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7/06/10 08:03:44
Name   Liebe
File #1   IMG_20170609_114029.jpg (2.76 MB), Download : 23
Subject   우연한 합석


사람들은 커피샵에 들러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요?

동네에 있는 커피샵에 잠시 낮에 시간이 나서 커피 한 잔을 하기위해서 들렀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비가 내리기도하고 반나절 휴가도 내었는 한가한 하루인데요. 평소에 가지기 힘든 여유가 저에게도 찾아왔나봅니다.

커피샵 문을 여는 순간 모처럼 비가내려서인지 거리에 안보이던 사람 모두가 커피샵 내에 있는것 처럼 한 자리도 비어있는 자리가 없이 사람들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고 커피 로스팅의 이국적인 향기가 가게안을  그윽하게 메꾸고 있었습니다.

커피를 주문할려는 순간이었어요. 신기한 일이 일어난것 같았어요. 찰라의 신의 장난처럼....
줄을 서게 되는데 저랑 엇비슷하게 줄을 서게된 사람이 뒤에 서있습니다.

먼저 오셨으니 커피를 주문하세요. 저는 오늘 시간이 참 많답니다!

오 그러신가요? 나도 참 시간이 많은데!!

하하..그러신가요?

그렇게 짤막한 대화를 나누고 라테를 한 잔 주문하고 커피가
준비되길 기다리는데, 그 사람도 본인의 커피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실례지만 합석해도 될까요?
로 시작된 우리들의 이야기는 앨리스의 신기한 모험 이야기를 듣는것마냥 한 시간 남짓했던 어느날 오후 한 시간을 저에게는 동화책을 읽는 마냥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본인은 전세계를 여행해가면서 산다고 닭처럼 살지않고 날개를 가지고? 자유롭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제가 책 한 권 가지고 읽으러 왔다고한 이야길 놓치지 않고 무슨 책을 읽느냐로 이야길 시작했어요.

자유롭게 산다 라는 말에 흥미로와서 그 분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러면서 보여주는 본인이 받은 문자 메세지에 나온 상대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북극과 남극에서 눈위에서 텐트도 치고 스노우보드를 타고 남미 유럽을 여행하며 사는 여행객 가족 사진이었어요. 참...잘생겼더라는....

그래..누구는 어떻게 생계를 해결하냐는 지극히 아줌마스런 질문도 하고 그렇게 수다를 떨고 가족의 중요함 삶의 가치관 동양과 서양의 다른 점 등을 이야기하다가 시간이 다되어서 자리를 일어나게 되었어요.

중간에 저더러 그러더라구요.
너도 전형적인 아시안은 아니다라구...
그래서 왜 그렇게 생각하니 라고 물었더니
이 실리콘밸리에 "나 자유시간 많아서 너 먼저해도 돼!" 라고
말할 사람이 어딨겠냐고...

아하....

저한테는 그 말이 여운을 남기더라구요. 저의 무심결에 던진 말을 새겨듣는 사람이네 라는 생각...
단지 한 문장 한 단락의 말이지만 그 사람의 태도
여유 혹은 분위기 모두를 전달해주는 메세지가 될 수도 있는 이것이 언어의 힘이구나라는 생각...

그 분도 제가 시간많다하니.... 답변으로 나도 시간 많은데 라고 메세지를 저에게 전해주었기에 합석도 하고 낯선이와 대화를 하게된 용기가 아마 낫겠지요.

73세의 미망인 텍스타일 아티스트...
마타 스튜어트 보다 더 자연스런 멋을 가진 분이었어요.
나도 당신처럼 나이들고 싶다하니 그렇게 본인은 늙지 않았다며... 담에 기회되면 또 만나자하고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헤어졌어요.

참 신기하지요? 울 동네에 예술가가 많이 산다더니
그런가봐요.

그렇게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 낯설거나 지인들을 우연한 기회에 우연하지 않게라도 만나게 되는 일이 일어나면 약간의 미묘한 흥분에 싱긋 웃게됩니다. 참 좋은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구나 참 따뜻한 혹은 나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하고요.

탐라에 가야할 글인데...ㅠㅠ ...그냥 올립니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6-19 09:07)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7
  • 여유있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행운이지요.
  • 춫천
  • 제 마음까지 편안해지네요 ㅎㅎ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66 체육/스포츠(데이터 주의)'빌드업 축구'는 없다. 우루과이전으로 돌아보는 벤투호의 빌드업. 13 joel 24/02/12 2492 30
1368 체육/스포츠(데이터 주의)'자율 축구'는 없다. 요르단 전으로 돌아보는 문제점들. 11 joel 24/02/19 2017 8
1388 기타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7 joel 24/04/20 3556 34
1391 일상/생각방문을 열자, 가족이 되었습니다 9 kaestro 24/04/29 2117 11
725 일상/생각대학원생 고민글을 올린 후 2년 21 Keepmining 18/11/09 6603 18
1113 일상/생각무제(無題) 2 Klopp 21/08/04 3357 16
138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5 kogang2001 24/04/19 1616 10
66 체육/스포츠[스탯] 세이브 조작단을 검거해보자 - WPA 8 kpark 15/08/31 7553 3
436 체육/스포츠김성근의 한화를 돌아보다. 31 kpark 17/05/24 6488 6
407 일상/생각김치즈 연대기: 내 반려냥이를 소개합니다 52 lagom 17/04/06 5868 33
188 일상/생각종합 정치정보 커뮤니티, 홍차넷 37 Leeka 16/04/20 7315 9
520 IT/컴퓨터애플의 새로운 시스템, APFS 이야기 15 Leeka 17/09/28 9814 5
527 기타게임 개발에 대한 개인적인 잡담과 잡설.. 14 Leeka 17/10/11 6856 12
568 IT/컴퓨터아마존이 만든 사고를 역이용한 버거킹의 혁신적인 광고 7 Leeka 17/12/29 9419 19
1021 경제내집 마련을 위하는 초년생들을 위한 짧은 팁들 24 Leeka 20/10/21 7660 19
1242 IT/컴퓨터망사용료 이슈에 대한 드라이한 이야기 20 Leeka 22/09/30 4178 9
1385 정치/사회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7 Leeka 24/04/11 4853 6
997 요리/음식대단할거 없는 이탤리안 흉내내기. 15 legrand 20/08/16 5234 22
1052 정치/사회건설사는 무슨 일을 하는가? 13 leiru 21/01/13 4978 16
946 창작기대 속에 태어나 기대 속에 살다가 기대 속에 가다 3 LemonTree 20/04/09 5109 15
355 정치/사회가족 아이에게 해 주면 좋은 말 22 Liebe 17/01/25 8212 6
448 일상/생각우연한 합석 8 Liebe 17/06/10 6332 17
535 일상/생각컴패션, 이타심 26 Liebe 17/10/27 6984 16
604 일상/생각인권과 나 자신의 편견 1 Liebe 18/03/18 6188 11
65 경제큐이괴담 - QE를 또! 해야 한다는 이유가 또! 나오는 이유 23 MANAGYST 15/09/04 8378 4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