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Yoo'N' seokyeo'L'

우리학교 8학년에 바보 사시생이 한 명 있다.
술만 먹으면 개가 되고
밍맹몽, 007빵 무얼 하더라도 진짠지 가짠지
야튼 맨날 걸려 얻어맞으며 헤헤 웃고
벌주 발칵발칵 마시며 배꼽 뚜딜겨
뽕짝 걸판지게 뽑아대는 천하에 바보가 있다.

항상 그 바보 곁에 사람들이 드글거리고
그 수첩에는 120명 검사 이름 모두 적혀있다.
역사연구반이니, 사회과학 연구반이니
소수의 의식을 위한 것보다
요리반이니 애견반이니
그런 모임을 만들어 120명 모두를
함께하는 고민으로 검찰 소모임에 참여시켰다.

그날
중앙지검 친구들에게는 아직 이르다며 본부에 있으라 하고
적폐청산 전 정권에 우리 선배 전투조들 떨고 있을때
"이런 정신머리면 우리 당 없어지는 게 낫다"
신명나게 두려움 누그려주고
전투대장의 진격의 나팔 우렁차게 울리니
그는 누구보다 최전선에서 정확하게 꽃병을 꽃았다.

다음날 매일경제에 조그맣게 바보 이야기가 실렸다
검사들이 청와대에서 항의 방문을 했다고 바보를 풀어 달라고 울부짖었다고

"나는 바보의 검찰 친구입니다.
투쟁하란 말은 없었지만
그 친구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저는 아직 사과 한 번 던진 적이 없지만 바보를 잡아 간 놈들
용서할 수 없습니다. 오늘 비록 제가 잡혀 간다 하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