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9/04 14:27:35
Name   Raute
Subject   키 큰 남자가 키 작은 여자와 연애하기
거두절미하고 키가 큽니다. 대충 190쯤 되거든요. 키가 커서 그런가 제 이상형은 키가 큰 여자입니다. 말 그대로 이상적인 신장은 175-177 정도. 그런데 어쩌다보니 옆구리를 따땃하게 해주는 건 키 작은 꼬마아가씨네요(연상녀라는 게 함정).

여자들이 괜찮다고는 해도 힐이 결코 편한 신이 아니고, 같이 걷다가 발 아파하는 게 별로라 애인에게 어지간하면 힐을 신지 말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가뜩이나 신장차가 도드라지는데 여자친구 키가 대충 150쯤 됩니다. 그래서 40이라는 당혹스러운 차이가 나옵니다. 고로 대부분 겪어볼 일 없는 키 차이 많이 나는 커플 이야기입니다.


1. 스킨십
남들이 하는 건 다 합니다. 근데 잘 안 됩니다(...) 가령 입술박치기를 하려고 하면 필연적으로 몸을 숙여야하는데 각도를 잘못 맞춰 눈을 향해 로켓박치기를 한다거나... 팔짱을 끼려 했는데 어깨에 걸쳐버린다거나... 앉아서 팔짱을 끼다가 여자친구에게 어깨결림이 온다거나... 대신 머리 쓰다듬는 건 쉽습니다! 머리 뒤적거릴 때 머리 냄새를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2. 주변의 시선
이상하게 봅니다(...) 아니 분명 제가 연하남인데 연하남 취급을 안 해줍니다. 이건 외모 문제도 있긴 한데 키가 어우러지니까 좀 언밸런스한가 봅니다. 내가잡아먹는 게 아니라 잡아먹히는 건데... 심지어 로리콘 소리를 하는 놈들도 있습니다. '히익 페도!'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3. 여친의 취향
알고 봤더니 여자친구가 키 큰 남자를 싫어했다고 하더라고요. 180 넘으면 이상하다나 뭐라나... 키 크면 장땡이란 거 다 뻥입니다. 오히려 전 연애 초반에 마이너스 먹고 들어갔어요. 그리고 키 큰 남자가 키 작은 여자 훌쩍 안고 빙글빙글 낭만의 로맨스, 사랑의 러브 이런거 할 거 같죠? 안아올렸다간 멀미한다고 조인트 까입니다(...) 조인트 까기에 최적화된 신체비례 덕에 진짜 아파요(...)

4. 기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한 계단 밑에 있으면 얼추 시선이 맞습니다.
백허그 상태에서 턱을 정수리에 괴면 우스꽝스럽습니다.
여친이 아래에서 올려다보기 때문에 콧털 관리를 꼼꼼히 해줘야 합니다.
여친의 입이 제 가슴에서 팔뚝을 사정거리로 둡니다. 깨물면 진짜 아파요(...)
여자친구랑 나이차이가 좀 나서 여자친구의 남동생도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근데 남매가 둘 다 키가 작아요. 심지어 이쪽도 동안이에요. 삼자대면했는데 저만 아저씨틱(...)
여자친구가 힐을 안 신어도 사람들이 이상하게 안 봅니다. 체념이라고 생각하는지... 대신에 힐 신고 출근하면 '아 오늘 데이트인가?'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여친이 제 뒤에 서면 햇빛을 완전히 피할 수 있습니다. 고목에 붙은 매미라는 게 이런 느낌?
친구들 만날 때는 키 때문에 친구들이 절 먼저 찾는데 데이트 할 때는 제가 먼저 찾습니다. 뭐지?


대충 뭐 이렇습니다. 뭔가 처음 글쓰기 눌렀을 때는 쓸 게 무지 많았던 거 같은데 막상 쓰려니까 생각이 안 나네요. 그니까 여러분 키 별로 안 중요해요. 키 말고 다른 거 보세요 다른 거.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21 스포츠자전거 시민 2 quip 18/07/23 3575 11
    6898 일상/생각외국어를 공부하는 어른의 시간 5 quip 18/01/04 3975 18
    6914 도서/문학내 것이 아닌 것에 낄낄대며 울기. 메도루마 슌, 물방울 3 quip 18/01/08 4653 8
    6978 일상/생각포맷과 탄띠 10 quip 18/01/21 4463 13
    7084 철학/종교한국 사회주의의 역사적 기원과 종말. 9 quip 18/02/11 5419 18
    7096 오프모임그것은 그저 선배의 감자탕. 내일. 2월 13일. 저녁. 47 quip 18/02/12 6278 4
    7251 의료/건강고도비만 자의식과잉맨을 위한 다이어트 팁 8 quip 18/03/18 6092 9
    7510 창작Full Flavor 2 quip 18/05/12 4052 14
    7573 창작커피에서는 견딜 만한 향이 났다. 3 quip 18/05/23 3995 8
    7669 일상/생각빛바랜 좋은 날들, 사라져가는 멜로디. quip 18/06/12 3597 5
    8264 창작상도동 秘史-하이웨이 민치까스 5 quip 18/09/22 5725 7
    8344 창작존재와 무국 7 quip 18/10/09 4802 13
    5204 게임레고랜드 아니고 레고월드 (LEGO Worlds) 후기 (데이터주의) 4 R2D2 17/03/16 8417 5
    11646 육아/가정아들 이름을 어떻게 만들어 주어야 하나? 19 R4tang 21/05/06 3694 3
    11920 기타쿠팡 마켓플레이스 판매자 후기 9 R4tang 21/07/26 5818 2
    8918 기타이제 군대 전역하고 복학하는 새내기(?)입니다 5 rarbg 19/03/01 3713 0
    339 기타독일 분데스리가의 선수랭킹 12 Raute 15/06/16 10872 0
    352 기타마루야마 겐지가 쓴 소설의 문장들 16 Raute 15/06/18 9516 0
    387 기타축구계와 약물 17 Raute 15/06/21 12482 0
    424 기타재미있게 읽었던 책 추천(1) 20 Raute 15/06/24 8356 0
    489 생활체육필드 위의 염소와 망아지 4 Raute 15/07/01 9559 0
    525 생활체육알렉스 퍼거슨의 흑역사, 월드컵 5 Raute 15/07/06 10440 0
    566 문화/예술예술가와 작품은 분리될 수 있는가? 53 Raute 15/07/11 14478 0
    594 IT/컴퓨터다음팟 방송에 대한 의문 13 Raute 15/07/15 8790 0
    912 일상/생각키 큰 남자가 키 작은 여자와 연애하기 38 Raute 15/09/04 29791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