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6/01 17:07:48
Name   Darwin4078
Subject   개인정보 보호는 개나 줘버렷.
#. 아침부터 경찰이 업장에 옵니다. 저를 보고 싶다고 하네요.

"저희 관할 지구대에서 여기 업장 주차장에 어제 주차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순찰차를 긁고 갔더라구요."

"그거 참 안됐네요. 긁어놓고 연락처도 없이 가버렸나요?"

"네, 그런데 긁고 간 사람이 여기서 진료를 받고 간 환자로 추정됩니다. 수사를 위해서 어제 내원한 환자 리스트 좀 뽑아주시고, 원장님은 어제 내원한 환자들한테 전화해서 주차 여부를 확인해주시고 가능하면 차종도 확보를 했으면 합니다. 수사에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뭐라구요? 이게 말이여 방구여... 여기가 당신업무 대리해주는 곳이여?

솔직히 이렇게 대꾸하고 싶었지만,



자영업자가 관, 특히 경찰과 척을 져서 좋을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의료법에 명시된 개인정보 관련 조문을 보여주면서 정식 공문이나 영장이 없이는 법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잘 설득해서 돌려보냈습니다.




#. 전화가 옵니다. 김제인가, 김천인가... 하여튼 지역 관할 경찰서는 아닌 곳인데요. 저와 통화하고 싶다고 합니다.

"원장님 맞습니까? 저는 OO경찰서 소속의 OOO형사라고 합니다. 담당사건 때문에 그러는데, XXX라는 사람이 그쪽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으면 제가 불러주는 팩스로 진료기록내역을 팩스로 넣어주십시오. 수사에 적극 협조 바랍니다."

...오늘 대한민국 경찰들 왜이래...

"일단 전화하시는 분이 OO경찰서 소속의 형사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되는데, 그쪽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팩스로 넣어주시면 좋겠는데요."

"아, 그거는 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당신 개인정보는 소중하고 여기 개인정보는 어디 종이 쪼가리여?



"형사님~? 관련법규 잘 아시져? 영장 가져오세여~"



경찰분들 과중한 업무는 이해가 가는데, 이러심 곤란해요.
서로 곤란해지지 않게 최소 업무협조 공문이라도 띄워주셔야지, 말도 안되는 얘기 하면서 수사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하면 난감하죠.



1줄요약 : 개인정보는 소중한 겁니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6-13 09:0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0
  • 멍멍!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3 일상/생각개인정보 보호는 개나 줘버렷. 43 Darwin4078 16/06/01 7289 10
270 기타채식주의자(The Vegetarian)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씨 만난 썰 39 기아트윈스 16/09/27 7294 1
194 역사시빌 워 - 미국 남북전쟁 (끝) 16 눈시 16/04/27 7295 9
1011 문화/예술여백이 없는 나라 13 아침커피 20/09/29 7296 36
912 과학기업의 품질보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3 Fate 20/01/22 7303 19
1022 체육/스포츠로마첸코-로페즈 : 초속과 변칙 5 Fate 20/10/18 7304 9
468 역사중국 상고음(上古音)으로 본 '한(韓)'의 유래 38 기아트윈스 17/07/07 7309 19
716 역사 고대 전투와 전쟁 이야기 - (4) 무기에 대하여 1 16 기쁨평안 18/10/15 7311 4
780 일상/생각'그럼에도'와 '불구하고'의 사이 8 임아란 19/03/12 7311 64
1166 꿀팁/강좌학습과 뇌: 스스로를 위해 공부합시다 11 소요 22/02/06 7311 37
662 의료/건강발사르탄 발암물질 함유 - 한국 제네릭은 왜 이따위가 됐나 11 레지엔 18/07/12 7316 23
140 일상/생각세습되는 우리의 술자리들 10 nickyo 16/01/10 7322 8
746 기타홍차넷 아바타 온천 - 2 11 温泉卵 18/12/21 7323 12
574 문학내 것이 아닌 것에 낄낄대며 울기. 메도루마 슌, 물방울 4 quip 18/01/08 7325 8
1287 정치/사회미국 이민가도 지속되는 동아시아인의 저출산 패턴 30 카르스 23/03/28 7327 16
50 일상/생각그냥 12 어느 멋진 날 15/07/22 7332 1
324 역사러일전쟁 - 펑톈 전투 4 눈시 16/12/16 7341 5
364 일상/생각연애 편지 14 Toby 17/02/15 7346 20
609 일상/생각저는 소를 키웁니다. 26 싸펑피펑 18/04/02 7346 48
686 문학시집 책갈피 10 새벽유성 18/08/20 7350 16
941 일상/생각한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하는 이유 24 그저그런 20/03/31 7351 10
488 일상/생각수박이는 요새 무엇을 어떻게 먹었나 -完 26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8/07 7353 18
669 일상/생각진영논리에 갇힌 모 토론회 참석자들에 대한 소고 12 烏鳳 18/07/26 7353 18
1026 정치/사회툰베리가 당신의 변명을 들었습니다. 툰베리:흠, 그래서요? 34 코리몬테아스 20/11/03 7353 18
1161 경제인구절벽발 노동인력 부족 우려는 과장인가 32 카르스 22/01/12 7362 41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