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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3/18 21:41:53수정됨
Name   温泉卵
Subject   타베로그 이용 팁
이라고까지 할 건 없고 그냥 개인적인 사용법입니다.


우선 타베로그(食べログ)가 뭔지부터 설명을 해야할텐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 리뷰 사이트입니다. 타베로그 맛집은 스티커 붙여놓고, TV에서 타베로그 맛집 찾아가자! 뭐 이런 컨셉의 방송도 나오기도 할 정도. 보통 리뷰는 타베로그로 보고, 예약은 핫페퍼(ホットペッパー)로 하는 느낌? 사실 타베로그로도 예약 가능하긴 합니다만.

1) 핸드폰 말고 컴퓨터로 찾자
유료회원이 아닐 경우, 폰으로는 별점 상위 5개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조건 바꿔가면서 5개씩 뒤지다보면 현자타임이 오기 마련이죠. 조건 바꿔가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근데 컴퓨터는 딱히 이런 제약이 없습니다. 미리미리 검색을 해둡시다.

2) 가게 장르는 이것저것 검색해보자
가게 장르가 좀 이상하게 잡혀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디저트류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도쿄 닌교초에 슈크리라는 이름의 빵집이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탐라에 썼던 가게인데, 네이버 블로그에도 나오는 꽤 유명한 집이죠. 이 집의 간판메뉴는 하루 3번 판매하는 슈크림빵인데 이 가게의 타베로그 분류는 케이크, 스위츠로 되어있고 썸네일은 케이크로 도배되어있습니다. 물론 클릭하면 슈크림빵 사진을 첨부한 후기들로 도배되어있긴 한데 찍어보기 전까지는 그냥 케이크 가게로 생각하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겠죠? 해서 다른 메뉴는 그렇다 쳐도 디저트는 빵(パン), 카페(カフェ), 찻집(喫茶店), 스위츠(スイーツ), 케이크(ケーキ), 쵸콜렛(チョコレート), 마카롱(マカロン) 등등 이것저것 넣어서 검색하는 게 좋습니다.

3) 웬만하면 3.5부터
보통 3.5가 넘어가면 괜찮은 맛집이라고들 합니다. 물론 이게 꼭 정답은 아니라서 3.5가 넘는데 꽝인 집들도 있고(오늘 꽝 밟은 돈까스 가게도 3.55인가 그랬습니다) 제가 일본 와서 가장 많이 방문한 동네 단골 식당은 3.00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확률적으로는 3.5를 넘기는 편이 안전하긴 합니다. 이게 리뷰하는 사람들도 3.5에 근접한 가게들은 거기에 의식해서 주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실제로 맛집인지 아닌지, 본인의 취향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자로서 많은 가게를 시도해볼 수 없는 입장이라면 3.5를 기준으로 하는 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아 덤으로 점수는 좀 높더라도 리뷰가 적은 가게들이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라 수작 부린 듯한 곳이 있습니다.

4) 어디까지나 일본인의 입맛
일본인과 한국인의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기준점도 다릅니다. 그래서 맛있는 집이라고 해서 갔더니 영 별로인 가게도 있었고, 반대로 별 생각 없이 들어가서 맛있게 먹은 집 나중에 찾아봤더니 영 별로라길래 뭐지 싶은 적도 있고... 개인적으로 이걸 자주 느꼈던 게 라멘, 중화요리, 카레입니다. 일단 라멘은 육수부터 시작해 바리에이션이 엄청나게 다양한데, 아마 한국인 대부분에게 일본 라멘 하면 돈코츠 라멘이고 돈코츠가 아니라는 사람들도 쇼유일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겁나 짠 시오나 비린내 확 풍기는 니보시 먹는다고 치면 좋은 반응 안 나올 확률이 높죠. 그리고 저는 아직 한국에서 먹던 간장맛 폭발하는 챠슈를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중화요리의 경우도 역시 스타일이 다른데, 우리나라에서 호텔의 고급 중식당이 아니라 동네의 이름 있는 중국집이나 오래된 화상들은 거진 산동이나 동북지방 계열입니다. 아무래도 화교들이 산동에서 많이 건너왔고, 근래에는 조선족들이 대거 유입되었고요. 근데 일본은 광동 기반에 인기메뉴는 사천 계열이라서 가게 들어가면 메뉴부터 맛까지 싹 다릅니다. 아 물론 사천요리라고 기대하고 시켰다간 맵지는 않고 산초 때문에 혀만 얼얼한, 약간의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종종 가는 사천요리집은 타베로그 3.3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3.08까지 깎여나갔군요. 중국요리가 아니라 일본화된 요리를 먹으러 가는 거라면(탄멘, 고목소바, 히야시추카 등등) 좀 나을지도...

카레는 뭐랄까, 어지간하면 좀 뻥튀기된다 싶은 느낌입니다. 정확히는 인도/네팔 카레 가게들인데 3.5가 아니라 3.6에서 3.7 정도를 컷으로 잡아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점수를 퍼주는 느낌? 일본 카레라면 몰라도 인도/네팔 카레를 일본에서 먹을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있고요.

5) 쓰면 안되는 곳들
온천마을에서는 안 쓰는 게 낫습니다. 애초에 스도마리가 아닌 이상 료칸에서 주는 가이세키 먹으니까 찾아볼 일이 없기도 하겠지만, 리뷰가 많지 않고 변별력도 없습니다. 점심이건 저녁이건 속는 셈 치고 료칸 카운터에서 식당 추천해달라고 하는 게 낫습니다.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처럼 외국인 밀집지역도 마찬가지로 변별력이 없고(뭐 코리아타운이야 가실 분도 별로 없겠지만 신오쿠보 네팔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번화가의 프랜차이즈 역시 별로... 별로 안 좋아요... 지방 관광지에 붙어 있는 먹자골목 같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보는 게 걍 복불복 같거든요. 걍 대도시에서 쓰세요라고나 할까요


덧붙여 저에게 가장 만족도가 높은 유형은

도쿄 번화가에서
점심시간에
인당 3000엔~4000엔으로 가능한
3.6 전후의
이탈리안 런치 코스였습니다.

트라토리아가 아니라 리스토란테라고 부를 만한 곳에서도 안티파스티-프리미-세콘디-돌치 4단계로 구성된 코스를 이 가격으로 취급하는 곳이 꽤 있더라고요. 한국 살 때는 이 가격대로는 늘 애매해서 걍 가족들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가는 거 아니면 양식은 따로 안 즐겼는데 여기선 아직 실패한 적이 없네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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