 헤어진 다음에는 어쩌다 한 번씩 생각나는 그런 존재가 되지 않을까요?



1
    이 게시판에 등록된 mysticfall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921 역사솔까 절세미남 자랑 좀 하겠습니다 19 파란아게하 17/02/18 7023 56
    4922 여행다윈의 안식처, 다운 하우스 (사진다수) 6 엘에스디 17/02/18 7179 7
    4923 일상/생각나의 사랑 10 딸기우유 17/02/18 2897 6
    4924 요리/음식초딩인 동네 꼬마가 된장국을 끓여줘서 먹었어요. 15 진준 17/02/18 5326 5
    4925 일상/생각PK의 의견. 9 에밀 17/02/19 3694 2
    4926 사회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들(국제 개발,원조의 경우) 7 하얀 17/02/19 5329 17
    4927 일상/생각결혼이야기 8 기쁨평안 17/02/19 3377 3
    4928 음악봄에 두근두근 노래 4 비익조 17/02/19 3654 0
    4929 음악가사를 모르는 노래 찾는 이야기 5 mysticfall 17/02/19 3255 1
    4930 스포츠[MLB] 제러드 위버 샌디에이고 1년 3M 계약 김치찌개 17/02/19 3237 0
    4932 육아/가정육아일기 - 아이들 블럭 & 종이로 만들기 2 7 Liebe 17/02/19 4406 2
    4933 일상/생각[집수리기] 샤워기 호스 교체 — 인류를 구원한 화장실과 친해지기 17 녹풍 17/02/19 7528 6
    4934 역사전국시대 세 자매 이야기 (2) 8 눈시 17/02/19 5956 5
    4935 일상/생각위기의 소형 고양잇과 - 으르렁 대 가르랑 11 하얀 17/02/20 6481 4
    4936 기타최근 구입한 게이밍기기들.jpg 13 김치찌개 17/02/20 5381 0
    4937 일상/생각핑크핑크한 마음으로 끄적여보는 '우연' 2 베누진A 17/02/20 4553 1
    4938 꿀팁/강좌(아이폰) 메신저 앱 리뷰 18 elanor 17/02/20 4904 0
    4939 게임2/13~2/19 마스터 기준 섀버 직업별 승률 Leeka 17/02/20 3457 0
    4941 일상/생각키스하는 꿈 (오글주의) 24 알료사 17/02/20 4418 5
    4942 음악이승환 with 김광진 - 엘비나 2 베누진A 17/02/20 5214 1
    4943 꿀팁/강좌[사진]아웃포커싱에 대해 알아봅시다 33 사슴도치 17/02/20 6002 7
    4944 일상/생각선의의 전염에 대해. 6 二ッキョウ니쿄 17/02/20 3403 8
    4945 창작생선살 발라주는 사람 58 열대어 17/02/20 5401 18
    4946 일상/생각일요일 후기(쁘띠정모 후기여요) 67 사나운나비 17/02/20 4863 18
    4947 일상/생각상처엔 마데카솔 4 아침 17/02/21 3979 1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