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관에서 측정하는 성평등 관련 지표들은 각 기관에서 무엇을 밝히고자 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죠. 이 나라에의 성평등의 현재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얘기 나오는건 거의 못봤고, 그냥 서로 자기 말에 유리하게 쓸 수 있는 지표만 갖다가 붙이고 있죠.

리더십 집단 내의 여성을 비롯한 커리어 관련된 쪽(특히 정치쪽에서 여성의 기술적 대표성이 이 부분을 엄청나게 깎아먹고 있음)을 보면 기울어져있다 평가할 수 있고(그러나 여기에는 코호트적 특성이 끼어있어서 과거의 극심했던 교육불평등이 현재의 리더십 집단 내의 여성 비중이 낮은 문제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죠), 교육기회 측면에서는 괜찮은 편이에요(한겨레 기사에서는 '격차'를 얘기하는데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 비율만 놓고 얘기를 하네요... 같은 기간 중 고등교육을 받은 남성의 비율이 더 떨어졌으면 어쩌려고... 그러니 애초에 gender parity index를 가져와야... parity index 기준으로 '하향세'는 아닙니다).

평가대상 국가가 많고, 그래서 당연히 저개발국가들이 다수 끼어있는 조사의 경우에는 그런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청소년 출산, 모성사망 같은 수치들을 쓸 수밖에 없어요. 저개발국가들에서 정말 심각한 문제는 그런 부분이니까요. 그런면에서 한국의 현황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선진국 위주로 평가하는 이코노미스트 쪽 지표가 적실성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쪽 지표를 인용해서 말할거면 '격차'를 말하는데 그쳐야 적절하지 거기다 굳이 '인권'을 끼얹어요. 인권 얘기할거면 UNDP 데이터가 더 적합하죠(임원 승진하는것, CEO 되는 것, 국회의원 되는게 인권이냐 하면 할말이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제발 하나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한겨레 기사에서 청소년 '출생율'이라는 용어를 쓴 부분이 조금 웃기네요. 굳이 '청소년'에 초점을 맞춰서 지표를 만들고 측정하는 것은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낳은 사람에 초점을 맞춘거라 이 경우에는 출생률이 아니라 출산율이 맞죠. 청소년이 출생한 것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태어나자마자 청소년!), 청소년이 출산한 것을 측정한 거니까요. 일반적인 경우라면 출생율이 더 나은 표현이지만... 왜 청소년 출산율을 청소년 출생율이라고 쓴 것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출생율이라고 말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