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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06/29 02:34:00 |
Name | 뉴스테드 |
Subject | 악의 평범성, 당신도 예외는 아니다 |
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1193?cds=news_media_pc 테드 번디의 주장은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평범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선상에 두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거다. 그럼에도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는 있다. 우리가 테드 번디나 정유정과 같은 사이코패스(psychopath·반사회적 인격장애)와 다른 건 '사유'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충동을 행동으로 옮겨선 안 된다는 사유를 할 수 있다는 거다. 문제는 사유하지 않는 순간 우리도 누군가를 향한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 홀로코스트(holocaust) 생존자이자 정치 이론가인 '한나 아렌트(Hann ah Arendt)'는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했다. 한나 아렌트는 11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홀로코스트를 주도한 아돌프 아이히만이 매우 사악하고 악마 같은 사람일 것이라 예상했다. 뜻밖에도 그는 친절하고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 모습에 한나 아렌트는 충격을 받았다.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지' 연구한 그가 소개한 개념이 바로 악의 평범성이다. 스스로 악한 의도를 품지 않더라도 당연하고 평범하게 여기고 한 행동이 '악'이 될 수 있다는 거다. 한나 아렌트는 이를 '사유할 수 없는 무능(사유의 불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 역시 죄라는 거다. 이같은 악의 평범성은 학교폭력, 직장 내 괴롭힘, 집단 내 따돌림 등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가해자가 특정 피해자를 괴롭히고 따돌리는 분위기를 형성하면, 주위 방관자들은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봐 따돌림에 동참하곤 한다. 이는 폭력을 방관하거나 힘의 우위에 있는 가해자의 비위를 맞추는 방식이다. 우리가 한나 아렌트의 이론을 곱씹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사유하지 않고 행동할 때 의도치 않게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어서다. -------- "최악의 악은 선하다고 자부하는, 귀찮아하는 다수에 의해 탄생한다." 선과 악으로 세상을 나누어서 바라보는걸 별로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사회 전반의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행위를 '선'으로, 사회에서 정한 금지된 행위를 '악'으로 치환한다고 하면 기사에 나오는 위 문장은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이 갑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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