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3/10/30 14:34:25
Name   뉴스테드
Subject   “한국, 낡은 선진국 이탈리아 따라가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257922?cds=news_media_pc

-한국 정치도 포퓰리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걸까.

“정당이 ‘먹고사는 문제’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내세울 수 있는 게 이데올로기 투쟁 같은 포퓰리즘적 요소뿐이다. 지금 보수가 정체성 논쟁을 벌이는 까닭은 그것밖에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는 재정, 사회, 복지, 노동시장, 이민 등 굵직한 과제를 해결할 역량도 의지도 없다. 대신 팟캐스트, 유튜브 등 인터넷 미디어에 기반한 포퓰리즘형 정치가 급격히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전 정부에서 ‘토착왜구’ 등 역사 논쟁을 앞세웠던 것도 ‘먹고사는 문제’에서 내세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질서의 기원을 ‘노무현 질서’로 명명했다. ‘노무현 질서’란 무엇인가.

“지금 한국의 정치질서, 정당·정치인들의 경쟁방식, 지지자 구성 등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만들어졌다. 정당이 플랫폼 또는 장터 역할을 하고 유력 정치인이 정당에 의존하지 않고 대중을 끌어모으는 형태의 민주주의다. 결국은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에 ‘노무현 질서’라고 이름붙였다. 노무현 질서의 또 다른 한 축은 수출지향 경제의 질적 고도화다. 2000년대 들어 삼성,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질적 성장전략을 쓰면서 이들의 독주가 시작됐다. 그 결과 대기업의 성공에 기반한 상위 중산층 그룹이 형성됐고, 이들에게 맞는 생활양식도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집값 담합이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됐다. 황지수 서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초중반부터 대졸자 부모와 고졸자 부모의 자녀 양육시간에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1980~1990년생 자녀를 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상위 중산층들에게 나타났던 ‘집약적 양육’이 한국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 ‘노무현 질서’가 무너졌다고 했다.

“한국이 선진국에 가까워질수록 ‘노무현 질서’가 안고 있는 모순은 첨예해진다. 한국사회가 선진국이 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변화, 유권자들의 이해관계 변화와 그에 따른 정치적 지지의 변화 등이 기존 정당들의 기반을 허물어뜨렸다. 민주당을 예로 들면, 민주당은 대도시 상위 중산층과 호남 출신 저소득층이 핵심 지지층이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불평등이 심화했고, 이에 따라 두 지지층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벌어지면서 이 결합은 유지될 수 없게 됐다. 단순히 불평등의 심화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분배·재분배 기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과거 민주당 정부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상급식’ 같은 복지 정치의 비전이 있었다. 복지 정치의 수혜층을 단순히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사회복지의 주된 수혜층은 중산층이다. ‘복지 정치’라는 기제를 바탕으로 지지연합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과거에는 중산층들이 수혜를 볼 만한 복지의 영역이 꽤 있었다면, 지금은 이 또한 점점 포화상태가 됐고, 중산층이 증세를 꺼리면서 복지 정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기존의 지지연합을 유지하지 못했다.”

-지지연합이 점점 와해되면서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5~10년 단위로 지지정당을 바꾸는 ‘구조적 스윙보터’가 됐다고 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결과를 단적인 예로 들었다.

“경기도 시·군·구 기초의회의 민주당 의석 점유율은 2006년 28.3%에서 2018년 64.6%로 꾸준히 늘었으나 2022년 선거에선 51.2%로 줄었다. 호남 출신 이주민과 서울에 거주할 정도의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화이트칼라가 이탈했다. 경기도 선거 결과는 노무현 정부 시기 형성된 정치질서가 더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자산과 노동시장에서 확대된 불평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구조 변화, 즉 선진국 진입에 따른 결과다. 민주당의 핵심인 상위 중산층이 이전과 달리 다른 사회계층의 지지를 얻기 힘들어진 건 두 집단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

한가지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재미가 있습니다.
그것이 일정부분 공감이 가는 시각이라면 더 쏠쏠하구요.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252 정치윤석열 "독재정부는 경제 확실히 살려 산업화 기반 만들었는데, 이 정부는 뭐했나" 27 대법관 21/12/29 3447 2
31092 기타사건 발생 3년 4개월, 재판 시작 1년 3개월째…'환자 성추행' 인턴은 자유의 몸 6 야얌 22/08/26 3012 2
6517 정치文대통령 지지율 72%..국민 90% "수능 연기 잘했다"-갤럽 7 tannenbaum 17/11/24 1964 2
9333 사회"말 안 들으면 섬으로"..삼성 노조 파괴 교과서 3 Credit 18/04/12 2471 2
17781 정치홍철호·강효상, 민식이법 중 특가법 반대.."과실 가중처벌"(종합) 19 파이어 아벤트 19/12/11 2790 2
20597 국제중국은 디지털화폐 사용내역 안다..다가온 '빅브러더 사회' 토끼모자를쓴펭귄 20/06/09 2677 2
22645 사회경상도 부모님이 '인 서울' 아들 자취방을 보고 남긴 말 1 무적의청솔모 20/12/17 3121 2
28790 댓글잠금 정치사흘간 8번이나 ‘장애인 시위’ 때린 이준석 59 노바로마 22/03/27 5401 2
29814 정치박순애 감싼 尹, 대선 땐 李 향해 ‘음주운전은 악질 중 악질’ 9 정중아 22/06/10 2480 2
32118 정치'위험' 감지한 파출소, 참사 40분 전부터 수차례 지원 요청했지만… 21 매뉴물있뉴 22/11/05 2332 2
2679 사회유승준, 한국행 마지막 안간힘…대법원에 상고이유서 제출 3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4/11 1964 2
8567 방송/연예[외신] 캐머런 디애즈 연기 은퇴 (정정) 3 구밀복검 18/03/13 6621 2
16247 국제싱가포르 "화이트 리스트에 우리가 없다고?" 4 grey 19/08/02 3612 2
28535 국제런던금속거래소, 니켈 거래 중지 및 당일거래 무효화 검토 13 인생호의 선장 22/03/08 3337 2
29047 정치복지장관 후보 딸·아들, ‘의대 편입’ 전 아빠 병원서 봉사활동 16 노바로마 22/04/14 2526 2
36471 정치“한국, 낡은 선진국 이탈리아 따라가고 있다” 11 뉴스테드 23/10/30 2279 2
6520 게임성취감은 상실감에 기반한다! '항아리 게임' 개발자 베넷 포디 1 Han Solo 17/11/25 3782 2
17272 사회'을의 침묵에…' 현대모비스 물량 밀어내기 사건 공정위 완패 2 다군 19/10/28 2109 2
22904 정치野 김병욱 성폭행 의혹, 피해자 지목 A씨 "사실무근" 3 주식하는 제로스 21/01/11 2376 2
23416 IT/컴퓨터삼성전자, 올 하반기 '엑시노스 윈도10 PC' 출시 7 맥주만땅 21/02/24 3337 2
27512 경제개미 울리던 `쪼개기 상장` 이제 어려워진다 8 기아트윈스 22/01/12 3171 2
30072 사회작년 1인당 전기사용량 역대 최고-세계 3위…전기요금은 OECD 하위권 15 다군 22/06/27 2998 2
35192 정치[칼럼] 누가 누구를 전문가라 부르는가 8 뉴스테드 23/06/24 1976 2
35448 정치김건희 여사, 순방 중 명품쇼핑 논란 20 알탈 23/07/15 1965 2
2937 정치홍준표 유세 동원된 지적장애인, 사전투표 전에 기표연습도 했다 5 우웩 17/05/05 2616 2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