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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1/15 08:05:48수정됨
Name   문학소녀
Subject   자장가의 공포
  저는 아이가 셋이 있어요. 왜 셋이나 있냐고 묻지는 마세요. 내가 젤 모르겠으니까..

  이 아이들 셋 모두 분유를 먹고 자랐거나 자라고 있는데 특히 위에 아이들 둘은 둘 다 생후 32개월까지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 바람에 (보통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젖병과 분유를 뗍니다) 이 32개월 동안 제가 세척해야만 했던 젖병의 갯수는 하루평균 6개 * 한달 30일 * 32개월 * 2명 해서 총 11520개였어요. 실제로는 이 이상이겠지요.

  후...

  저는 제 몸에 사리가 있다고 믿어요. 아주 작은 한 톨일지라도 분명히 있어요. 요즘은 셋째가 내놓는 젖병을 씻으면서 이모 여기 사리 추가요를 외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적어도 두 톨은 있네요. 근데 이랬는데 알고보니 담석이고 막.. 요로결석이고 막..

  하지만 이 뻘글의 제목이 자장가의 공포잖아요? 젖병 세척의 공포가 아니고요? 씻어 말린 젖병의 횟수보다 더 무시무시한 기록을 자랑하는 것이 제가 지난 5, 6년 동안 불러제껴야만 했던 자장가의 횟수일 거에요. 첫째 둘째가 다행히 젖병은 뗐어도 아직 자장가는 못 뗐어요. 저도 젖병씻는 건 길어야 일이년 안에 끝나겠지만 자장가는 적어도 사오년은 더 불러줘야 해요. 그래서 자장가쪽이 좀 더 어려운 퀘스트에요.그런데 퀘스트 이 자체도 무섭지만 노래를 불러주다보면 노래 그 자체로 무서운 곡들이 종종 있어요.




  - 섬집아기 -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무 생각없이 불러주다가 너무 슬퍼서 자장가로 적합하지 않다고 처음으로 인지한 노래에요. 그런데 이 곡의 멜로디가 자장가로는 또 기가 막히거든요. 놓치지 않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까운 마음에 개사해서 부르기 시작했지요. "엄마가 섬그늘에 전복 따러가면" 이라고요. 하지만 이 노래는 2절이 남아있어요.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ㅠㅠ 저는 이 노래 2절을 한번도 끝까지 불러본 적이 없어요. 부르면 목이 메이고, 부르면 목이 메여가지고 ㅠㅠ 눈물 날라 그래서 참다보면 목에서 염소소리나고 콧물 들이킨다고 훌쩍거리면 그 소리 듣고 애는 각성하고 그래가지고 ㅠㅠ

  미처 다 채우지도 못한 굴 바구니 이고 모랫길 달려오는 엄마 맘이 뭔지 알기 때문에 너무 아프고, 너무 아프니까 너무 슬퍼서 요즘엔 이 노래 안 불러요. 이렇게, 자장가로 많이 불러왔지만 짐짓 살펴보면 이런 식으로 무섭도록 슬픈 노래가 너무 많아요.




  - 엄마야 누나야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섬집아기 노래도 그렇고 이 노래도 그렇고 다들 아빠 어디갔냐 ㅠㅠ 왜 아빠는 모조리 부재중이냐 ㅠㅠ

  이 노래를 시로 읽어도 참 슬퍼요.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너무 따사롭고 사근한 풍경이에요. 그런데 이 두 행이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라는 반복되는 행 속에 갇히면서 지금의 비극을 드러내지요. 강변은 이미 모조리 파괴되어 있는거 아닐까요. 반짝이던 금모래는 검붉은 피로 물들어 있을 것 같고 노래하던 갈잎은 짓밟혀 있을 것 같아요. 살래야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자꾸 자꾸 강조 해보는거에요. 할 수만 있다면 강변에 가 살자고.

