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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2/19 08:58:34
Name   AGuyWithGlasses
Subject   [사이클] 랜스 암스트롱 (5) - 도핑의 재구성, USADA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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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스 암스트롱 (1) - It's not about the bike.
랜스 암스트롱 (2) - 뚜르 드 프랑스 산업
랜스 암스트롱 (3) - 고소왕 랜스
랜스 암스트롱 (4) - 역관광의 시작


12.

USADA는 광범위한 조사에 들어가고, 랜스와 페라리, 브뤼닐 등에 대해 소환장을 냅니다. 랜스의 도움선수들-해밀턴, 랜디스, 앤드루, 힝케피, 라이파이머, 반데 발데, 보터스-와 랜스와 접촉했었던 선수들-자브리스키, 시메오니, 바쏭, 그 외 도우미들이나 주변인-벳시 앤드루, 엠마 오레일리(USPS 팀의 도우미 직원) 등은 전부 소환에 응해서 조사에 임합니다. 이들에 의해 랜스 암스트롱과 USPS 팀의 조직적 도핑 프로그램이 만천하에 드러납니다.

핵심 인물은 랜스 암스트롱, 감독 요한 브뤼닐, 이탈리아에서 계속 USPS의 도핑을 진두지휘한 미켈레 페라리, 초창기 USPS 팀의 팀 닥터 Pedro Celaya, 셀라야를 내보내고 브뤼닐이 새로 영입한 팀 닥터 루이스 가르시아 델 모렐, 팀 스태프 호세 마르티(Pepe라는 별칭으로 주로 불렸음). 이들이 모든 도핑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약물을 공급하고, 약물을 선수들에게 강요하고, 도핑 테스트를 피하고, UCI에 뇌물을 먹인 주체들입니다. 여기에 해밀턴, 랜디스, 힝캐피가 굉장히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죠.

당연히 이들은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소환에 절대로 응하지 않습니다. 버티기 작전으로 간 거죠. 그리고 최대한 소송전으로 이러한 조사에 대해 법원의 중재신청을 걸어서, USADA의 조사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 정상적인 조정 절차를 위반했다, 이들이 수집한 증거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 이런 식으로 나갑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모든 소 제기를 기각하여 사실상 USADA의 손을 들어줍니다.

이에 근거하여, USADA는 2012년 8월 24일, 랜스의 모든 기록을 말소시키는 결정을 내립니다. 여기에 대한 랜스의 대답은 '나는 혐의 전체를 부인하지만, 온갖 음해에 시달려서 계속되는 소송에 지쳐서 항소를 포기한다.'라는 궁색한 변명이었습니다. USADA는 10월 10일, 이 사건에 대한 20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발간하여, 랜스 암스트롱에게 사실상 사형 선고를 내립니다. 보고서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기니까 생략...이 아니라 잠시 순서를 바꿔서 2013년 1월로 넘어갑시다.


13.

랜스는 2013년 1월, 결국 모든 것을 밝히겠다면서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기로 결정합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사실 랜스와 친한 사이라, 이게 가능했던 걸로 보입니다. 랜스의 친목질이 어디까지 뻗어나가 있는지 알 수 있죠.

이 때의 방송 내용은 지금도 유튜브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 영상은 아직 못 봤고, BBC가 제공한 스크립트만 읽었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저는 듣기가 매우 약합니다-_-;;; 영어를 잘 못 하는 거죠. 유사다 보고서도 저거 처음 읽기 시작해서 아주 조금씩 읽어 다 읽는데 몇개월 걸렸습니다...



결국 본인이 '어느 정도'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모든 장대한 산업은 종말을 고합니다. 사이클이라는 스포츠는 그래도 예전보다는 클린하게 돌아간다고 할 수는 있지만, (하지만 여전히 도핑에서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키점프, 바이에슬론 등과 함께 최전선에 서 있는 스포츠입니다), 다시는 이 시절의 인기로 돌아가지 못할 겁니다. 미국 사이클링은 완전히 사형선고가 났고, 지금은 완전 촌구석 변방이 되었지요.

