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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0/08 19:52:29
Name   언제나봄
Subject   3주간의 짧았던 유럽여행 후기입니다.
1.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집에 온지 벌써 일주일이 다돼가네요. 여행 중간중간에 홍차넷 사진게시판에 잘 찍힌 여행사진을 올려야지 하고 다짐했는데, 실제로 여행가서는 저녁이 되면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피곤해서 뻗어있느라 자기 바빴습니다ㅠㅠ


저비용의 여행이었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 훌륭한 숙소 쇼핑 등 보다는 열심히 눈에 바른 주관적 경험이 후기의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총 3주동안 모스크바-파리-바르셀로나-그라나다-세비야-포르투-리스본을 들렸습니다. 각각의 도시나 기타 등등에 대해 느낀점을 간략하게나마 남겨볼께요!




2. 비행기는 유명한(…) 러시아항공이었습니다. 왜 최저가는 늘 러시아항공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검색을 해보면 나오는 여러 악명높은 후기들(연착, 수하물 분실, 기체 노후 등)이 있었지만 저는 다행히? 아무일 없이 잘 타고 다녀왔습니다.
여담으로 저 체크인할 때 앞에 계신 교수인분과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께서 말씀하시길 러시아항공이 항공기 자체의 문제는 있을 수 있어도 조종사들은 냉전시절의 실력 좋은 조종사들이라 어떻게든 착륙은 시켜준다는 말이 있으니 안심하라고 했었던 ㅎㅎ…




3.  모스크바에서 경유를 해야 했었는데 저는 일부로 경유시간을 길게잡아 소위 레이오버를 했습니다(경유시간이 24시간 넘어가면 스탑오버, 그 이하면 레이오버)
그리고 모스크바 시내로 가서 붉은광장 크렘린 궁전 등을 구경하고, 호스텔까지 걸어가는 짧은 관광을 마치고 1박을 했습니다.


1박을 하며 러시아 지하철은 환승 개념이나 여러 노선이 겹치는 지하철역은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서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ㅠㅠ.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지하철 시스템이 한방에 이해가 갔는데 러시아는 아직도 모르겠어요ㅠㅠ

1박하고 지하철에서 공항철도 비슷한걸로 환승하는데도 제가 헤매자 마음씨좋은 러시아 아주머니께서 직접 저를 공항철도가 있는 지하철 역으로 데려다 주셨습니다ㅠㅠ쓰바씨바

그리고 정말.. 남자들 몸이 너무너무 좋아요. 러시아 남자 평균키가 우리나라보다 크다는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말 저보다 키카 크거나 아니면 저보다 몸이 엄청 좋거나였습니다. 몸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부러웠습니다…




4. 파리는 도시 자체가 너무 예뻤어요. 사실 전 에펠탑에는 관심이 1도 없었습니다. 파리에서의 목적은 뮤지엄패스를 끊고 좋아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을 계속 가는거였는데, 에펠탑을 우연히 한 번 보게 된 후 다짐했습니다. 파리에 있는 5일동안 매일 에펠탑을 보러가야겠다구요ㅠㅠㅠ
생각보다 엄청 크고 생각보다 그 에펠탑의 질감이랄까 색감이랄까 그게 너무너무 이뻤습니다. 하..


물론 뮤지엄패스를 통해 갔었던 미술관 박물관도 좋았습니다. 그중 르브르와 오르셰는 두번씩 갔는데 특히 저는 오르셰가 좋았습니다. 마음같아선 오르셰도 하루 한번씩 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파리 도심이 작아서 생각보다 걸어다니만했지만 저는 자전거를 이용했습니다. 30분에 한번씩 다시 반납하고 대여만 하면 기본요금에 계속 이용할 수 있어서 애용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5. 바르셀로나는 음 그나마 꼽자면 가장 worst였던 도시라고 할까요. 제가 너무너무 바르셀로나에 대한 기대가 높아서 그런거일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아는것도 없이 왜 기대만 높았는지 의문이네요. 가우디투어도 좋았고 해변에 가만히 누워있기만 해도 좋았지만 뭔가 스페인이다! 라는 느낌보단 그냥 관광을 위한 관광객들이 가득찬 도시라는 느낌??

제가 바르셀로나의 유명 근교도 가질 않고 거기서 맛있는 음식 등을 먹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저한테 있어서는 기대치에 비하면 그냥 soso한 그런 도시였습니다.



