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8/08 20:53:30수정됨
Name   보리건빵
Subject   오토바이 2주 후기(대림 XQ125)
안녕하세요
인터넷에 정보가 많이 없는 대림 XQ125 모델을 타보고 나서
후기를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글 써봐요

대림 XQ125는 대림이 망해가면서 대림 오토바이로 분사시킨 이후
오토바이 사업을 살려보겠다고 만든 야심작이에요
근데 홍보를 많이 안해둬서 뉴스 3~4개 읽으면 끝이고
제원에 대한 정보도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빅스쿠터에 ABS브레이크가 달려있고 편의장치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아
복불복의 기분으로 질러보았습니다

결과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가속력을 빼고는 대만족입니다.

이전에 제가 타던 모델은 비버125 11년식이었습니다.
엄청 낡았어요 ㅋㅋ 60만원에 사고 65만원에 판 기적의 스쿠터.....ㅋㅋㅋㅋ
비버의 특징중
1.리터당 26km정도의 낮은 연비
2, 80km/h 이상 가속이 되지 않음
3. 기름통이 3L정도로 작음
이 세가지가 30km가 되는 통학거리에서 타기에는 불만족스러워 바꾸게 되었습니다.

약 2주간 100km정도 주행동안
오르막 내리막 평지 급커브 주간 야간 등등 많은 코스를 겪으며
이 모델에 대한 후기를 남깁니다.

단점
1. 엔진이 차체를 버거워합니다.
대림 XQ125는 원래 XQ250모델을 만들고
250cc를 타려면 소형면허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교적 수요가 적으니
1종보통만으로도 탈 수 있는 125cc모델을 생산하려고
엔진만 바꿔끼운 느낌이 강한 스쿠터에요
그래서 오토바이 특유의 톡 튀어나가는 느낌이 없습니다.

2. 위 1번의 이유때문에 가속력이 좋지는 않습니다
스르륵 가속이 시작되어 평지기준 최대 100km까지 서서히 가속이 됩니다.
속도별 가속속도를 주관적으로 알려드리면
0~30km까지는 천천히
30~65km정도까지는 빠르게
65~80km까지는 조금 빠르게
80~100km까지는 천천히
이렇게 정규분포같은 가속능력을 보여줍니다.

3. 바퀴폭에 속지 마세요
나름 되게 넓은 바퀴폭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퀴의 양끝 각이 너무 날렵해서 좌회전 우회전시 바퀴를 모두 쓰지 못합니다
이걸 뭐라고 말해야할까요
오토바이 경기때 선수들이 거의 눕듯이 회전하는? 그런 걸 하지 못합니다
이 바퀴는 넓기는 한데 회전할때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그래도 바퀴가 넓고 차체가 무거우니 미끄럼이 덜할 것 같은 심리적 안정감은 줍니다.

4. 차체가 무겁습니다.
어우....
비버같이 작은 스쿠터 타다가 빅스쿠터인 XQ125로 넘어오니
오토바이가 일정이상 기울었을때 오토바이 무게가 장난아니더군요;;
팔힘으로 감당이 힘들어요
진짜 무거워요 장난아니에요;;
그래서 오토바이가 옆으로 넘어지는 걸 정말 조심해야해요

5. 기름 들어가는 관이 작습니다
이게 뭐가 문제가 되냐면
요즘 대부분 새로 짓는 주유소에는 고속급유기를 사용하는데
고속 급유기로 주유하면 기름이 들어가지 않고 주유구로 뿜어져 나옵니다
이걸 한번 겪고나서 엄청 당황했어요
이게뭐지 싶고 오토바이 기름은 다 안찼는데 왜 뿜어져나오지 싶었는데
집에 도착해서 오토바이를 찬찬히 둘러보니 기름 들어가는 관의 지름이 작아요;;
해결책이 뭐냐!!
기름을 천천히 넣는 것입니다;;
고속급유기의 경우에는 클릭커형식은 답이 없으니 1L씩 나눠서 10번 넣던지 해야하고
넌클릭으로 리니어방식이면 살짝 당기면 살살 나오니 살살 넣으면 됩니다
정말 답없죠;;
저는 그래서 낡은 주유소 찾아다닙니다.......