여기에서도 변명을 많이 하는데, 그 중에 관심이 가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윈프리 : 네가 2009년에 3위를 할 때는 도핑 안 했었어?
암스트롱 : 내가 마지막으로 선 넘은건(약 빤건) 2005년이야.
윈프리 : 자가수혈 포함해서? 2009~10에는 일절 도핑이나 자가수혈 안했어?
암스트롱 : 절대로 아님.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암스트롱이 얼마나 치밀한 인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SCA 재판때도 이야기했지만, 랜스는 위증을 한 전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SCA 재판에서 한 위증은 2005년 11월 30일인가의 일이고, 얘는 2013년 1월인 당시로는 8년의 시효가 지났습니다. 그러니 전부 쿨하게 인정한 거죠. 2009~10의 경우는 아직 시효가 끝나지 않아서 시인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정말 끝까지 머리좋은 나쁜 놈이죠.

USADA 회장과의 이야기도 있는데, 제가 사실관계를 아직 다 알지 못해서 일단 제외했습니다. 잘 아는 분들의 평가는 '랜스가 그렇게 마녀사냥이라고 난리치던 USADA가 얼마나 세금 낭비 안 하고 잘 해왔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랜스는 저 인터뷰에서 부인했지만 USADA 측에도 25만불을 '기부' 명목으로 건낸 사실이 있고, USADA에서 저 인터뷰 나가자마자 반박하기도 했었죠. 어느 쪽이 신뢰가 더 갈 지는 말을 안 해도 뻔합니다.

이 부분을 제하고라도, 이걸 보던 사람들이 얼마나 어이없어 했을지는 충분히 짐작됩니다. 그토록 전부 부인하고 인신공격을 하던 인간이, 갑자기 와서 전부 칼같이 도핑했니? Yes 이러고, 또 그중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건 절대로 안 했다, 페라리는 좋은 사람이다... 이러고, 그럼 예전엔 왜 구라를 쳤는데? 하니까 변명만 늘어놓고, 하도 고소고발을 남발해서 이젠 누구한테 했는지도 다 기억도 못하겠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14. -------스압주의--------

이 보고서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 이 글 전체에 녹아 있습니다. 애초에 이 글 자체가 이 보고서를 어느 정도 참조한 상태에서 기획되었기 때문입니다(글을 쓰는 현재는 다 읽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부분까지 전부 다시 포함하여,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서술합니다. 20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목차를 번역하고, 목차 밑에 그 내용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서술하는 식으로 요약하겠습니다. 그래도 굉장히 깁니다.
전문은 USADA 보고서 전문에 들어가서 Reasoned Decision 탭을 누르면 나옵니다.


I. USADA의 결정문 요약
II. 랜스 암스트롱에 대한 고발들 내역
III. 배경
  A. USADA의 사이클에서의 도핑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의 개시 배경
  B. 범죄에 대한 조사
  C. USADA의 반도핑 조사위의 진행사항에 대한 공지와 USADA의 고발에 대한 중재(재판)에 대한 불복의 기회에 대한 공지
  D. 암스트롱에 대한 연방정부의 기소
  E. 연방법원의 암스트롱에 대한 기소 중지
  F. 암스트롱의 중재에 대한 불복절차의 거부

연방법원은 2012년 초에 갑자기 랜스에 대해서 면소 판결을 내려버립니다. 이는 엄청난 욕을 먹었죠. 랜스가 정치적으로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IV. USADA의 고발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대한 논의
  A. 소개
   1. 입증의 기준
   2. 입증 수단 : 비분석적 증거와 실험적 증거

비분석적 증거는 쉽게 이야기해서 샘플 같은 증거가 없이 현장수사로 인한 적발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선수의 집에서 EPO 약통이 발견되면 도핑의 증거가 없더라도 이걸 정황증거로 쓰는거죠. 실험적 증거는 샘플, 혈액팩, 도핑 테스트 결과 등을 의미합니다.

