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0/12/30 23:07:45
Name   [익명]
Subject   회피형인 타입의 아내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신혼부부 1년 이하의 남편입니다.
연애때는 잘 몰랐습니다.
상대가 모쏠이라 그냥 연애 할때 갈등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갑다 생각했습니다.

연애때 갈등이 생기면 대게 제가 대부분 참았구요.
제가 좀 화나는 일이 생기더라도 왠만하면 넘어갔고, 크게 화를 내더라도 상대가 좀 당황하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끝나곤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연애때와 달리 문제가 너무 커진 느낌입니다.



조금이라도 갈등이 생겨서 제가 얼굴을 찌푸리거나 약간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면 바로 웁니다.
그게 그냥 흐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닭똥같은 눈물을 펑펑 흘립니다.
과장이 아니라 두루마리 휴지 반 이상을 눈물 닦는데 써버립니다.
그럼 저는 너무나 당황스럽습니다.

워낙 제가 속내를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긴 합니다.
그리고 기분이 좋으면 좋은데로 바로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얼굴에 티가 납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바로 화를 내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 스트레스가 생긴다..' 뭐 이정도로 이야기하는 정도이지요.
그런데도 이런 정도의 표현에도 바로 울어버립니다....;;;

진짜 별거 아닌 표현에도 울어버리는데 답이없습니다.




주말에도 가끔 이런일이 있는데 대부분은 평일입니다.
평일 저녁에 제가 굉장히 일을 힘들게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좀 힘듭니다.
왜냐면 저는 퇴근시간이 1시간 30분정도 되는 데 그중 1시간은 지하철 30분은 자전거로 역에서부터 저희 집까지 입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손발이 꽁꽁 얼어서 굉장히 힘든데 버스도 없는 곳이라 자전거로 30분씩 출퇴근에 할애합니다. (차가 왜 없냐면 돈 없어서요...)

여튼 그렇게 집 오면 굉장히 몸이나 정신적으로 지칩니다.
와이프는 직장이 걸어서 15~20분 거리라 제가 좀 고생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이렇게 왔죠.
근데 반대로 와이프 입장에선 본인 퇴근하고 밥도 잘 먹고 저만 기다리는데 제가 오면 죽상이니까 힘들겠다 싶기도 합니다.
근데 제가 집에 오자마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나 결정해야될 사항들을 엄청나게 많이 쏟아내면 대꾸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희가 계획했던 사항이 어그러지기라도 하면 저는 굉장히 스트레스 받습니다.
근데 이거 티내면 바로 우니까 최대한 티 안내고 위로를 해준다던지, 좋게 이야기 해 준다던지 하고 마무리 짓습니다.

어느날은 이렇게 좋게 마무리 짓고 혼자 컴퓨터 좀 하다가 잡드럴 갔는데 제가 눕자마자 우는겁니다.
왜그러냐고 물으니 자기 힘든데 말 몇마디만 하고 혼자 놔두는게 힘들답니다.

아니 저는 힘든 와중에 어떤 이야기를 들을때 스트레스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걸 최대한 혼자 삭히고 와이프한테는 좋게 이야기하고 저 혼자 스트레스 풀고 삭히고 와이프한테 부담을 덜어줬는데 반대로 그게 힘들다고 울어버리니 난감한겁니다.



그 후 이틀 뒤에 비슷한 상황이 생겨서 대화를 하다가 제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어떠한 상황이 벌어진거에 대해서 살짝 격앙된 어조로 물어보니 펑펑 울어버립니다.
근데 제 입장에서는 억울한게 '감정이 상하면 최대한 이쁘게 이야기 해달라'
라고 해서 '지금 상황이 좀 스트레스받는다' 라고 좋게 이야기 했는데 울어버립니다.
제 입장에선 억울한거죠. 그래서 너가 이쁘게 이야기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 왜 우냐 라고 했더니

지금같은 상황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것 자체' 가 자기한텐 너무 힘들답니다.
아니 감정이 안좋아지면 최대한 이쁘게 이야기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줬는데.
감정이 안좋아진거 자체가 자기는 힘들다고 하면 뭐 어떻게 할 수 없는 가불기 아닙니까?

마치 밥을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 처럼 어폐가 있는겁니다.
제가 감정이 상할만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감정이 안상했으면 좋겠다는건 ..;;;




제가 평소에 뭐 행실이 나쁜것도 아닙니다.
담배도 안피고 술도 과음하는일도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퇴근하고 꼬박꼬박 몸관리 때문에 운동하고, 주말에도 스트레칭도 하고 같이 도서관 가서 5~6시간씩 서로 책도읽고.
영화도 두편 정도는 내리 같이 보고 드라마도 3~4편도 같이보고 시간도 같이 보냅니다.

심지어 코로나라 친구들 만난지는 벌써 3~4개월이 넘어가고
일하는 시간 외에는 항상 집안에 있습니다.

집에서도 잔소리도 거의 없고 청소나 설거지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 하는 편입니다. (분리수거와 음식물 쓰레기, 화장실 청소, 설거지는 항상 제몫입니다. 그외의 집안일도 항상 하구요)
주변에 연락하는 여자사람도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 부모님도 저를 방목형으로 키우셔서 친정 스트레스 전혀없습니다. 결혼 후에 양가 부모님 만난지 6개월 이 넘어갑니다. 두 가정 모두 코로나 끝나고 보자고 하셔서..



생각해보니 코로나 때문에 '직장 - 집' 이 두가지만 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와이프가 너무나도 회피형입니다.

문제라고 보기도 뭐하지만 서로 의견이 살짝이라도 다른경우에 와이프가 바로 울어버리는게 너무 견디기가 힘듭니다.
주변의 모든사람이 제 행실을 보기에도 제가 뭐 나쁜남편이나 그렇지 않습니다.
와이프가 오열하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릴만한 행실이 전혀 없다고 저 스스로 생각하는데 약간이라도 의견차가 생기면 새상이 떠나갈것처럼 울어버리는 와이프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회피형이신 아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스트레스받거나 감정이 상해서 그냥 혼자 삭혀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니 '나와 같이 있어주지 않고 위로해 주지 않는다' 라고 울어버리고.
그렇다고 내가 스트레스 받거나 감정 상한거 조금이라도 티내면 울어버리고.......



어떻게 해야하죠? 미치겠어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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