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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4/03 03:47:24
Name   무적의청솔모
Subject   내가 봤던 신기한 사람 이야기

그는 중국 사람이다. 첫 인상은 평범했다. 딱 왕서방 하면 떠오르는 인상이었다. 중국집 팜플렛에 그려져 있는 빨간 옷 입은 그 중국 사람. 그러나 빨간 중국옷과 모자 대신 셔츠와 면바지를 깔끔하게 입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중국에서 가장 좋은 학교를 나왔을 것이고. 그는 내가 듣는 수업의 조교였는데, 조교 일도 평범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질문도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고, 튜토리얼도 잘 진행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점심을 먹다가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사람이 사실은 강성 국가주의자였다는 것이다. 시작은 이렇다. 이곳에 있는 중국인, 본인의 의견에 따라서는, 대만인 학생이 본인 페이스북 담벼락에 대만 독립에 대한 글을 올렸다. 페친이었던 그는 대만인 학생이 '본인 담벼락에' 올린 글에 격분하여,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채팅그룹에 나는 이것을 참을 수 없다. 저놈이나 나 중에 하나를 쫒아내라고 억지를 부렸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 사람같지는 않아서 문제를 제기한 본인이 나가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다고 하더라. 그 채팅방에 대만출신들도 꽤 많았을 테니 당연한 결과지만은... 그런 사람이 소수라는 점이 다행스럽긴 했지만, 감정이나 갈등이 고조되면 주도권을 잡는 게 소수의 강경파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해 준 다른 북경 출신 중국인 학생은 그 당시 대만학생 편을 들어주었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그 때 언쟁이 있었던 사람이 이번 학기 조교로 들어왔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곁다리 이야기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학기 끝나고 내 학점이 왜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걸 보니 진짜로 보복을 당했을 수도 있지만, 이번 학기에 놀아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옛날 센카쿠열도(혹은 댜오위댜오) 영유권 문제로 일본과 갈등을 빚을 때,  중국에선 난리가 났었다. 이번 사드문제로 롯데를 잡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난리가 났던 걸로 기억한다. 일본계 기업 대리점을 부수고 물건을 약탈하며, 일본 회사에서 만든 차를 때려부수는 등의 난리가 났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나는 어렴풋이 못 배운 사람들이 휩쓸려서 저러는 게 아닐까 생각했고. 너희들이 때려부수는 그 차는 중국인이 산 차고, 가게 주인은 중국인일 거고, 직원도 중국인일 텐데 왜 저러는가 싶었던 기억이 난다.

또 곁다리 이야기지만, 북경대학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군사이론을 수강하고, 마오이즘에 대해 배우는 것 같더라. 어쩌다 보니 동기 학부 성적표와 학위증을보게 되었는데 좀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유학나온 학생들 중 일부는 공산당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빨간 얼굴에 뿔이 달리지는 않았다. 물론 평화롭게 위아더월드를 외치면서 지역/민족으로 나뉘는 국가 간의 장벽을 낮추는 것도 좋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도 명심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여기 쓴 이야기 외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일이었다. 페북에 쓸 수는 없는 이야기라 여기다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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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포인트>

중국인에게 시비를 걸고 싶을 때는 대만과 중국은 다른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면 됩니다.
   ex) 나 중국에 한 번도 가본 적 없어, 하지만 대만은 한 번 갔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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