  B. 랜스 암스트롱의 금지된 PED(Performance Enhancing Drugs, 경기력 향상 약물)의 소지, 사용, 운반 및 관리와 기타 연관된 사건에 대한 연대기적인 리뷰
   1. 1998
    a. 부엘타 아 에스파냐에서의 EPO 소지와 사용
    b. 코티솔의 소지와 사용
    c. 월드챔피언십 대회에서의 생리식염수 사용

생리식염수가 왜 문제인가 할 수 있는데, 당시까지는 EPO를 도핑으로 적발할 수 없어서 혈장 내 헤모글로빈 농도가 50%가 넘어가면 EPO 복용으로 간주하던 시대였습니다. 월드챔피언십 대회 도중 팀 닥터였던 Celaya는 도핑 감독관을 발견하자마자, 팀카로 뛰어가서 선수들에게 빠르게 식염수를 찾아서 주사하여 헤모글로빈 농도를 일시적으로 낮추어줬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도핑을 피해갔다고 합니다.


   2. 1999
    a. 뚜르 드 프랑스에 포커스 집중
    b. "A 팀"
    c. 페라리와의 깊은 관계
    d. U.S. Postal 팀의 약물 운반 시스템
    e. EPO의 소지와 사용
    f. 뚜르 드 프랑스에서의 "Motoman"과 EPO 운반계획
    g. 뚜르 드 프랑스
    h. 코티솔 양성 반응
    i. 뚜르 드 프랑스 기간 중의 EPO 사용
    j. 뚜르 드 프랑스 기간 중의 테스토스테론의 사용과 관리
    k. 세스트리에레
    l. 크리스토퍼 바쏭
    m. 7명의 목격자와 과학적 입증

a. 의 경우 앞의 글에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랜스는 오로지 TDF에만 모든 포커스를 맞추기로 하고, 투르 드 프랑스와 그 앞에 열리는 도피네, 그리고 2월달의 한 대회 정도를 제외하면 일절 대회엔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이유도 있지만, 체계적인 도핑을 준비하고 이를 숨기는 데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b. 의 경우, 팀 내에서 Tyler hamilton, Kevin Livingston이 랜스를 도울 핵심 도메스티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를 'Lieutenant'이라고도 하죠. 브뤼닐은 랜스와 이 둘을 'A 팀'으로 지정하고, 이들을 페라리 박사의 프로그램에 참여시킵니다.이 셋이 '주로' EPO를 복용한 당사자들입니다. 이들은 경기가 없는 3~4월에 미리 투르의 코스를 정찰하고, 직접 달려보고, 이 데이터들을 페라리 박사에게 전달하여 도핑 프로그램을 조정합니다. c.에서 그 내용이 이어집니다.

d.에서는 'pepe'라 불렸던 마르티가 등장합니다. 이 인물이 주로 약물을 구입하고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 외의 스탭들도 급하면 운반에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팀내에서 주로 마사지를 맡았던 엠마 오레일리도 한번은 18시간의 운전을 해가면서 약물을 운반했었다고 증언.  

f.는, 전년도에 있었던 페스티나 사건을 계기로 투르 드 프랑스 기간 내 팀 카에 대한 감시와 검문이 까다로워지면서 EPO의 운반과 보관이 힘들어지자, 오토바이 라이더를 섭외해서 대회 내내 따라다니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Motoman'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h.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랜스는 약물 검사에 걸린 적이 없다'는 것도 사실 거짓말이었던 걸로 밝혀집니다. 랜스는 ITT가 있던 첫날 스테이지 우승을 하지만, 며칠 뒤 도핑 테스트에서 코티솔(치료용으로 쓰는 스테로이드)이 적발되었다는 것을 통보받습니다. 닥터 델 모렐은 치료용 목적으로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걸 알고 당황합니다. 즉시 팀원들을 제외한(심지어 A팀의 둘도 제외) 브뤼닐, 델 모렐, 마르티 등의 핵심 스탭이 모여 이야기를 꾸며냅니다. 안장통 때문에 바른 피부용 크림 때문이라는 변명을 급조해냈는데, 이게 먹혀들어서 징계를 면했다고. 이 변명은 팀 선수들조차 사실이라고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i.에서는 대회 기간동안 EPO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나옵니다. 대회 첫 2주간은 3~4일에 한 번씩 EPO를 복용했는데, 팀 카나 호텔 룸에서 미리 EPO가 들어있는 주사를 준비하고, 페페나 델 모렐이 와서 모든 선수들에게 주사를 시키고 빠르게 깡통 캔에 주사기를 버리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 주사가 무엇인지는 의사나 페페나 A팀 선수들이 다른 선수들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힝케피나 반데 벨데는 그게 EPO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A팀은 앞서 말한 페라리 박사의 프로그램을 따로 진행중이었구요. 그러니까 이 시기는 아직까지 팀카에 모여앉아서 각자 주삿바늘 놓던 때인 겁니다.