단점을 쭉 나열했으니 이제 장점으로 가야겠죠
1. ABS 탑재!!
ABS는 브레이크를 강하게 잡을때 or 속력이 일정이상 빠를 때 동작하는 것 같습니다
브레이크를 살살 잡으니 조금 미끄러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강하게 잡을때 혹은 속력이 빠를때 브레이크를 잡으면
ABS가 작동하는 느낌이 납니다
제동거리가 확 짧아지고 빠르게 멈춥니다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안전하다는 느낌이 확 들어요

2. 수납공간 넓은 편입니다
비버를 탈때는 오토바이 의자 밑에 자전거 헬멧도 안들어갔습니다;;
XQ125는 풀페이스는 안들어가고 하프부터는 들어갑니다
저는 풀페이스를 사용하는 관계로 뒤에 46L짜리 탑박스를 달았습니다
지금은 오토바이 트렁크(의자밑)에 오토바이 커버, 비옷, 오토바이 서류, 간단한 수리도구 등을 넣어다닙니다
공간 남아 돌아요
그리고 우측핸들 밑에는 잠금장치 없는 작은 수납공간이 있고
계기판 밑쪽에 잠금장치가 있는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오토바이 탈때 주머니에서 거슬리는 지갑같은 걸 넣어두기 좋습니다

3. 광량이 충분합니다
오토바이는 앞뒤 라이트 밝기에 대한 법적 최저 기준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저기준만 맞추면 앞이 안보여요 ㅠㅠ
어두운 곳에서는 진짜 위험해지거든요
근데 이녀석은 정말 밝습니다
앞을 쫙 비쳐줘서 밤에 어두운 국도를 타고 다닐때 좋습니다

4. 차체가 무겁다보니 고속주행때도 안정감이 있습니다
비버탈때는 80까지밖에 안달려졌지만 80만 되면
덜덜덜덜덜덜덜덜
아주 그냥 불안정의 끝을 보여줬는데
얘는 시속 110까지는 안정감 있게 주행해요
120부터는 살짝 불안하던데 내리막에서는 130까지 가능합니다
그치만 너무 달리니까 무서워서 저는 이제 110까지만 밟습니다

5. 스마트키 정말 편하네요
집에서 헬멧 챙기고 엘레베이터에서 헬멧쓰고
오토바이로 걸어가서 손으로 레버만 돌리면 바로 시동걸립니다
엄청 편해요
키를 안쓰는 게 이렇게 편할 줄이야...
생각했던 거보다 진짜 편했습니다

6. 손잡이, 각종 조향장치, 계기판에 신경쓴 흔적이 보입니다
손잡이는 적당한 마찰력이 있는 고무라서 잡기 편하고
조향장치들이 다 플라스틱이지만 만질때 약간 고급진 느낌이 나는 녀석입니다
계기판도 속도만 아날로그식이고 나머지는 전부 디지털이라
속도 파악하기도 편하고 달린거리, 시간등을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주위가 어두울때도 잘 보여서 정말 좋아요
이건 진짜 신경써서 만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7. 국산이라 그런지 보험료가 안올랐어요

25세 기준 125cc는 최소 49만원은 내야합니다 ㅠㅠ
이 녀석 구매전에 구매후보로 혼다 pcx도 있었는데
그 친구를 샀으면 보험료가 오를 뻔 했어요;;
다행히 국산이라 보험료가 동일합니다

8. 기름통이 12리터로 커요
기름통 크면 주유를 자주 안해도 되죠
얘는 기름통이 커서 저는 열흘에 한번 주유하면 되겠더라고요
이거 짱 좋습니다
편리해요

여기까지 장단점을 나열해봤고요
특이한 점 한가지만 더 말하고 마칠께요
이 오토바이의 특이한 점은 좌측 손잡이 밑에 주유구가 있다는 거에요
보통 의자 밑에 있지 않나요?????
이거 사고 처음 기름넣을때 주유구를 못찾아서 한참 헤맸습니다;;;;;;
게다가 주유구 여는 방법도 몰라서 ㅠㅠㅠㅠ
주유구 여는 방법은 스마트키 손잡이를 한번 눌렀다 떼고 왼쪽으로 돌리면 열려요
핸들락 거는 건 누른채로 왼쪽으로 돌려야하는데
주유구 여는건 그냥 왼쪽으로 돌리면 되요

