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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5/15 17:35:54 |
Name | 늘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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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카놈빤과 모시떡 |
엊그제 가게 직원이 라오스 남부 여행을 다녀오면서 차반으로 카놈빤이란 걸 사왔습니다. 찹쌀로 반죽한 떡에 녹두소를 넣고 바나나잎으로 싸서 찐 건데, 먹다 보니 뭔가 섬유질 같이 입에 씹히는 게 있습니다. 갑자기 급 궁금해져서 '빤'이란 글자의 철자를 확인해보니 '주먹'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게 '모시풀'이란 뜻이었네요. 라오스말은 성조 장단에 따라 뜻이 홱홱 바뀌어서 이리 어렵습니다. -_-; 결국 찹쌀을 쓴거랑 바나나잎에 싼 거만 빼면 우리 모시떡이랑 다를 게 없는 건데요, 바나나잎에 워낙 겹겹이 싸서 찐 거라 멸균이 확실히 돼서 그런지 며칠을 상온에 둬도(라오스의 상온은 30도 이상입니다... 네;;;) 절대로 안 상하고 안 마르는 장점이 있지요. 대신 하나 까먹자면 엄청 귀찮아요. 항그슥 껍질을 벗겨내고 나면 달랑 절편 한 조각만한 떡이 나오는데 인건비 생각이 절로 납니다. 한국에서라면 쓰레기 처리도 만만찮겠죠. 다른 나라에 살면서 다른 문화에 신기해하는 것도 많지만 이렇게 하나씩 고국이랑 비슷한 것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가자미식해처럼 큰 생선의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해 소금 이외에 곡물을 추가하는 방식은 이 메콩강 언저리에서 한반도까지 전해진 거라 하죠. 손님도 없고ㅜㅠ 무료한 오후에 카놈빤을 까먹으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습니다. 아, 홍차를 마셔야 하는 걸까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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