이 시기에 하도 랜스가 주사를 찌르다가 피부에 멍이 들어서, 팀 도우미였던 오레일리에게 이 멍을 좀 가려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레일리는 피부크림을 바르는 등의 일을 해 주고, 최선을 다해서 가려봤지만 이 이상은 어쩔 수가 없다고 랜스에게 대답해 줍니다.


   3. 2000
    a. U.S. Postal 팀의 혈액 도핑 프로그램에 암스트롱이 개입
    b. 암스트롱의 테스토스테론 사용과 스페인에서의 대회 도중 도핑 테스트 회피
    c. 암스트롱의 두 번째 투르 우승
    d. 투르 드 프랑스에서의 혈액 도핑
    e. 프랑스 경찰의 조사와 "Actovegin"

EPO를 다룬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EPO를 처음으로 도핑 테스트에서 걸러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수들도 소문으로 'EPO 하면 이제 걸릴 수 있다' 정도는 다들 들었다고 합니다. 브뤼닐은 2000년 도피네(TDF 약 한 달 전에 맛뵈기로 하는 대회) 이후 해밀턴을 불러 혈액 도핑에 대한 계획을 말합니다. 미리 수백 cc의 피를 빼놓고 한달 내내 이를 재주입하면 된다는 거죠. 이러면 추가적인 헤모글로빈을 얻는 효과가 있어 EPO와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게 됩니다. 미리 피를 빼놓는 작업은 델 모렐의 집인 스페인의 발렌시아에서 행해집니다.
이 작업에는 페라리도 직접 델 모렐과 관여했다고. 이들은 피를 빼고 나서 라이딩을 할 땐 빠르게 피로해졌지만, 혈액을 재주입하자 산악 코스에서의 파워가 미친듯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주사의 시대에서 채혈기의 시대로 된 거죠.

b.의 경우, 대회 도중 모 스테이지에서 해당 경기 후 도핑 테스트가 있다는 걸 알자, 랜스는 그날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도핑 테스트를 피해간 거죠. 요즘은 리타이어해도 도핑 테스트는 받는데 그때는 아니었나 봅니다.

d.에서는 몽방뚜에서의 판타니와의 일전이 있던 Stage 12 직전(정확하게는 이틀 전입니다. 몽방뚜 스테이지 전날은 휴식일), A팀은 전부 혈액 도핑을 했었다는 증언입니다. 판타니도 뭐 같았겠죠.

투르 드 프랑스가 끝나고, 프랑스 경찰들은 USPS 팀의 '의료 쓰레기'들을 뒤져서, 여기에서 누군가가 뜯어서 내용물이 빈 "Actovegin" 봉지를 발견합니다. 이 물질은 송아지 피에서 추출된 것으로, 근육으로의 유산소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레이스 전날 밤에 Actovegin을 주사했다는 힝케피의 증언. 이 약에 대해서는 모든 팀원이 다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에는 이 약이 아직 금지가 되기 전이라 이 건은 넘어갔는데, 암스트롱은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자 "Activ-o... 그딴거 첨 듣는다, 나나 팀 선수들이나 들어본 적조차 없다"고 말하고, 자서전에서도 이를 극구 부인합니다. 구라왕...


