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5/12/29 21:16:20
Name   활활태워라
Subject   쿠팡 그만두면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_@.
안녕하세요. 여러분

야간고정으로 쿠팡을 다닌지 4년이 넘어가며 최근에 버티기 힘들정도로 몸도 안좋아서 관리자한테 야간에서 주간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매니저한테 근태가 안좋다는 이유로 거절을 통보받기도 했고 최근 청문회에서 보여준 쿠팡 대표의 모습과 그간 쿠팡이 숨겨온 악행이 점점 화두로 오르면서
더 오래 다니기에는 좀... 여러모로 걱정이 된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근태가 안좋아서 관리하려고 주간 가려고 했는데 근태가 안좋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그래도 4년이면 오래 다녔는데 한번에 부정당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뭐 매니저 입장에서 그런 선택을 한 이유가 있겠고 저는 제가 받은 느낌만 적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오고 어떤 직업을 가졌으며 그 직업을 가졌을때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 보기 시작했습니다.

공장 -2교대 12시간씩 일하면 쉬는날 쉬는거 같지도 않고 하루 쉬는 것도 생활리듬 맞추는거 때문에 밤을 새거나 하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 주간 공장은 주 6일인데 연장근무가 필수라 거의 10~12시간 일하는데 그거보다도 출퇴근 수단이 없는데 거기에 할 것도 없으면서 30분 일찍 나오라는게 화나고
서두르면 사고나서 싫은데 계속 빨리빨리를 강조받다가 사고쳤는데 너무 기분 나쁜 말을 30분 정도 들으니까 욱해서 그만뒀네요.
             (업무 준비는 5분이면 끝나는데 대체 왜 30분 일찍 나오라는건지 모르겠음.)

인테리어 - 다치거나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만나오라하고 사람 바로 뽑는거에서 적지않은 충격을 받음.
                 - 여기는 학원이 아니라 뒤에서 보고 훔쳐야 했는데 10일도 채 되지않은 어느날 새로운 사람이 와서 뭐지? 했는데
                    그만 나오라고 함.

노가다 - 새벽 일찍 가서 대기하다가 이곳저곳 새로운 곳 가서 시키는거 했는데 새로운 곳으로 매번 현장이 바뀌니까
             그게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그냥 나오지 말라고 해서 못나가게 됨.(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세상이 이렇다는 말만;;)
                 ->인력사무소는 사장이 매일 나오던 나 말고 처음보는 사람한테 그 일을 넘긴다거나
                      나이가 어리니까 억지스러운걸로 비난하는 일도 겪고.

주방보조 - 아무것도 몰르는 상태로 일을 시작했는데 눈대중으로 이 크기 냄비 가지고 와 해서 가져 갔더니 1치수 큰 냄비 가져왔다고 정강이 까여서

공항 면세점 - 야간이었고 근무도 힘들었는데 계속 정착을 못하니까 제발 계약직 생활 끝내고 정규직 한번만 했으면하고 마음이 컸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하청이라서 딱 한 사람만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다 계약직이었네요.)

아빠 횟집 - 돈 못받고 일했는데 제 월급은 못받아도 아르바이트들 월급은 줘야하고  쉬는날 없고
                     점심때부터 문을 열지만 손님은 없어서 이게 뭐하는 시간인가 싶기도하고 어쩌다가 잘되도 문 닫아야하는 시간인데 손님이 없어서
                         그 손님 자정이 되도록 안나가면 기다려야하니까 제 시간은 없고...  자영업이 힘들다는걸 그때 많이 체감했습니다.

일이 힘들어도 사람들이 좋아서 즐거웠던 적도 있지만 막상 내용을 적어내려가니까 징징거린거만 적어서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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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일을 하면서 살아오다 보니까 돈부터 시작해서 부조리하고 불합리적인 일이나 대우 쎈 업무강도 지금에 이르러서는 건강처럼 점차 하나씩 해결되면서
그 다음 단계를 마주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지금 제가 생각하는 건강 다음의 문제는 워라밸? 워라벨?입니다.

최근에 흑백요리사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젊은 시절 많은걸 포기하고 각자 나름의 고통과 역경을 극복하고 하나씩 성취하다가
지금의 위치에 이르러서 다른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명을 주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화려하고 멋지게 느껴집니다.
그걸 몇 번 반복해서 접하다 보니까 너무 늦었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가 이 길이 맞다라고 결정을 내리면 워라밸을 포기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대체가 되지않는 인물이 되는건 분명 멋있는 일임에 불명합니다.

제가 애니메이터(아니면 그림 그리는걸로 직업)가 되고 싶다는 글을 질문 게시판에 여러번 올리고
종종 그리기도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진짜 꼭 애니메이터가 되고싶다라고 생각을 하고 틈틈히 노력을 했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
일하면서 여유되면 어떻게 인강도 보고 집에서 틈틈히 그리기도 했는데
제가 점점 시간을 쏟는 양이 늘어나지만 그 시간에 비례해서 실력이 늘어나지않고 정체되어 있는거 같다라는 느낌도 들면서 몸도 안좋아지니까 결국 놓아버리게
되더라구요.  

이제와서는 그냥 취미로 그렸으면 오래 했을텐데 돈을 벌고싶다. 애니메이터가 되면 행복하겠지?
처음에는 그냥 졸라맨으로 움직이는거 그리기만 해도 즐거웠는데 어느새 지금 상황이 마음에 안드니까 빨리 탈출하자 이런 생각을 하니까
조급해지고 다꼬여버리는거 같습니다.

그런 제가 이런 워라벨을 포기하고 분야를 떠나서 저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 생각하는게 참 아이러니 합니다.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저렇게 살지못하면 워라벨이라도 챙기자 일할 시간에 그냥 일하고 남는 시간에 취미를 하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지만 워라벨을 지키는 업무는 진짜 단순 업무직만 가능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한편으로는 듭니다.
제가 한 거랑 제 선입견에 근거해서 운전직, 생산직, 단순노동, 진입 장벽이 낮고 누구나 할 수 있는거?
결국 제가 쿠팡에서 일하는거랑 다를바 없이 몸을 갈고 시간을 갈아야하는게 아닌가라는 심증뿐이지만 거의 맞는거 같고요...

꼭 일을 통해서 행복하거나 충실감은 느낄 필요는 없고
꼭 뭔가를 해야지 행복한건 아니니 다른 쪽에서도 행복을 찾으려 노력을 하는게 바람직한거 같습니다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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