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6/04/20 13:02:18 |
Name | 눈부심 |
Subject | 폴 크루그먼에 대해 질문 있어요. |
폴 크루그먼 하면 노벨경제학상에 빛나는 미국 리버럴이란 것과 현재 힐러리를 지지한다는 것 정도인데요. 최근에 버니 샌더스가 데일리뉴스와 꽤 긴 인터뷰를 했는데 질문이 샌더스의 금융정책에 관한 거였고 공격적이고 구체적이었어요. 거대금융기관을 어떻게 해체한다는 거냐 정부가 은행을 해체할 권리가 있냐 이런 질문이었는데 샌더스가 구체적인 대안을 답하진 못했어요. 이 인터뷰로 샌더스가 공격을 많이 받았죠. 폴 크루그먼은 힐러리를 공개지지한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이고 샌더스를 비판해왔어요. 오늘 이것 저것 띄엄띄엄 읽다가 주워들은 건데 폴 크루그먼은 훌륭한 리버럴 거시경제학자일지는 모르지만 은행이 어떻게 작동하냐에 대해서는 무지하다는군요. 무지하다기보다 상당히 우측편향이래요. 2008년의 경제위기는 금융위기였는데 크루그먼의 사고는 '거시경제모델은 은행, 빚 이런 거랑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라는 거라는군요. 은행이 너무 거대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은행이 신용(빚)을 만드는 건 은행 고유의 역할이고 금융문제는 규모때문이 아니라 계열회사들의 금융사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말한다는군요. 서브프라임론이 문제였으니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샌더스진영 경제조언자에 의하면 시티뱅크 같은 거대금융그룹이 매년 거래하는 양의 엄청난 부분이 불건전한(사기성의) 금융상품들이고 문제는 빅 뱅크라고 하고요. 미국 연방 예금 보험 공사(FDIC)의 장이었던 Sheila Bair가 시티뱅크를 해체(? close down)하려고 시도했는데 오바마정부가 반대했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고 하는군요(은행 문닫게 하는 게 가능하단 얘기잖앙, 하기야 지네가 한짓이 얼만데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쪼을 수 있다 봄, 힐러리가 오바마처럼 이럴 거 아녜요. 으유!). 시티뱅크의 경우 대출상품의 80%를 유통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이 중 80%가 사기상품이었대요. 그러니까 각종 금융사기의 몸체는 빅 뱅크. 그리고 주류 리버럴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다른 변방의 경제학자 Steve Keen과 벌인 토론이 유명하대요. 여기에서 폴이 많이 까인 모양이에요. 폴은 금융문제에 있어서는 유독 미공화당 내 좌편향 정치인들보다 오른쪽에 있대요. 제 질문은 그러니까 폴 크루그먼은 단지 샌더스의 금융정책이 비현실적이어서 비판적인 것이 아니고 금융기관이 큰 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노벨상 탔다고 무조건 굽신거릴 건 아닌 것 같아요. 혹시 이거 알기 쉽게 설명해주실 분 계신가요? http://www.unz.com/mhudson/breaking-up-the-banks-why-sanders-is-right/ https://www.youtube.com/watch?v=iWEq27Ai6ZU Krugman "Knocked out of Neoclassical Orbit" by Steve Keen's Meteoric Rise!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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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 안봤고 기사는 대충 훑어봤는데,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크루그먼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 후에 한국에 와서 몇차례 인터뷰나 강연, 대담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대형금융그룹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나타냈었거든요. \'대마불사\'에 대한 문제를 물어봤을 때, 레버리지에 제한을 두거나 자본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었어요. 전통적인 상업은행에 대한 것만큼 투자은행같은 그림자 금융부문에 대해 규제를 해야한다고도 했었고요. 아마 빅뱅크가 문제가 아니라는 말... 더 보기
동영상은 안봤고 기사는 대충 훑어봤는데,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크루그먼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 후에 한국에 와서 몇차례 인터뷰나 강연, 대담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대형금융그룹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나타냈었거든요. \'대마불사\'에 대한 문제를 물어봤을 때, 레버리지에 제한을 두거나 자본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었어요. 전통적인 상업은행에 대한 것만큼 투자은행같은 그림자 금융부문에 대해 규제를 해야한다고도 했었고요. 아마 빅뱅크가 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근본적인 문제는 빅뱅크가 아니라는 뜻이 왜곡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위에서 다른 분이 언급해 주신 것처럼 크루그먼교수는 버블 붕괴에서 오는 경제적 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는 글로벌 불균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중국이나 동아시아 등지의 신흥국가와 미국간의 무역불균형에서 신흥국가들에 발생한 경상흑자가 미국이나 유럽으로 재투자되면서 저금리, 자산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미국이나 유럽의 소비자들이 차입에 기초해서 소비를 하다가 버블이 터지고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패턴말이죠. 이런 패턴 속에서는 꼭 은행쪽이 아니라도 어딘가에서는 버블이 생겨나고 문제가 터지기 마련이니까요. 빅뱅크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살짝 왜곡된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문제의식은 같은데 약간 원론적인 입장에 있나 봐요. 그리고 금융기관의 문제를 인식하기는 하나 그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빅뱅크를 쪼개자는 샌더스의 해법이 너무 과격하다고 생각하나봐요. 그런 입장이라면 저도 이해가 가긴 해요.