   4. 2001
    a. USPS 팀 훈련 캠프에 미켈레 페라리가 참여
    b. 혈액 도핑에 암스트롱이 지속적으로 관여
    c. 암스트롱의 EPO의 소유, 사용, 운반
    d. 암스트롱의 2001년 스위스 투어에서의 의심스러운 EPO 테스트 결과
    e. 암스트롱의 테스토스테론의 소유와 사용
    f. 암스트롱과 페라리와의 관계에 대한 논란과 이탈리아 경찰의 페라리에 대한 수사

2001년부터는 팀 훈련장에 페라리가 직접 참여하기도 합니다. 한 번은 텍사스(그러니까 암스트롱 고향)에 페라리가 초청되어 브뤼닐의 소개로 팀원 모두에게 알려지기도 합니다. 이후 USPS 팀의 훈련지, 지로나(랜스의 유럽 저택. 랜스는 도핑이 프랑스에서 범죄로 될 때쯤인 이 해에 니스에 있던 집을 팔고 스페인의 지로나로 이사를 합니다), 테네리페(카나리아 제도), 세스트리에레... 등등 랜스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기도 하고, 없을 때에도 이메일, 전화 등으로 항상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이때쯤부터 페라리는 USPS와 독점 계약을 맺은 듯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힝캐피도 암스트롱의 도핑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2005년까지 계속 도핑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때쯤에 랜스는 아예 EPO Test의 원리까지 알아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EPO Test법을 개발한 사람조차 Francisco Conconi, 의사 페라리의 스승인 의사양반이었기 때문입니다. 콘코니와 페라리, 그리고 콘코니의 또 다른 제자인 세치니까지 페라라대학 의사 3인방이 도핑 역사에서 가장 악명을 떨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습니다. 암스트롱은 쉽게 콘코니와도 친해졌고, 테스트의 원리를 알아내고 이에 맞춰서 도핑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d.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TDF 2달 전쯤 있었던 스위스 투어에서 EPO 양성 반응이 나왔던 모양입니다. 랜스는 여기까지도 세심한 고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랜디스의 증언으로는, 랜스가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브뤼닐을 통해 UCI의 높으신 분들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양성 반응이 나와도 묻어버릴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당시 UCI 회장이었던 펫 맥퀘이드를 랜스와 브뤼닐이 직접 만나 최소 십만 불이 넘는 뇌물을 '기부' 형식으로 전달했던 모양입니다.


   5. 2002
    a. 플로이드 랜디스
    b 랜디스가 페라리 박사와 협업을 시작하다
    c. 암스트롱의 테스토스테론 소유, 사용, 운반
    d. 계속되는 암스트롱의 혈댁 도핑
    e. 암스트롱이 (반데 벨데에게) 팀 도핑 프로그램을 강요

타일러 해밀턴이 2001년 팀을 떠났으나, 2002년에 브뤼닐은 바로 랜디스를 영입합니다. 랜디스는 거의 영혼의 단짝처럼 랜스와 함께했다고 합니다. 훈련도 같이하고, 투르의 '준비'도 3년 내내 같이하고, 파티에도 같이 다니고, 식샤도 같이 하고, 도핑도 같이 하고... 그러니까 서로 침대에 누워 같이 주먹 쥐락펴락한 사이 랜디스는 해밀턴이 하던 역할을 대부분 물려받습니다. 이 해의 대부분의 팀원은 랜스와 마음을 함께하는 선수들로 채워졌다고 합니다. 랜스와 함께 한 기간이 슬슬 오래 되어가기도 하구요. 랜디스는 당연히 페라리의 프로그램에도 즉시 참여합니다. 페라리 박사는 이때쯤 이태리 경찰을 피해 스위스에 회사를 차려놓고 활동합니다.

e. 는 팀원인 반데 벨데가 자꾸 페라리의 도핑 프로그램 지시를 따르지 않자, 랜스가 지로나의 집으로 반데 벨데를 부른 뒤 페라리 박사와 함께 반데 벨데에게  프로그램을 강요했다는 증언입니다. 이를 하지 않을 경우 팀에서 방출할 거고 다시는 밥숟가락 못 들게 할 거라는 협박과 같이 말이죠. 결국 반데 벨데는 울며 겨자먹기로 도핑을 계속합니다.

