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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10/01 22:34:43
Name   늘쩡
Subject   “얘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지독한 사랑이 시작됐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60937.html

박 사무국장은 그 물범을 따라, 20여년 서울살이를 접고 2019년 봄 백령도에 터를 잡았다. “2006년에 처음 백령도에 와서 물범을 봤어요. 그때는 조사차 배를 타고 물범바위 근처로 갔는데, 누워 있던 이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쳐다보는 거예요. 배 뒤쪽으로 쭉 둘러서서 저희를 관찰하는 아이들도 있었고요. 야생에서 독립적인 힘을 갖고 살아가는 생명체가 보여주는 그 생기가 정말 반짝반짝했어요. 그때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지독한 사랑의 시작이었다.


“물범을 보호하자거나, 서식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고 하면 규제를 또 만들자는 걸로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물범으로선, 바위에 붙은 홍합이나 근처 다시마, 미역 등을 채취하려고 배나 사람이 오면 바위 위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주민 참여 없이 사람과 물범이 공존할 방법을 찾을 순 없었다. 군인 면회객이나 안보관광객 말고도 물범이 있어서 백령도를 찾아오는 사람이 생기도록,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걸 보여주려고 녹색연합은 해양생태관광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주민들을 상대로 점박이물범 생태해설사 양성 과정을 진행하는 한편, 초중고 학생들에겐 생태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물범이 있어 더 아름다운 백령도’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2017년 결성된 백령중·고의 물범 동아리도 지역사회에서 물범을 둘러싼 인식을 긍정적으로 돌리는 데 힘이 됐다. 청소년 생태학교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든 동아리인데, 8월25일을 ‘점박이물범의 날’로 정하고 매년 이날을 전후해 일주일 동안 물범 보호 캠페인을 진행한다. 2011년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탈진한 채 발견된 어린 물범 ‘복돌이’를 2016년 8월25일 백령도 하늬해변 물범바위 근처에 방류했는데 이날을 기념한 것이다. 이 동아리를 만든 학생 가운데 2명은 당시 복돌이와 함께 배를 타고 가, 케이지 문을 직접 열어줬다. 동아리 활동 덕에 진로를 정한 학생들도 있다. “처음 동아리 시작했던 친구 중에 한명이 해양 관련 전공을 하고 싶다며 동아리 활동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그걸로 대학을 갔어요. 그다음 해에도 동아리 회장을 한 학생이 해양 쪽으로 갔고요. 학부모들, 학생들한테 크게 관심을 받았죠.


“점사모 회원분들이 제가 여기 정착하는 걸 정말 많이 도와주시고, 활동하는 데 울타리가 돼주세요. 그런데 이전까지 저는 일 중심으로 사고하던 사람이어서, 관계 맺기에 서툴러요. 도시에서 활동할 땐 주민들을 만나도 현안과 관련된 얘기만 하고 결과를 잘 만들어내면 됐었는데, 여기는 안 그래요. 아침에 뭐 논의하러 갔다가 같이 밭에 가서 일하고 점심 먹고, 바닷가에 뭐 하러 간다고 하면 따라갔다 같이 저녁 먹고, 이런 편안하고 일상적인 접촉이 중요해요. 여기서 삶을 다시 배우는 중이랄까요. 그런데 지난해 5월 하늬해변이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제가 너무 바빠졌어요. 제 일이 확장되는 과정이지만, 주민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안 되는데 여전히 서투네요.”



세상엔 멋있는 분들이 넘모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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