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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5/19 11:46:29수정됨
Name   Messi
Subject   4강 Bo5에서의 SKT 드래프트.txt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 드래프트 끝나고 구성된 조합은 그래도 할만했다. 메타픽 가져가기도 했고, 전략적 목표도 있었음.

2. 다만 드래프트 과정의 세밀한 부분이 아쉬웠다.



1) 1,3,5세트. SKT가 블루 사이드에서 플레이한 경기입니다. 여기서 SKT는 첫 밴 페이즈에서 모두 동일한 챔프들을 잘랐습니다. 탐 켄치/니코/제이스. 이건 사전에 설정한 밴 카드입니다.

여기서 굳이 블루 사이드에서 제이스를 밴했어야 하냐는 의문이 남습니다. 1세트에서 소나타릭을 열어주는 과감한 드래프트를 한건 굉장히 좋았고 실제로 성공을 거둔 이상, 소나타릭을 견제할 이유가 사라졌고 밴 카드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근데 그렇게 확보한 밴 카드를 제이스에 계속 투자했어요. 전 1세트때의 밴카드로 끝날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라이즈, 아칼리, 제이스, 사일러스는 퍼플 사이드에서 밴해야한단 압박을 받는 챔프입니다. G2는 실제로 블루 사이드로 치른 2경기에서 저 4명의 챔프에게 밴카드를 소모하지 않았고 퍼플 사이드에서 모두 밴했습니다. 스스로 손해를 보고 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 2세트에서 G2는 첫 밴 카드를 자르반-갈리오-칼리스타에 투자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각각의 포지션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픽들입니다. 자르반-갈리오는 0티어로 취급되구요. SKT는 라이즈-제이스-탐 켄치 순으로 밴을 했고 아칼리를 밴하지 않은 걸 제외하면 정석적인 밴입니다. G2의 탐 켄치는 위협적이기도 하구요. 문제는 아칼리가 살았던 점인데, 이건 사일러스가 레인 페이즈에서 아칼리 상대로 상성이 좋은 챔프라는 점 + 나중에 뽑은 바이가 아칼리를 잘 물 수 있는 챔프란 점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인게임에서 실제로 바이가 아칼리의 과한 포지셔닝을 2번이나 캐치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G2는 풀린 아칼리를 바로 가져가고 여기서 정석적인 대응은 사일러스로 1티어 픽 나눠먹고 2픽으로 정글 귀족챔프를 잡는겁니다. 자르반이 밴됬으니 렉사이가 가장 티어가 높은 정글러고 사일러스-렉사이를 퍼플 사이드가 1,2픽으로 먹는건 많이 보셨을 장면이구요. 근데 여기서 라칸을 픽합니다. 마타는 이번 대회에서 그전까지 단 한번도 라칸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출처 : https://lol.gamepedia.com/Mata/Match_History). 제 기억에도 없었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정말 없었습니다. 이건 G2에게서 라칸을 뺏어오고자 하는 드래프트입니다. 물론 전 라칸을 뽑으면 안되는 픽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좋은 서포터 챔프고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준 챔프에요. 다만 2픽에서 정글을 고르지 않았고 G2는 라칸을 대응하기 위해 모르가나 서폿을 고르고 퍽즈에게 드레이븐을 쥐어줍니다. 그리고 SKT는 1페이즈의 마지막 픽을 정글에 투자하지 않고 자야에 투자합니다. 첫 페이즈에서 바텀 듀오를 완성하는게 무난한 선택인건 맞지만 정글 챔프풀이 아주 좁아진 이번 대회에서 정글을 고르지 못한채 2번째 밴 페이즈로 넘어갑니다.

G2는 맘 편하게 정글에 모든 밴 카드를 투자해서 클리드에게 챔프 폭을 물어봅니다. 여기서 SKT는 5픽으로 솔로 레인 카운터를 쳐야하니 정글을 고르는게 정석적인 판단이고 바이를 고릅니다. 여기서 바이는 여차하면 쓸수 있다고 생각해놓은 카드였을 겁니다. 안 그러고서야 첫 페이즈에서 높은 티어의 정글 챔프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라칸에 투자할리가 없어요. 그리고 바이는 쓸만한 챔프입니다. 인게임에서도 활약할 여지가 많았구요. 바텀에서 카운터 갱 타이밍을 잡았을때 Q를 못 맞춘건 챔프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얀코스는 정글 챔프폭이 아주 넗은 정글러고, 상대가 바이를 고르니 성장하면 할 수록 위력적인 세주아니를 고르고 경기 내내 성장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클리드를 눌렀습니다.

헤카림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던거 같은데, 9.8버젼의 헤카림은 점화 타이밍때 케넨, 니코등 원거리 탑 레이너를 혼자서 잡아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실제로 니코를 혼자 잡아냈구요. 그러나 레인 페이즈 이후 헤카림의 궁극기가 교전에 중요하게 쓰였어야할 타이밍이 한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미드 2차타워 앞에서부터 밀고가서 1차 타워 잔해에서 대규모 교전이 일어났을때 바텀 2차 타워에서 미니언을 정리하고 합류하던 헤카림은 니코의 1대1 마크에 막혀 스킬 써보지도 못하고 퇴각했고, 모르가나의 블랙쉴드와 아칼리에게 나머지 아군들의 스킬이 정확하게 카운터를 당하며 교전에서 패배했습니다. 그나마 잘 들어 간게 퍼플 사이드 레드버프 지역에서의 교전인데 이때 드레이븐은 이미 유령무희과 초시계를 구비하여 생존을 도모할 수 있었구요. 헤카림의 강한 타이밍을 못 살렸던게 아쉽습니다.