   6. 2003
    a. 암스트롱의 계속된 혈액 도핑
    b. TDF 기간동안 암스트롱의 혈액 도핑과 EPO 사용
    c. 암스트롱이 타일러 해밀턴으로부터 도움을 받음
    d. 암스트롱의 EPO와 테스토스테론의 보유, 사용, 운반과 관리

도핑 정황들을 주욱 이야기하는데, 크게 언급할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2003년 TDF에서 암스트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다른 팀(CSC)으로 이적한 타일러 해밀턴이 산악 코스에서 랜스를 끌어줘서 랜스가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자전거 경기에서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2017 지로에서도 네덜란드 출신의 듀믈랭이 다 털려가는데 룩셈부르크인이자 타 팀 선수인 밥 융겔스와 네덜란드 출신의 다른 팀 선수인 바우케 몰레마의 도움을 받고 살아난 적도 있죠.

   7. 2004
    a. 암스트롱이 페라리와의 협업을 지속하다
    b. 암스트롱의 테스토스테론 사용
    c. TDF 기간 동안 암스트롱의 혈액 도핑과 EPO 사용
    d. 2004년 투어에서의 암스트롱과 필리포 시메오니와의 논쟁
    e. 닥터 페라리가 2004년 10월 1일 스포츠 사기혐의로 기소, 암스트롱은 페라리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단절

d는 앞서 글에서 소개한 바와 같습니다.

e의 경우, 페라리가 결국 2004년 10월 1일 기소되자, 랜스는 빠르게 '공식적으로'는 손절했다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페라리는 USPS 팀의 컨디션 관리에 도움을 준 정도고, 그가 기소되어 유감이다. 는 식의 내용이었죠. 물론 손절은 개뿔.


   8. 2005
    a. 암스트롱의 자가수혈법 사용
    b. EPO의 소지, 사용, 관리
    c. 힝케피가 TDF 이후 암스트롱의 아파트에서 약물을 전부 버림
    d. 페라리 관련 사실을 주작
    e. 빌 스테이플런(랜스의 에이전트)와 랜스 암스트롱의 의사 페라리에 대한 SCA 증언

c의 경우, 랜스는 7번째 TDF 우승한 후 지로나의 자택에 들르지 않고 바로 미국으로 귀국합니다. 브뤼닐은 힝캐피를 시켜서, 지로나에 있는 암스트롱의 아파트를 전부 청소할 것을 지시합니다. 힝캐피는 이를 '도핑 흔적을 싹 지워라'로 알아듣고, 그렇게 행했다고 합니다.
d와 e는 SCA 중재재판 이야기를 할 때 다룬 내용입니다.

   9. 2009 – 2012
    a. 계속되는 페라리 사실 관련 주작
    b. 혈액도핑의 증거

페라리와의 연락은 최소한 2010년 4월 15일까지 확인됩니다. 둘 간의 메일 내용을 복원해서 알아냈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Astana, RadioShack에 가서도 도핑을 놓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10. 랜스 암스트롱이 증언을 거부한 것에 대한 중요성  

  C. 랜스 암스트롱의 지원 도우미들이 도핑에 참여했다는 강력한 증거들
   1. 닥터 페라리
   2. 요한 브뤼닐
   3. 닥터 루이스 가르시아 델 모렐
   4. 닥터 페드로 셀라야
   5. 호세 "페페" 마르티

내용은 상당히 긴데, 이들이 암스트롱의 도핑 프로그램을 도왔다는 핵심 인물들의 증언과 그에 대한 증거력에 대한 서술입니다. 아, 여기에서 랜스가 페라리에게 USPS팀의 도핑에 대한 보수로 총 백만 불이 넘는 금액을 지불한 사실이 나옵니다. 이것도 드러난 것만 이정도겠지요. 브뤼닐 편에서는 브뤼닐이 1998년 ONCE 팀에서 은퇴하자마자 ONCE팀의 닥터였던 델 모렐을 끌고 USPS에 와서 의사를 셀라야에서 델 모렐로 교체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그전에도 도핑은 진행중이었지만, 1999년에 사실 '제대로 된' 모든 도핑 체계가 갖추어진 것입니다.