6. 그라나다까지는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저녁 6시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7시가 넘어 도착하는 일정.. 게다가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까지 직행이 아니에요. 중간중간에 수많은 도시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 합니다. 하지만 숙박비+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저는 일정이 조금 꼬여서 그라나다에 오전에 도착한 뒤 캐리어를 터미널 내 라커룸에 보관한 후 그라나다 당일치기 일정을 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과 시내를 둘러보고 다시 세비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어요.

알함브라 궁전은 좋았습니다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디테일한 조각들을 볼때마다 저거 만드느냐고 고생했겠다는 생각만..
아무래도 알만큼 보인다고 투어를 했으면 더 좋아겠지요. 하지만 대충 그라나다의 가옥들만 봐도 이슬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턴 남부지방이라 그런지 엄청엄청 더웠졌습니다.
그라나다에서부터는 아껴뒀던 반팔 반바지를 개시했습니다. ㅎㅎ



7. 세비야에서는 총 3박을 했습니다.  세비야에서부터 그래도 식비에 돈을 좀                           쓰기 시작했습니다. 파리->바르셀로나->스페인남부->포르투갈 갈수록 물가가 점점 싸지기 때문에 아껴뒀던 식비를 세비에서부터 쓰기 시작하는 저의 큰그림이라할까요.ㅋㅋ

세비야에서도 박물관을 가고 야경으로 유명한 동대문DDT닮은 건물에도 올라가보고 세비야 대성당과 인생샷을 건진다는 스페인광장 등에 세비야에서 머무르는 3박동안 갔었지만 지금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세비야를 관통하는 강변을 걸으며 조깅하는 사람들, 조정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산책을 했던 게 가장 인상 깊습니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 오전에는 늘 세비야 강변을 혼자 산책했던 게 가장 좋았던 기억이네요 ㅎㅎ



8. 포르투!!porto!!!!! 사실 포르투는 제 일정에 없었습니다. 포르투 일정대신 스페인 남부를 도는게 저의 주된 계획이었는데 어째 여행을 하며 만나는 한국분들이 저보고 꼭 포르투 가라고 무조건 가라고 해서 급하게?? 포르투를 일정에 포함했고 그게 정말 신의 한 수가 됐습니다.

포르투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습니다. 포르투에서는 3박을 했었는데 포르투에 도착해서 유명한 루이스 1세 다리에 도착하자마자 다짐했습니다. 포르투 꼭 다시 오기로ㅠㅠ

물가도 싸고 무엇보다 그냥 루이스 1세 다리 위의 언덕에 앉아 하염없이 멍때렸던 그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급하게 일정에 추가한 포르투였기에 딱히 무엇을 하진 않았습니다만 그냥 자전거를 대여해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가만히 누워있던가 루이스 1세 다리 위 언덕에 앉아 하염없이 멍을 때렸는데 그게 너무 좋았어요. 굽이굽이 돌아가는 강변과 주변의 가옥들. .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재즈바 간 게 포르투에 있는 재즈바였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포르투에선 모두 좋았던 기억뿐이네요 ㅎㅎ

그리고 신기하게 여행을 하며 우연히 만나 포르투를 다녀오셨던 한국분들은 모두 포르투를 좋아하셨습니다. 포르투 너무 좋았어요 꼭 가세요 두 번 가세요. ㅠㅠ



9. 포르투에서 기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이동했습니다. 포르투가 너무 좋아서 그런지 리스본은 그냥 대도시.. 수도… ? 물론 리스본 근교여행인 신트라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리스본의 야경도 좋았구요.



10. 여행을 하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제가 20대 초반에 유럽을 돌았으면 더 순수하게랄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비흡연자라 그런지 흡연에 관한 부분이나,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예쁜 건물 등도 괜스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제국주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등ㅎㅎㅎ


그리고 엄청난 관광수입과 그로 인한 선순환이 부러웠습니다. 우리는 사람 갈아 넣어 먹고 살아야 하는데 얘네는 관광수입으로도 먹고 살 수 있겠다 하는 부러운 질투심 등등 ㅎㅎㅎ



10. 짧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하고 싶은 말도 느낀 점도 많아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계속 압축하려니 전체적으로 엉성하게 느껴지네요 ㅠㅠ. 역시 글쓰기는 어렵다는걸 다시 한번 체감하며 마무리합니다ㅠㅠ 혹시 더  궁금하신게 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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