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0/02 15:21:27
Name   원영사랑
Subject   나는 일본식 서비스가 부담스럽다.
실제로 일본을 가보고 경험한건 아니고 일본의 서비스업에 대해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쓴 글이라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친구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을 했다. 그 친구와 대화를 하다보니 문화의 차이가 확실히 있다더라. 그 중 예시가 서비스업에 대한 이야기인데 비행기에서 승무원들이 잡담을 나누는걸 보고 본인은 아무 생각도 안 들었는데 (당시의)여자친구는 격분을 하면서 서비스 태도가 엉망이라고 근무중에 저렇게 떠들면 안된다고 불편해한다더라.

일본의 서비스업에 대해 정말 친절하고 군기가 잡혀있어 감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도 저런거 본받아서 저런식으로 운영해야 하는데라는 주장을 가끔 보게되는데 나는 저런 과잉 친절이 어째 영 불편하다. 그들도 결국 사람이고 그들에게 과도한 친절을 받으려면 (일하는) 사람을 갈아넣어야 만들어지는 결과물인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물론 나도 방문하는 장소에 따라 기대하는 서비스가 있다. 편의점이나 김밥천국 같은곳에 방문했을때와 고급 레스토랑에 방문 했을때 기대하는 서비스의 수준은 차이가 있다. 일단 내가 지불하는 페이가 다르니까...... 가령 편의점 같은곳은 대단한 서비스를 바라지 않고 오히려 옛날에 구멍가게 들렸을때처럼 주인 할아버지는 앉아서 티비 보고 있다가 계산해주고 “잘가요.” 인사 정도만 해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본사 방침인지 내가 편의점에 들어가면 알바들이 다 일어서서 내가 나가길 기다린다. 나는 이런 쓸데없는 과잉친절이 불편하다. 그냥 인사만 잘 해주면 더 이상 바라는거 없는데 ㅎㅎㅎㅎㅎㅎㅎ 반면 고오급 레스토랑에 방문 했을때는 웨이터가 내 테이블을 주시하면서 필요한게 있는지 체크해주고 부르면 바로 오고 이런 서비스를 기대하긴 한다.

예전에 편의점을 운영하는 친구와 나눈 대화중에 별의 별 사람이 많아서 밖에서 지나가다가 알바가 앉아서 폰 만지고 있는걸 보면 근무시간에 뭐하는거냐고 지적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놀러왔냐. 너 일하는중인데 서서 대기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 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더라. 본인은 출근해서 퇴근할때까지 화장실 갈때 빼고 항상 업무에 몰두하고 월급 루팡은 절대 안 하는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편의점도 매장 정리, 손님 있을때 = 일이 있을때, 매장 정리 끝났고 손님 없을때 = 일이 없을때. 일 없으면 좀 쉬엄쉬엄 해도 되잖아......

영화관 직원인 누나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영화가 없는 한가한 타이밍에 미소지기 얘 한명이 생일이라서 간단하게 생일 축하 이벤트를 해줬는데, 멀리서 그걸 본 관객이 바로 본사에 ‘애들 왜 근무중에 일 안 하고 노느냐’ 민원 넣어서 주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하...... 이벤트 한다고 본인 주문 못 보고 그런거면 이해라도 하지 그게 아닌 상황에서 왜 불편한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남의 돈 받아먹기 힘든 세상에서 내 돈으로 월급 받는 아이들에게 내가 지나치게 관대한건지...... 근데 내가 애들 월급 챙겨주려고 영화관 가고 편의점 가고 그런건 아닌데; 가게 주인처럼 영화관 사장처럼 행세하는건 또 이상한것 같은데 ㅎㅎㅎㅎㅎ 모르겠다. 남들이 극찬하는 일본식 서비스업의 정수. 나는 좀 불편한것 같다. 일 하는 내내 (일이 없어도) 정자세로 대기하는게 오히려 청소하고 손님 받으면서 일 하는것보다 더 힘들고 지칠것 같고 핸드폰 사용이야 규정 따르면 되고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과 한가할때에는 잡담도 하고 그럴수도 있지라고 생각함



8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09 일상/생각거시적 시각이란 무엇인가 necessary evil 20/01/21 5465 8
    10157 오프모임1월 11일(토), 19일(일) 차모임 일정 22 나루 20/01/07 5502 8
    10156 오프모임1월 18일 (토) 홍대-합정 근처서 책모임 합니다. 16 간로 20/01/07 5062 8
    10145 도서/문학악이란 무엇인가 8 알료사 20/01/04 5192 8
    10063 오프모임[인원 마감] 12월 21일 토요일 홍대 부근 북카페에서 독서 토론 번개 어떠세요? 42 트린 19/12/09 5064 8
    9992 정치11.17(일요일) 오후 2시 홍콩민주화집회에 참여합시다. 7 mathematicgirl 19/11/15 3777 8
    9868 일상/생각뭐라고 해야 될까요... 8 알겠슘돠 19/10/21 3722 8
    9755 일상/생각나는 일본식 서비스가 부담스럽다. 11 원영사랑 19/10/02 4081 8
    9719 여행부산 식도락 여행 후기(주의:음식사진다수) 7 야근하는밤비 19/09/27 5831 8
    9704 오프모임9/27(금) 데굴데굴 대구모임(펑) 38 나단 19/09/25 3994 8
    9656 오프모임[최종_final_ver1.txt] 9/12일 긴 하루를 보내는 모임 안내 및 불판입니다. 17 Nardis 19/09/12 5228 8
    9649 오프모임[신촌] 9/10 치맥 급벙 가즈아 49 무더니 19/09/10 4723 8
    9645 의료/건강2차 임상 들어갑니다. 11 집에가고파요 19/09/09 4697 8
    9611 일상/생각나만의 이유 2 방사능홍차 19/09/02 3967 8
    9598 게임보드게임 소개 없는 보드게임 이야기 12 로냐프 19/08/29 6712 8
    9595 오프모임이번주말(31, 1) 북촌 삼해소주벙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30 naru 19/08/28 4922 8
    9590 게임와우 클래식을 앞두고 흑역사 고백. 16 세인트 19/08/27 8762 8
    9580 음악[클래식] 쇼팽 녹턴 20번 Chopin Nocturne No.20 4 ElectricSheep 19/08/24 5465 8
    9978 IT/컴퓨터AI AI AI world 8 MANAGYST 19/11/12 4805 8
    9480 스포츠[사이클] 2019 TDF Stage 20 - 역대급 젊은 우승자의 탄생 5 AGuyWithGlasses 19/07/28 5076 8
    9423 스포츠2019 여자월드컵 리뷰: 파트1 - 팀별 리뷰 7 다시갑시다 19/07/11 4789 8
    9499 일상/생각모 사이트에서 30살이 왜 여와서 이러고 있냐는 글을 보고 주절주절(짤에 일베밈포함) 12 하트필드 19/08/01 6037 8
    9381 문화/예술이문세의 옛사랑 - 마음의 치유 16 풀잎 19/07/02 4686 8
    9977 게임데스 스트랜딩 리뷰 8 저퀴 19/11/11 5054 8
    9321 스포츠심판 콜의 정확도와 스트라이크존 기계판정 4 손금불산입 19/06/15 5340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