브뤼닐은 팀 내에서 자신의 감독 하에 있지 않는 도핑을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사실 그도 그럴 법이, 브뤼닐-페라리의 프로그램은 당대 가장 완벽한 도핑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다른 방식으로 도핑을 하면 효과도 의문이고, 도핑 테스트 적발 확률이 더 높은거죠. 그는 끊임없이 선수들의 헤모글로빈 농도를 체크하고, 마르티와 페라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암스트롱과 함께 EPO와 혈액도핑, 수혈법의 일인자였습니다.

델 모렐은 98년까지 팀 닥터를 맡은 셀라야가 도핑에 더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교체되고 그 자리에 대신 들어온 사람입니다. 2003년까지 팀 닥터를 맡았죠. 그의 특기는 선수에게 무슨 약인지 말 안하고 고압적인 분위기에서 주사 맞히기. 물론 선수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눈치는 다 깠었다지만...

셀라야는 98년 이후 ONCE팀으로 가서 팀 닥터를 맡으면서 도핑 프로그램을 다시 배워옵니다(?). 그리고 2004~5 USPS 팀으로 돌아와 다시 팀 도핑을 지휘하게 합니다.

페페는 앞서 말했든 주로 팀에 약물을 공급하는 운반책으로 활동했고, 도핑 프로그램의 관리자로도 일했습니다.

  D. USADA의 증인들에 대한 신뢰성의 고려
  E. 랜스 암스트롱과 USPS 팀이 도핑 테스트를 피해나간 방법들
   1. 창문을 통한 탐지로 도핑 검사관을 피함
   2. 탐지 불가능한 약물과 방법의 사용
   3. 테스트 방식의 한계점을 인지
   4. 생리식염수의 사용과 EPO의 마이크로 도핑

랜스는 변호사들을 통해 자신은 거의 600번의 도핑 테스트에서 단 한 번도 걸린 적이 없다고 변호를 했습니다. 하지만 USADA는 60번 이내, UCI는 200회 정도의 도핑 테스트를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앞서도 말했지만 랜스가 단 한 번도 검사에 걸리지 않았던 것도 아니며, 이 도핑 테스트들을 어떻게 피해나갔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a.는 좀 어이가 없는 이야기인데, 90말~00년대 초만 해도 아직 반도핑기구가 자리잡기 전이라(Festina 사건때 말씀드렸습니다만 당장 WADA가 설립된 해가 겨우 1999년입니다), 이 시절에는 검사관이 팀 카나 호텔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 소리가 전혀 없고 불이 꺼져 있으면 검사관이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검사관을 피하는 방식이 무려 합법이었습니다...

아스타나 시절에는 랜스와 브뤼닐이 UCI에 압력을 행사하여, 아스타나 팀카에 도핑 검사관이 왔을 때는 다른 팀들보다 기다려주는 시간이 더 길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영화에서는 이거보다는 좀 더 어렵게 도핑 검사관을 기다리게 하는데(선수가 샤워 중이라고 뻥을 친다던가), 이는 영화적 각색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실제로 타 팀에서 있었던 일이던가요.

b,c는 했던 이야기 반복입니다. 2000년까지 EPO는 도핑 테스트로 잡아내지 못했고, 브뤼닐과 페라리가 개발한 혈액 도핑법도 2000년대 초 기술로는 잡아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d도 앞서 이야기한 것들이구요.


V. 랜스 암스트롱의 도핑 위반을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들
  A. 2009년과 2010년 TDF에서의 암스트롱의 혈액 테스트 결과와 그의 계속된 혈액 도핑 사용과의 일치성
  B. 1999 TDF 샘플
  C. 2001 스위스 투어 샘플

앞에서 랜스가 도핑에 걸린 전적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샘플들은 잘 보관되어 2010년도에 당시 최신 기술이 적용된 도핑 테스트를 다시 받았고, 당연히 약물들이 검출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없지만 2013년~14년 즈음에 과거 TDF에 참여했던 선수들의 소변 샘플들을 재조사한 적이 있었고, 결과는 당연히 참담했습니다. 랜스도 여기에 포함되죠.