  금모래도 여전하고 갈잎도 여전한데 강변은 집값이 너무 비싸 못 사는 거면 그건 또 그거대로 비극이야 ㅠㅠ

  그런데 이 시를 노래로 부르면 이상하게 더 슬퍼요. 작곡을 잘해도 너무 잘한 것 같지요. 그래서 더 이상 안 불러요. 실은 이것도 목이 메여가지고 못 부르는 노래 중 하나에요.




  - 오빠 생각 -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오빤 또 왜 안오냐 ㅠㅠ 징용 끌려갔냐 ㅠㅠ 순사한테 잡혀갔냐 ㅠㅠ

  이 노래는 곳곳이 지뢰밭이에요. 일단 오빠가 말타고 서울 갈 때 어린 여동생에게 약속한 것이 비단 구두라는 것이 너무 슬퍼요. 뭐랄까.. 제일 필요없는 거잖아요. 먹을 것도 아니고 학용품도 아니고 하다 못해 원피스도 아니고. 꼭 발에 꿰는거여야 한다면 운동화도 있고 단화도 있는데. 구두 중에서도 비단으로 맨든 구두라니. 짐승같은 딸이 둘이나 있는 엄마 입장에서는 진짜 쓰잘데기 없는 사치품이에요. 근데 그런 것을, 그런 것이기에 구해다 주고 싶어하며 떠난 오빠의 그 마음과 지금의 행방이라니.

  여동생의 독백도 너무 슬퍼요. 비단구두를 내세우고 있지만 진짜 기다리는 것이 비단구두이겠어요. 저 같이 배은망덕한 인간이면 진짜 비단구두만 기다릴 수도 있는데 노래 속에 여동생은 이 서글픔 기다림을 감춰보려는 거겠지요. 짐작되는 비극을 모른척 해보려는 거겠지요.

  하지만 저는 1행과 2행이 제일 슬퍼요. 오빠가 떠날 때도 논에서는 뜸북새가 울었고 숲에서는 뻐꾹새가 울었던 거에요. 계절이 하나씩 다 지나가고 결국엔 해가 바뀌어 뜸북새는 다시 울고 뻐꾹새도 다시 우는데 오신다던 오빠는 오지 않는거에요. 그래서 당연하게도 저는 뜸북 뜸북까지만 불러도 이미 목에 콱 메여있는 상태기 때문에 이 노래 역시 완창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저는 제가 예로 드는 노래들의 시대적 배경을 전혀 몰라요 사실. 그냥 막 넘겨짚고 혼자 소설쓰고 있는건데 왜 그러냐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아는 척 입 터는게 습관 되버려서 그래요. 이게 세살 때 든 버릇이거든요. 그래서 여든까지 이럴꺼니까 모른 척 해주세요. 근데 이렇게 입 털다 큰 코 한번 다치든 말든 여든까지 살기라도 했음 좋겠당.




  별로 슬프진 않지만 노래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목이 메여서 못 부르는 노래도 있어요.

  - 외갓길 -

  흰눈이 자욱하게 내리던 그 날
  아버지와 뒷산길 외가가던 날
  아름드리 나무 뒤에 뭐가 나올까
  아버지 두 손을 꼭 잡았어요

  아 이 노래는 노랫말도 노랫말이지만 곡이 정말 아름다운데 그 뭐시기냐 동영상을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실은 제가 지독한 컴맹에 기계치에 현대문명과 거리가 먼 크로마뇽인이기 때문에 인터넷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에요. 몇 년 전에 어떤 사람이 저에게 " 언니, 언니 핸드폰 이거 투지에요?" 그러길래 " 투지요? 싸울 때 필요한거요?" 그랬다가 인연 끊긴 게 생각나네요. 멜로디가 궁금하신 분은 검색해보시면 되겠..

  멜로디를 모른다 하여도 가사만으로도 끝내주지 않나요. 우리에게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고 있잖아요. 흰눈이 자욱하던 날, 아버지는 무슨 일이 있어 처가에 가는지, 화자는 왜 데리고 가는지, 큰길 놔두고 뒷산길로 급히 가는 일이 무엇인지, 어머니는 어디에 있는지 등등 여백의 미가 이렇게 뿜뿜한데 또 이상하게 계절적인, 공간적인, 감정적인 심상은 막 벅차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그 무언가가 있잖아요.

