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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4/11 08:54:52
Name   나단
Subject   [MLB] -THE FUTURE- 소토와 로블레스
지난 3월 스토브리그 최대어였던 브라이스 하퍼가 지구 라이벌 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건 바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짧은 역사 속에서 가장 빛나던 한 시기의 끝이 다가왔단 이야기였어요.


전설의 타자 토니 그윈이 키워낸 대학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와 16세에 570피트 홈런을 치고 '야구계의 르브론 제임스'로 떠오른 천재 소년. 투-타에서 한명씩 나온 이 역대급 재능들을 09-10년 연이어 데려간 팀은 당시 만년 꼴찌의 약체팀 워싱턴 내셔널스였어요. [하퍼 - 스트라스버그 시대]의 시작이였습니다.

몬트리올에서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옮긴 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내셔널스는 이를 기점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해 12시즌부터 18시즌까지 7년간 5할 이상의 승률을 꾸준히 찍고 4번의 지구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의 잔혹사로 인해 늘동촌 골목대장이라는 오명을 벗진 못했지만 이 기간동안은 남부럽지 않은 훌륭한 팀이였어요. 그러나 하퍼가 마지막으로 뛴 18시즌은 아쉬움과 실망으로 가득 찬 시즌이였고 이 시즌을 끝으로 그는 워싱턴 D.C.를 떠났습니다.

그들의 황금기는 이렇게 끝난걸까요? 아뇨. 그렇진 않습니다. 스트라스버그가 보여주길 기대했던 모습을 대신 보여준 현시대 최고의 선발 맥스 슈어저, 꾸준히 저평가 되어온 또 한명의 천재 타자 앤서니 렌던, 리쪼의 트레이드 역사상 최고의 성공작인 도루왕 트레이 터너(...는 4월 2일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손가락 골절을 당했습니다)가 여전히 팀에 남아있으며 슈어저의 뒤를 이은 또 한명의 디백스 출신 선발 패트릭 코빈 또한 새롭게 합류했어요.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아직 지구 우승을 노려볼 전력은 여전히 갖춘 상태이지요.

그리고 여기, 두명의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내셔널스의 현재이자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두 외야수. 빅터 로블레스와 후안 소토입니다. 이 97, 98년생 젋디 젋은 두 외야수는 핵심 전력들이 나이를 먹고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내셔널스의 유이한 젋은 피입니다.



먼저 후안 소토. 데뷔할때 올렸던 글(https://redtea.kr/?b=3&n=7563) 이 후 소토는 기록적인 시즌을 치뤘습니다. 신인왕은 아쉽게도 브레이브스의 괴물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돌아갔지만 소토가 기록한 0.923의 OPS와 146의 wRC+는 선배인 브라이스 하퍼와 자이언츠의 전설 멜 오트조차 넘어서는 역사상 최고의 19세 기록이였습니다.



시프트를 의미없게 만드는 소토의 공평한 스프레이차트.

소토의 최대 강점은 20세란 나이를 도저히 믿을 수 없게 만드는 노안 타석에서의 인내심입니다. 뛰어난 선구안으로 볼삼비를 1대1에 가깝게 유지하며 투수의 실투를 제대로 노려서 외야 전 방향으로 뿌릴 수 있는 파워도 갖추고 있어요. 발은 그리 빠르지않지만 의외로 쓸만한 주루 센스를 가지고 있기도 해요. 마치 조이 보토를 떠올리게하는 가까운 완성도 높은 타자입니다. 젋은 나이에 데뷔해 주목받는 경우 보통은 짐승같은 툴로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는 아쿠냐 같은 타입이 많은데 어떻게 이런 애늙은이가 생겨난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녀석이에요.



그에 비하면 로블레스는 좀 더 정석적인 짐승같은 5툴 외야수입니다. 소토가 먼저 빛을 발했지만 로블레스는 소토보다 더 오랜 기간 기대 받아온 유망주에요. 유망주 평가에서 전체 3위를 찍기도하고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10위 안쪽을 꾸준히 마크해왔습니다. 재작년 말 메이저리그 맛을 본 후 작년에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예정이였지만 그 놈의 팔 부상으로 소토에게 기회를 넘겨야했지요. 시즌을 마무리되던 지난 9월 콜업되어 짧은 기간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도 했습니다. 직관을 간 날 홈런 치는 모습을 직접 보기도 했어요ㅋㅋ

로블레스의 강점은 역시 메이저리그 최상급이라는 스피드와 그 스피드를 기반으로한 중견수 수비입니다. 단순히 이게 전부였다면 메이저리그에 널린 타격 빼고 다잘한다는 백업 외야수들과 큰 차이가 없었겠지만 컨택에 대한 로블레스의 재능은 그를 올스타급 기대치를 가진 유망주로 만들어줬습니다. 여기에 15홈런 이상 칠 수 있다는 갭파워까지 갖춰 20홈런 30도루를 기대할만한 선수입니다. 현재의 선수들 중에선 로렌조 케인이 가장 기대치에 가까운 모습이에요.

이 둘의 시즌 시작은 순조롭습니다. 소토가 조금 헤매는 모습을 보이기도했지만 볼넷을 고르는 선구안과 파워는 변함이 없어 페이스를 금새 끌어올릴 듯 하고 로블레스는 첫 경기에서 얼타는 모습으로 3루 주루사를 당했지만 3/4/7의 비율스탯을 찍으며 친구 소토가 미처 해내지못한 신인왕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9회 로블레스의 동점 솔로 홈런, 10회 소토의 역전 쓰리런,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는 로블레스의 적시타까지. 이 둘은 연달아 5점을 뽑으며 스트라스버그를 상대로 쓰리런을 친 하퍼의 필리스를 상대로 귀중한 승리를 챙겨왔습니다.


맞아요. 내셔널스에 새로운 미래가 찾아왔습니다.

계피의 신곡을 올리며 글을 끝마칠께요.

https://youtu.be/PqQBq75ZVTI

[미래는 한걸음씩 우리 곁을 찾아오고 있고
우리의 항해는 이제 여기 시작되려 하지
푸르게 피어날 4월의 노래 네게 주고 싶어
우리는 올해도 죽지 않고 살아갈거야]


계피 '2019'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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