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은 안 맞아서가 아니라 너무 잘 맞아들어서 문제죠. 음모론은 목표로 삼아 겨냥하고 있는 단 하나의 대상에 대해서는 끝내주는 설명력을 갖고 있어요. 근데 그게 해당 대상과 연동되는 여타 세계의 질서나 상호작용에는 전혀 적용되지 않고요. 한 마디로 과적합이라는 겁니다. 목표만을 위해 모든 정교성을 갈고 닦은 체계이기 때문에 그렇게 상정한 범위 바깥에서 임의의 변수가 아무거나 추가되면 전체 그림이 깡그리 작살나버리는 거죠. 애드혹을 수백 수천 수억 개를 붙이면서 해명에 해명을 덧붙여 단 하나의 경로로 서사를 압축하는 식이다 보니 사...더 보기
음모론은 안 맞아서가 아니라 너무 잘 맞아들어서 문제죠. 음모론은 목표로 삼아 겨냥하고 있는 단 하나의 대상에 대해서는 끝내주는 설명력을 갖고 있어요. 근데 그게 해당 대상과 연동되는 여타 세계의 질서나 상호작용에는 전혀 적용되지 않고요. 한 마디로 과적합이라는 겁니다. 목표만을 위해 모든 정교성을 갈고 닦은 체계이기 때문에 그렇게 상정한 범위 바깥에서 임의의 변수가 아무거나 추가되면 전체 그림이 깡그리 작살나버리는 거죠. 애드혹을 수백 수천 수억 개를 붙이면서 해명에 해명을 덧붙여 단 하나의 경로로 서사를 압축하는 식이다 보니 사소한 변칙현상 하나만 발견해도 외길 수순이 끊겨버리기 때문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으며 그냥 또 그 경로로 애드혹 붙여 나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말이 앞뒤가 안 맞게 되는 거고.
보통 실재에 부합하는 이론체계라면 음모론과 달리 어느 하나에만 딱 맞아 떨어지고 편차가 심하고 이렇지 않아요. 보다 포괄적인 설명력을 띠며 체계 내에 메타적 분석과 내재적 비판이 가능한 대안성을 내포하죠. 그러니까 어지간한 변칙현상 좀 있다고 무너지지 않고요.
ㅋㅋ얼마전 탐라에서 언급한 코로나 방역 무용론의 소스가 되는 페이스북 이렇게 기사로 언급되니 반갑네요. 전 백신 음모론 보다는 방역에 대한 회의론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되어서 안티백서들은 좀 흘려들었는데..
페이스북을 주시하다가 한 번은 다른 사람도 아닌 피케티를 인용해서 프랑스 사망자 통계에 대해 이야기해가지고 찾아보려했는데 얼마 안가 페북글이 내려감 ㅠㅠ 아 캡쳐라도 해뒀어야 했는데 아쉬워하고 있었으나, 혹시 동료 음모론자들이 캡쳐하지 않았을까 하여 찾아보니 역시나였고 ㅋㅋ.. 안티백서 커뮤니티 관찰하고 있으면 너무 재밌어요. 시간이 훅훅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