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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10/18 14:23:32
Name   소요
Subject   시민의 신뢰 좀먹는 정치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10180300005

오랜만에 쿨타임 차서 가져왔습니다.

국가가 사회를 착취해왔다는 관점은 그리 낯설지만은 않아요. 교육사회학에서는 한국에서는 가구들이 교육열(혹은 교육과 세대 간 계층 이동에 대한 강한 신념) 때문에 사교육에 비용을 투자하고(학원과 대학교 비용 모두를 포함하여), 국가는 공교육에 비용을 적게 투입하고도 그 이익을 누려왔다는 비판도 존재했었지요.

물론 사회의 제영역과 국가가 맺는 관계 각각을 따져볼 필요는 있겠다만, 예전에 배웠던 정치과목개론을 돌이켜보면 한국의 시민사회 영역은 전반적으로 약하다 평가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시민들이 강력하게 응집하는 사건이 역사에서 반복되고, 여기에 대한 사회적 효능감도 강하기 때문에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다만 시장이 채우지 못하는 국가와 개인 사회의 공백을 집단을 결성하여 메우려는 정도가 약하다고 배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개인/가구 단위와 국가가 바로 마주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개인의 정치참여는 시위나, 온라인 여론전이나, 정기적인 투표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지요. 그만큼 개인에게 삶의 여유가 없는 사회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국가가 다소 노골적이든, 미필적 고의든 사회를 착취하려고 할 때 저항력이 약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면모를 생각할 때 사회적 신뢰라는 개념을 더 세세하게 살펴볼 필요는 있겠다 싶어요. 본문에서 언급한 사적 영역에서의 신뢰, 공적 영역에서의 신뢰도 거칠지만 생각해 볼만한 구분이에요. 일부러 자세 비틀어서 다른 각도로 살펴보자면 '사적 영역에서의 신뢰가 높다'는 건 특정 부분에서 개인에게 내면화 된 도덕적인 기준이 높은 것일 뿐이라 볼 수 있겠고, '공적 영역에서의 신뢰'가 낮다는 건 우리 사회의 개인들이 국가에 대해 지니는 기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다른 사회 시민들에 비해 평가기준이 가혹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이제는 철지난 논의가 되었다만 이명박-박근혜 시기에는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이 개인들에게 능력주의 혹은 외부에서 주어진 기준 하에서의 무한경쟁을 어떻게 내면화 시키는지 분석한 연구들이 여럿 있었어요. 성별을 막론하고 강하게 나타나는 젋은 세대의 공정 요구는 그 영향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흠... 일부러 무리하게라도 본문의 이런저런 주장들을 다른 각도로 생각해봤는데, 제가 너무 막 비트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다른 건 모르겠지만, 코로나 방역 정책의 성과가 의료인들/자영업자들의 희생을 요구했다는 점에는 동감합니다. 다만 외부에서는 이 정도 인상비평 외에는 내부 논리를 알기가 힘든데, 나중에 관련 정책 의사결정 과정이나 내부 역동을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제가 내부 논리를 듣는 영역이 일부 있는데(방역/부동산 외에), 밖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딴판인 경우가 많거든요.

딴 소리를 많이 했지만 무튼 기사 클릭해서 칼럼니스트 분께 에너지를 주셨으면 좋겠읍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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