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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8/03 22:43:15 |
Name | 코리몬테아스 |
Subject | 세일러문 뮤지컬 a shooting star light 이야기 |
재생을 누르면 세일러문 뮤지컬 넘버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A shooting star light'(5분 36초)가 나옵니다. 이 곡이 나오는 극의 제목은 유성전설입니다. 유성전설은 제가 처음 접한 세일러문 뮤지컬이어서 그런지 아직도 애착이 많이 갑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개인적으로 유성전설을 대표하는 넘버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공식 이미지곡이나 대표넘버는 따로 있고 'A shooting star light'는 노래를 부르는 애들에서부터 배경상황, 가사내용까지 본편의 주제와는 별 상관없지만 어찌되었든 제가 보기엔 대표곡입니다. 왜냐면 가장 제 마음에 드는 넘버니까요. 그리고 유성전설에서 나온 넘버중에서 제목에 유성(Shooting star)가 들어간 넘버는 이거 뿐입니다. 그러니까 정통성도 있어요. 저는 지금이나 이 뮤지컬을 처음 보았을 때나 일본어를 전혀 못 하기에 영어해석이나 다른 한국의 세일러문 뮤지컬(이하 세라뮤) 팬분들이 만들어놓은 자막을 통해서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최종장에서 이 노래가 나왔을 때 와 노래 멋지다는 생각과 동시에 대체 왜 저런 노래를 부르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 노래가 나오는 맥락이 조금 이상하거든요. 유성전설은 세일러문 원작에서도 후반부의 이야기인 갤럭시아와의 싸움을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갤럭시아는 세일러문 스토리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악당이고 특이하게도 갤럭시아는 악당이면서 세일러 전사입니다. 그녀는 은하계에서 가장 강한 세일러전사인데 힘만 쌘게 아니라 계략도 잘 짜고 요술도 잘 부립니다. 이 뮤지컬에서는 초반부의 악당이었던 퀸 베릴과 휘하의 사천왕들을 부활시켜서 자기 휘하의 갤럭티카 군단에 넣고, 턱시도 가면을 조종해서 세일러 전사들을 위협합니다. 유성전설의 주제는 조종당하는 턱시도 가면과 그를 되돌리려는 우사기(한국번안명:세라)의 갈등입니다. 갤럭시아는 조종당하는 턱시도 가면을 내세워서 그는 이제 너의 적이니 싸워서 너의 힘을 보여보거라! 하면서 폭력을 종용하지만 우사기는 사랑하는 사람과 싸울 수는 없다며 사랑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대치합니다. 위 영상에서는 감동적이게도 턱시도 가면이 결국 갤럭시아의 지배를 이겨내고 다시 우사기의 편에 서게 되는데 뜬금없게도 그 직후에 바로 저 세일러 스타즈가 등장해 'A shooting star light'를 불러재낍니다. 멜로디도 비장미가 흐르는데 가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 싸움이 끝없이 계속된다 하여도 고통은 만나기 위한 과거 다시 기적을 위해 다시 태어났지만 슬픔에 자물쇠를 채운 것은 언제인가? 부풀어 오르는 정열은 본능의 과실 상처 입는 것도 상처주는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우리 a shooting star 쏟아지는 프리즘의 비 a shooting star light 우리는 달려왔다 a shooting star 언제인가 보았던 하늘의 성 a shooting star light 약속의 문이 열릴 때까지 you missing ring you can depend on me 이 다툼이 끝없이 계속된다 하여도 슬픔은 끝을 위한 고통 다시 당신을 위해 태어났지만 행복에 자물쇠를 채운 것은 언제인가? 산산이 쪼개진 은하는 진실의 과실 사랑하는 것도 사랑받는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우리 a shooting star 응시하는 프리즘의 꽃 a shooting star light 우리는 달려왔다 a shooting star 언젠가 보았던 천공의 밤 a shooting starlight 약속의 문이 열릴 때까지 you missing ring you can depend on me a shooting star a shooting star light 처음엔 막연히 노래가 좋구나 싶었고 가사의 내용도 몰랐지만 그래도 왜 쟤네들이 뜬금없이 저런 비장한 노래를 부르면서 나올까? 의아했는데 나중에 가사의 뜻을 찾아보니 의문이 풀리는게 아니라 더해졌습니다. 이 때는 일본 노래가사 특유의 서정적인 감정과 은유에 익숙하지 않을 때이기도 했고 가사 자체가 도저히 다른 언어로 옮기기 힘든 구조로 된 문장이 많다보니 영어 번안의 한계로 인해 이해력이 딸린 문제도 있었죠.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제가 유성전설 외에 다른 세라뮤를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곡을 부르는 세일러 스타즈는 금목성계라는 외계 행성의 세일러 전사들입니다.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지구의 세일러 전사들(세일러 머큐리,마스,비너스,쥬피터 등)이 프린세스(세일러문)를 모시고 있는 것 처럼 이들에게도 모시는 프린세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갤럭시아가 금목성을 침공해 이들의 고향행성을 파괴했고 이들의 프린세스인 카큐 황녀는 지구로 피신해왔습니다. 스타즈는 카큐 황녀를 찾기 위해 머나먼 우주를 건너 지구로 온 것이죠. 세일러 스타즈가 나오는 세일러문 뮤지컬은 6개가 있는데 그 중의 3개는 카큐 프린세스가 나오고 나머지 세 개는 안나옵니다. 이 유성전설은 안나오는 세 개의 극에 속하는데요. 나오지 않는 이유는 그 극의 설정에서 카큐 황녀는 죽은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a shooting star light는 유성전설에서 갤럭시아를 상대로 대치하는 스타즈에게 부여된 넘버이자 카큐 황녀를 기리며 부르는 장송곡이 됩니다. 동시에 황녀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한 복수를 다짐하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사기와 턱시도 가면이 다시 사랑을 확인하고 갤럭시아의 공격을 받자 스타즈가 나와서 저런 노래를 부르는 것은, 프린세스인 우사기에게 카큐 황녀를 투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갤럭시아의 만행을 막겠다는 결의가 되죠. 가사들도 보면 고통과 과거에 대한 언급은 파괴된 금목성과 카큐 황녀를 가리키는 것이고 상처도 사랑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자신의 목적(황녀)을잃어버린 애환에 대한 이야기죠. 이 내용을 알고 a shooting star light를 계속 들으며 눈물을 훔치다가 카큐 황녀가 등장하는 다른 세 개의 극에서 카큐 황녀가 등장해 '황녀강림'이라는 솔로곡을 부르면 가슴이 막 따뜻해지고 괜히 제가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 스타라이츠가 드디어 황녀님을 만나는구나 ㅜㅜ 하면서요. 처음 접한 뮤지컬에서 일본 섬유산업의 최첨단을 자랑하는 옷을 입고 싸움인지 춤인지 모를 동작들을 해가며 부르는 노래들에도 저런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고나니 공연예술이 뭔가 다르게 보이고 그렇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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