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7/09/15 16:20:47
Name   OshiN
Subject   콜라테러 썰
나른한 봄학기 4교시, 응용화학 수업시간. 지각이라고 하기엔 살짝 늦은 시각에 시커먼 액체가 가득 든 병을 손에 쥔 여학생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소리를 꽥 질렀습니다. "20XX1234(학번) 홍길도오ㅗ오오옹!! 내가 너 이러라고 군대 2년 기다려준 줄 알아?!" 이윽고 지목한 남학생 정수리에 콜라 2리터들이 한 병을 몽땅 쏟아붓곤 교수님 죄송합니다, 사과한 후 엉엉 울며 뛰쳐나갔습니다.


교수님은 그 광경을 입을 벌리고 지켜보다가 혼이 나갔는지 여학생이 이미 교실을 빠져나간 뒤에야 "어? 학생?!"이라고 겨우 입을 떼셨습니다. 교실에 있었던 학생, 조교, 교수 너나할것없이 모두가 마치 막장드라마같은 상황에 얼어붙었지만 근처에 앉은 학생들이 화장실서 대걸레를, 기숙사서 추리닝을 가져와 닦고 갈아입히며 어찌어찌 수습하고 수업을 계속했습니다. 실험동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온 피해남학생은 수업이 끝나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학우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했습니다.


이 사건은 공대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며 동인과 서인처럼 두 당파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남자 개새끼파, 남자가 군대 기다려준 여친을 전역하자마자 차버리고 딴 여자를 만났다는 가설을 지지. 또 하나는 여자 또라이파, 사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여자가 혼자서 사귀는 것처럼 착각하다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는 설을 지지. 훗날 후자가 진실인 것처럼 여겨집니니다만 아직도 이견이 있습니다.


지금도 응용화학 교수님은 수업중에 학생들이 지루해하는 기색을 보이면 그날 썰을 푸시며 콜라 페트병의 상단부를 미리 절개하여 붓는 유량과 속도를 높인 치밀함을 칭찬하십니다. 그녀는 유체에 대한 이해도가 몹시 뛰어난 학생이었다고 말이지요.

* Toby님에 의해서 유머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7-09-16 00:48)
* 관리사유 : 작성자분의 요청에 따라 티타임으로 이동합니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9-25 08:10)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0
  • 유체이해도가 뛰어난 학생은 춫천~!!
이 게시판에 등록된 OshiN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29 기타첫 정모 후기 24 하얀 18/11/11 7003 29
705 기타퇴근하기전에 쓰는 나의 창업 실패기 7 HKboY 18/09/28 6676 16
700 기타냉동실의 개미 4 우분투 18/09/16 5615 15
685 기타못살 것 같으면 직접 만들어보자. 핸드백제작기 22 Weinheimer 18/08/19 6152 18
677 기타러시아와 미국의 전술 교리에 대해 알아봅시다 17 기쁨평안 18/08/08 6639 33
673 기타레전드가 되는 길: 이경규 vs 최양락 13 OSDRYD 18/07/30 8486 7
647 기타부모님 감사합니다. 6 얼그레이 18/06/11 5609 14
636 기타홍차넷 30000플 업적달성 전기 88 파란아게하 18/05/22 6933 51
633 기타아픈 고양이 돌보기 1 이건마치 18/05/15 6051 10
624 기타예비 아빠들을 위한 경험담 공유를 해볼까 합니다. 19 쉬군 18/04/30 6521 17
622 기타나는 비 오는 아침의 엄마 12 짹짹 18/04/23 5695 42
618 기타황구 출현 이틀차 소감 15 쉬군 18/04/19 7122 24
610 기타아기가 태어나기 전 준비물 01 18 엄마곰도 귀엽다 18/04/04 6583 18
553 기타짧은 유치원 이야기 13 CONTAXS2 17/11/28 7003 7
538 기타출산에서 육아까지~(남자용 메뉴얼) 1편 38 사나남편 17/10/30 6007 9
527 기타게임 개발에 대한 개인적인 잡담과 잡설.. 14 Leeka 17/10/11 6799 12
526 기타2017 추석예능 11 헬리제의우울 17/10/09 6195 13
525 기타나라가 위기인데 연휴가 길어서 큰일이야 26 알료사 17/10/08 6929 25
523 기타사랑. 그리고 자립성과 구속성의 균형 - 도날드 위니캇의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16 호라타래 17/10/04 7058 9
509 기타콜라테러 썰 15 OshiN 17/09/15 6449 10
495 기타국제법이 헌법보다 위에 있을까? 8 烏鳳 17/08/16 6723 12
473 기타필름포장지 이야기 24 헬리제의우울 17/07/14 14591 3
441 기타사람은 아픈만큼 성숙해지지 않는다 11 소맥술사 17/06/01 6382 35
401 기타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나라 15 烏鳳 17/03/28 6978 36
385 기타막말 변론의 이유 32 烏鳳 17/03/11 6594 19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