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이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게스트로 나와서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이동진도 지적을 한 부분인데, 김애란은 말을 하다가 종종 1~2초 정도 멈칫 하고서는 다시 말을 이어나갈 때가 있거든요. 그 1~2초는 다른게 아니라 조심스럽게 단어를 골라야 하는 부분에서 그렇게 멈칫 한다고.. 책을 읽으며 드는 그런 기분들.. 평범해 보이는데 이상하게 따뜻하네? 하는 느낌들은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때 예의 그러한 고민이 일상화되어 있기에 가능한거 아닌가 싶어요. 비슷한 의미의 단어가 여러 가지가 있고 그중 아무거나 써도 큰 차이 없이 의미전달이 가능하다고 할 때에도 많이 고민하고 썼다는 게 느껴지는 그런 문장들이라서..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 어느 작가가 단어 선택에 고민을 안할까요? 어느 작가가 대충 의미가 통한다고 해서 아무 단어나 선택할까요? 결국 재능의 영역인가 싶기도 하고.. ㅋ 아무튼.. 누가 책 추천좀 해달라고 하면 보통은 그 사람의 취향이 어떠냐고 먼저 물어보잖아요? 근데 그런거 생각 안하고 이건 그냥 읽어, 니 취향이 어떻든 이건 한번 읽어 봐, 하고 자신있게 내밀어 줄 수 있는 책인거 같아요. 바깥은 여름.
두근두근 내 인생 50쇄 찍었던 것 보고 진심으로 부럽더라고요.
한때 동화 습작 많이 했었는데 먹고 살기 힘들다는 걸 깨닫고 포기했었습니다.
많이 팔리는 글을 쓴다는 면에서 더 대단한 김애란 작가입니다.
저와 동년배이기도 한데... 글로 먹고 산다는 측면에서 정말 부럽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