VI. 랜스 암스트롱의 반도핑규약 위반에 대한 진실을 입막음하기 위한 암스트롱의 노력의 증거들
  A. 사법적 절차를 방해하기 위한 위증과 기타 기만행위
   1. SCA 중재 재판에서의 위증
   2. 프랑스 경찰의 조사에서의 위증
   3. 거짓 진술서를 얻기 위한 시도
   4. 증인들의 진술을 방해하려는 노력들

암스트롱은 여러 선수들에게 USPS 팀에서는 조직적인 도핑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진술서를 쓰도록 종용도 한 모양입니다. 4의 경우는 암스트롱이 힝캐피를 유럽으로 보내, USADA의 조사를 지연시켰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힝캐피는 단순 가담인이라기엔 죄질이 좀 많이 무겁죠. 나중엔 사실상 암스트롱의 셔틀이었으니...

  B. 보복과 증인 협박 시도
   1. 필리포 시메오니
   2. 타일러 해밀턴
   3. 레비 라이파이머

1은 생략합니다. 해밀턴의 경우 2011년 6월 CBS의 60 Minutes에 나와서 자신의 도핑을 고백하고, 랜스와 USPS 팀의 도핑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폭로 이후 암스트롱이 직접 찾아와서 욕을 하며 협박을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밀턴은 이제 자기 식대로 살아갈 거라면서 랜스를 물리쳤다고. 라이파이머는 부인까지 암스트롱이 협박을 했었던 건입니다.

  C. 증인에 대한 보복
   1. 벳시 앤드루
   2. 프렌타이스 스타펜
   3. 조나단 보터스
   4. 크리스토프 바쏭
   5. 플로이드 랜디스

벳시 앤드루는 1996년 인디애나 대학 병원에서 남편이었던 프랭키 앤드루와 함께 1996년 랜스의 도핑 사실을 들었고, 이를 Walsh에게 이야기해준 사람입니다. 랜스는 언론에서 벳시에게 인신공격을 퍼부었고, 2003년 프랭키 앤드루에게 보낸 메일에서 벳시에게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식의 협박을 합니다. 스타펜은 1999년 랜스의 샘플을 분석해서 6개의 EPO 샘플을 분석한 사람인데, 랜스에 의해 자신의 에이전트가 협박을 받고 자신은 직장을 잃었다고 2005년 폭로합니다.

VII. 암스트롱의 도핑에 대한 기만적인 은폐와 다른 잘못된 행위로 인해, 8년의 시효는 적용되지 않음
VIII. USADA의 결과 관리 권한
IX. 결론
랜스의 1998년 부엘타 아 에스파냐 대회부터의 모든 기록 말소, 영구제명.


14.5

이 시점에서 랜스가 앞으로 맞이할 절차, 소송은 다음과 같습니다.

UCI에게 반환해야 할 TDF 우승 상금 총 400만불
SCA 중재 재판에서 위증을 했으므로 당시 보너스 500만불+변호사비용+추가 위자료 등등 총 1250만불
David Walsh와 아일랜드의 Sunday Times가 랜스에게 명예훼손죄로 걸려 패소했었는데, 그거에 대한 150만불짜리 소송
기타 인신공격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Floyd Landis가 링컨법에 의거하여 랜스에게 제기한 9500만불짜리 소송.
- 미 정부가 USPS 팀, 정확히는 테일윈드 스포츠(랜스의 사실상 에이전트 역할을 한 회사인데, 여기 사장도 참 골때리는 인물입니다. 나중가면 UCI 회장님 비자금 세탁도 해줬다는 의혹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에 지원한 금액이 총 3000만 불이 약간 넘습니다. 그 3배를 때린 거라 보면 됩니다.


이 글에서 끝내려 했는데, 너무 내용도 길고 여기에 다 쓰면 정리가 잘 되지 않아, 2013년 이후의 이야기와 정리기는 다음 글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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