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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3/06 01:14:32
Name   맑은샘물
Subject   잠수를 타고 있습니다
요근래 잠수를 타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구한다는 좋은 핑계는 댔지만.
그냥 안나간 겁니다. 감추고 싶어서. 할말이 없어서. 귀찮아서. 그렇게 하루이틀 안나가다 보니 친구도 모임도 종교도 몇 달째 안나가네요.

처음엔 즐겼어요. 그 반응들을. 없어진 절 찾는 사람들의 연락을요. 무슨 일 있냐며 당황하는 사람들을 보며 역시 내가 없으니 빈 자리가 크군 이라며 우쭐댔었고, 만나자는 요청을 거절하며 귀찮게들 왜이래 하며 바쁜척을 했죠.

그러길 어연 몇 달.아무도 날 찾지 않네요. 찾는 연락도 없고 내 언급도 없고 그냥 나혼자 외톨이 입니다. 단톡방에서 눈팅을 하면서 누가 나 언급하는 사람은 없나 보는 제가 참 처량합니다. 마치 인터넷에 글 써놓고 댓글이 달리나 계속 새로고침 하는 것 처럼요.

그랬던 거였어요. 저는 관심이 필요했던거죠. 처음엔 재밌어서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다 그 열정이 가라앉고 생각만큼 완벽한 모임이 아니라고 느낀순간 싫증이 나버리고 무슨무슨 핑계로 나와버리기 일쑤였어요. 그 투정을 받아준 사람은 지금 제 곁에 남아있고 그걸 못견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젠 없네요.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지만. 일요일이 끝난 지금 심한 외로움을 느낍니다. 멍하니 주말을 보내고 나니 더욱 그렇네요. 내가 뭐라고 그 사람들이 나에게 매달리나.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을때 잘해야지 등 별 생각이 다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큰 잘못을 한것도 아니니 다시 나가면 되겠죠. 저 같은 관심병 종자는 나가서 관심 광합성을 해야 될 거 같습니다. 역시 자리에 없으면 자기만 손해입니다. 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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