결과적으로 저는 이 스쿠터에 매우 만족합니다
개인적으로 안전에 되게 신경쓰는 편이라
한여름에도 풀페이스 헬멧에 방어구 달린 라이더재킷 위아래로 입고 다니거든요
(더워 죽어요 ㅠㅠㅠㅠㅠ)
이녀석 출발 가속력이 안좋아서 그렇지
ABS도 있고 차체 무게도 있고해서 되게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차를 타기는 힘든 환경이라 2년만 스쿠터 타고 다닐 생각으로 샀는데
꽤 좋네요
에어컨이나 히터가 없는 건 단점이지만 오토바이니까요 ㅋㅋㅋ

XQ125 정보 찾는 분이 계시면 좋은 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이만 마칠께요~

아 맞다
XQ250은 출발 가속력이 좋다고 하네요
역시 XQ125는 XQ250에서 엔진만 다운그레이드한 녀석인 겁니다;;;;
톡톡 튀어나가는 오토바이 특유의 느낌을 원하시면 XQ250 추천드립니다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51 일상/생각침개미에 들볶이고 괴로워하다 힘겹게 극복한 이야기. 10 Jannaphile 16/05/06 21043 1
    371 기타PGR21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115 삼공파일 15/06/20 21028 0
    7460 육아/가정예비 아빠들을 위한 경험담 공유를 해볼까 합니다. 18 쉬군 18/04/30 21012 16
    8019 기타오토바이 2주 후기(대림 XQ125) 8 보리건빵 18/08/08 20753 5
    596 기타왜 흉내지빠귀는 앵무새가 되었을까?... 40 Neandertal 15/07/16 20658 0
    332 도서/문학금서(禁書)읽기 - 장정일 [내게 거짓말을 해봐] 25 뤼야 15/06/15 20626 1
    1569 꿀팁/강좌셋방 뺄 때,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줄 때의 대처방법 16 April_fool 15/11/16 20091 2
    7512 과학/기술인공위성이 지구를 도는 방법과 추락하는 이유 17 곰곰이 18/05/13 19823 17
    2397 IT/컴퓨터알파고의 약점이란 31 Azurespace 16/03/13 19822 8
    3408 역사만화 킹덤의 육대장군과 삼대천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되어 있을까 16 Raute 16/07/31 19530 0
    325 기타에프킬라,홈매트.jpg 12 김치찌개 15/06/14 19456 0
    3871 음악모차르트의 독일어 오페라 8 모모스 16/10/11 19427 2
    3994 과학/기술[토막상식] 정확도(accuracy)와 정밀도(precision)에 대하여 19 April_fool 16/10/24 19223 1
    664 영화키가 커서 배역에서 잘린 배우... 18 Neandertal 15/07/27 18974 0
    6721 일상/생각건물주에 대해....(임대업에 대한 선입견을 깨드리기 위하여) 97 HKboY 17/12/07 18854 0
    5707 사회대학교 기숙사 들어왔는데 전입신고 안 한 나도 위장전입일까? 5 우주최강워리어 17/05/28 18853 4
    5711 게임엑스컴 리부트, XCOM : Enemy within 공략 (2) 추천 전략 3 이슬먹고살죠 17/05/29 18837 0
    1461 역사지헬슈니트 (낫질) 작전 - 1940년 독일-프랑스 전투 9 모모스 15/11/04 18810 2
    1354 과학/기술지구의 온난화와 빙하기 4 모모스 15/10/27 18520 8
    1469 문화/예술아침의 잡상, 결국엔 헛된 욕망 34 Beer Inside 15/11/05 18387 1
    9577 일상/생각여자는 헬스장 웨이트 존이 왜 불편할까에 대한 이야기 46 19/08/24 18229 46
    5956 IT/컴퓨터마우스 영역 제한 프로그램(듀얼 모니터 이상을 사용하는 분을 위한 프로그램) 5 ArcanumToss 17/07/15 18169 4
    704 요리/음식지금은 사라진 서양식 젓갈, 가룸 15 마르코폴로 15/08/02 17959 0
    98 기타혹시 친구가 단 한명도 없는 분 계신가요? 28 Yato_Kagura 15/05/30 17947 0
    1530 꿀팁/강좌2016에는 불렛 저널(bullet journal)어때요? 15 다람쥐 15/11/11 17946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