3) 4세트에서 G2는 첫 밴 카드로 자르반-갈리오-이렐리아를, SKT는 제이스에 2세트에서 호되게 당한 아칼리, 그리고 라칸을 밴합니다. 2세트에서도 그렇고 라칸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반증입니다.

라이즈가 살았으니 G2는 바로 가져가고 SKT는 2세트와 달리 사일러스-렉사이를 가져가는 정석적인 대응을 보여줍니다. G2는 1페이즈에서 바텀 완성하는게 정석적이니 바루스-브라움이란 평가가 좋은 바텀 듀오를 빠르게 선점했고 SKT는 역시 높은 티어의 서폿인 탐 켄치를 가져가고 2번째 페이즈로 넘어갑니다.

2번째 페이즈에서 SKT는 첫 밴을 세주아니에게 투자했고 이건 좋은 판단입니다. 브라우니를 막아주는 선택이죠. G2는 테디의 이즈리얼을 밴했고 SKT는 그 다음 니코를 밴했습니다. 니코가 탑 챔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걸 보여주고 G2는 본인들이 케넨을 안 쓰니 케넨 주기 싫고 케넨을 밴합니다.

이렇게해서 양 팀의 전체 밴 카드 10장중 5장이 탑 챔프에 투자됬습니다. 탑에서 고를 챔프들이 여의치 않아졌어요(https://serieamania.com/game/55943078?sfl=wr_subject&stx=%EC%B1%94%ED%94%84&sop=and&page=1). 4픽으로 애쉬를 고르는건 정석적인 대응이고 G2는 렉사이 카운터로 서양팀들이 상정하는 스카너에 나르를 고릅니다. 전 빅토르만큼이나 나르도 똥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래퍼드 복기방송에서 9.8에서의 나르는 못 쓸 카드는 아니라고 했고 채팅에서 EDG 탑 레이너인 레이 또한 동의하더라고요.

어쨋든 나르가 나왔고 나르 상대로 갱플랭크나 블라디미르는 레인 페이즈에서 버티기 힘드니 맞상대할 챔프가 필요했고 그래서 빅토르를 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만, 우린 생각해볼 게 있죠. 사일러스란 챔프는 탑-미드 스왑이 가능하단거. 사일러스를 탑에 보내서 어떻게든 버티게 시키고 미드를 다른 챔프를 뽑는 가짓수는 없었을까. 실제로 SKT는 사일러스를 모두 미드에 썼고, 본인들은 스왑 심리전을 걸었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G2는 그 심리전을 당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미드 사일러스임을 확신하는 드래프트를 했어요. 칸에게 사일러스를 쥐어줄 수 없다는건 사일러스 픽의 포텐셜을 스스로 깎아먹는 일입니다. 다행이도 페이커가 이 경기 만큼은 사일러스로 엄청난 모습을 보여줘서 5세트때 G2가 사일러스를 밴하게 만들었지만.



4) 5세트에서 SKT의 조합 자체는 좋았다고 봐요. 비정석 조합 상대로 ADC를 갖고있단건 큰 보험이 됩니다.  

서로 첫 페이즈때 SKT는 전술한대로 밴했고 G2는 아칼리와 라이즈, 사일러스라는 1티어 픽들을 모조리 밴했습니다. 자르반과 갈리오가 살았고 SKT는 자르반을 선픽, G2는 갈리오와 렉사이를 가져오면서 나눠먹었구요. 그 다음에 바루스-브라움을 고른것도 정석적인 대응입니다. G2는 그리고 과감한 파이크 픽.

이 경기에서 아쉬운건 카밀 밴입니다. 경기에 영향을 미친 밴은 아닌데, 상대가 피오라와 헤카림을 밴하면서 탑 파이크임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SKT는 이미 상대가 정글 챔프를 뽑아놓은 상태에서 카밀을 밴했습니다. 이유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아요. 하지만 어찌됬든 카밀 밴은 게임에 영향은 없는 밴이었습니다.

2번째 페이즈에서 케넨과 르블랑을 픽한것도 좋은 드래프트라고 생각합니다. 케넨은 무난하니 좋은 탑 챔프니 설명할게 없고, 작년 월챔에서 젠슨 리산드라를 농락하는 캡스 르블랑. 퍽즈의 리산드라를 필두로 자기를 잡아먹으려 덤비는 G2를 상대하던 루키 르블랑을 기억하실 겁니다. 르블랑이 충분히 리산드라를 상대할 수 있어요. 정화를 들었다는 전제하에서. 래퍼드는 정화와 텔포 모두 장단이 있다고 설명했고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만, 정화가 맞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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