http://www.nytimes.com/2016/04/08/opinion/sanders-over-the-edge.html?_r=0
The ea... 더 보기
http://www.nytimes.com/2016/04/08/opinion/sanders-over-the-edge.html?_r=0
The ea... 더 보기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문제의식은 같은데 약간 원론적인 입장에 있나 봐요. 그리고 금융기관의 문제를 인식하기는 하나 그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빅뱅크를 쪼개자는 샌더스의 해법이 너무 과격하다고 생각하나봐요. 그런 입장이라면 저도 이해가 가긴 해요.
http://www.nytimes.com/2016/04/08/opinion/sanders-over-the-edge.html?_r=0
The easy slogan here is “Break up the big banks.” It’s obvious why this slogan is appealing from a political point of view: Wall Street supplies an excellent cast of villains. But were big banks really at the heart of the financial crisis, and would breaking them up protect us from future crises?
Many analysts concluded years ago that the answers to both questions were no. Predatory lending was largely carried out by smaller, non-Wall Street institutions like Countrywide Financial; the crisis itself was centered not on big banks but on “shadow banks” like Lehman Brothers that weren’t necessarily that big. And the financial reform that President Obama signed in 2010 made a real effort to address these problems. It could and should be made stronger, but pounding the table about big banks misses the point.
리먼 브라더스도 그리 큰 금융기관은 아니었다라고 말하는데 미국 금융위기의 가장 큰 문제는 \'쟤네들 파산하게 두면 파급이 너무 커\'였어요. 그래서 국민들 세금을 마구마구 퍼준거였잖아요. 샌더스는 \'too big to fail\'이란 변명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해야한다는 의미인거 국민이 다 알아요. 이것뿐만이 아니라 미국 희대의 금융사기범들 중에 \'criminal\'로 응징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어요. 힐러리가 어떻게 그들을 응징하는 법안에 적극적일 것이란 건지, 폴은 수퍼팩을 그렇게나 비판했으면서 힐러리에 대해서는 \'그래서 힐러리의 입장이 바뀌었냐가 중요하다\'고 했어요. 의지가 별로 없어보이는 것은 이미 충분한 입장변화일 거예요. 오바마행정부의 금융위기 대처법은 사람들이 칭찬하지 않아요. 그 반대인데 힐러리와 오바마는 비슷비슷하니까요. 그냥 샌더스의 방향에 동의하지만 급진적인 개혁은 역풍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정도에서 그쳤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샌더스가 이길 것 같지도 않은데 폴이 쓸데없이 힐러리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제가 갑자기 폴을 너무 몰아부친 것 같아서 글이 편협해 보였는데 마르코폴로님이 균형있게 댓글을 써주셨어요~. 고맙습니다.
http://www.nytimes.com/2016/04/08/opinion/sanders-over-the-edge.html?_r=0
The easy slogan here is “Break up the big banks.” It’s obvious why this slogan is appealing from a political point of view: Wall Street supplies an excellent cast of villains. But were big banks really at the heart of the financial crisis, and would breaking them up protect us from future crises?
Many analysts concluded years ago that the answers to both questions were no. Predatory lending was largely carried out by smaller, non-Wall Street institutions like Countrywide Financial; the crisis itself was centered not on big banks but on “shadow banks” like Lehman Brothers that weren’t necessarily that big. And the financial reform that President Obama signed in 2010 made a real effort to address these problems. It could and should be made stronger, but pounding the table about big banks misses the point.
리먼 브라더스도 그리 큰 금융기관은 아니었다라고 말하는데 미국 금융위기의 가장 큰 문제는 \'쟤네들 파산하게 두면 파급이 너무 커\'였어요. 그래서 국민들 세금을 마구마구 퍼준거였잖아요. 샌더스는 \'too big to fail\'이란 변명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해야한다는 의미인거 국민이 다 알아요. 이것뿐만이 아니라 미국 희대의 금융사기범들 중에 \'criminal\'로 응징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어요. 힐러리가 어떻게 그들을 응징하는 법안에 적극적일 것이란 건지, 폴은 수퍼팩을 그렇게나 비판했으면서 힐러리에 대해서는 \'그래서 힐러리의 입장이 바뀌었냐가 중요하다\'고 했어요. 의지가 별로 없어보이는 것은 이미 충분한 입장변화일 거예요. 오바마행정부의 금융위기 대처법은 사람들이 칭찬하지 않아요. 그 반대인데 힐러리와 오바마는 비슷비슷하니까요. 그냥 샌더스의 방향에 동의하지만 급진적인 개혁은 역풍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정도에서 그쳤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샌더스가 이길 것 같지도 않은데 폴이 쓸데없이 힐러리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제가 갑자기 폴을 너무 몰아부친 것 같아서 글이 편협해 보였는데 마르코폴로님이 균형있게 댓글을 써주셨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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