  비극의 느낌은 전혀 없어요. 눈이 많이 내려 아내의 부탁을 받고 장모님댁 한번 들여다보러 간다던지, 엄마 보고 싶어하는 아내를 위해 장모님을 모시러 가는 길이라던지, 잠깐 엄마 보러 가있는 아내를 아이과 같이 데리러 간다던지 그런 일상의 느낌인데 그 일상이었던 하루를 수십년이 지나 그때의 외할머니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화자가 다시 아이의 마음이 되어 굽어보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그 일상의 하루는 이제 의미를 띈 소중하고 따뜻한 추억이 되었고 이는 노래를 부르는 우리에게 오롯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이 노래 역시 부르기만 하면 목이 메여 부르지 못하고 있다는 그런 김첨지같은 노래라는 거에요. 곡을 지어놨는데 왜 부르질 못하니..




  그런데 저는 동요만 자장가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요랑 트로트랑 만화주제가까지 두루두루 다 불러제끼는데 이 모든 분야를 통틀어서 제일 놀란 노래가 한곡 있어요.

  - 바위섬 -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 인적 없던 이곳에
  세상 사람들 하나 둘 모여들더니
  어느 밤 폭풍우에 휘말려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바위섬과 흰 파도라네
  바위섬 너는 내가 미워도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
  다시 태어나지 못해도 너를 사랑해
  이제는 갈매기도 떠나고 아무도 없지만
  나는 이곳 바위섬에 살고 싶어라

  몰라.. 이게 뭐야.. 무서워..
  사람들 다 죽였어.. 싹 쓸려갔데..

  어릴 때 아무 생각없이 따라부를 때는 뭔가 아름다운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자장가로 불러주기엔 내용이 너무 무시무시한거에요. 아니 그런데도 이 노래는 왜 이렇게 많이 불리우고 있는거야 하고 검색해봤다가 알게 되었지요. 바위섬이 518 당시 광주를 상징한다는 것을요. 일체의 상식에서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이런 건 항상 나만 모르는 것 같네요.

  어쨌든 이 노래 역시 이제 더 이상 못 부르는데, 첫째로는 5월 18일의 광주는 전혀 서정적이지 않은데 노래 속에서는 무섭도록 서정적이이기 때문에 그 간극이 너무 슬퍼서 못 부르고요. 두번째로는 애초에 우리가 노래할 일이 거기에 있었다는 것이 너무 슬퍼서 못 부르고요. 두 가지 이유에서 못 부르고 있어요.




  사실 제가 제일 애정하는 자장가는 따로 한 곡이 있는데 동요 '반달'을 제가 제 처지에 맡게 개사한 곡이에요.

  원래 반달은 이렇지요

  - 반달 -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지금부터는 예를 들게요. 실제 이름을 쓸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영국 에딘버러 바버톤에 살고 있고 저희집 아이들 이름은 하나, 두이, 석삼이고 저의 시어머니는 김명숙이고 저의 친정엄마는 정옥경이라고 해봐요. 그리고 제가 작년 6월에 셋째 출산을 했는데 그때 시엄마와 친정엄마가 각각 2개월, 4개월씩 끌려와서 뺑이치다가 이제는 가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개사하는 거에요.

  - 반달 -

  푸른 영국 에딘버러 바버톤에는
  하나 두이 석삼 남매 살고 있어요
  명숙이도 옥경이도 옆에 없지만
  어떻게든 굴러간다 서쪽 나라로

  제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서쪽 나라로" 에요.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
이보다 더 희극적일 수 없고 이보다 더 비극적일 수 없는, 우리 다섯 식구의 모습이 딱 들어맞게 표현된 거라서요. 개사 했을 때 기분이가 아주 좋았어요.

  그런데 실은 제가 울면서 gg치는 바람에 며칠 후에 저의 친정 엄마가 다시 도와주러 오세요. 첨에 다시 좀 와달라고 카톡 보냈을 때 엄마가 분명이 읽었는데, 옆에 숫자 1은 사라졌는데, 만 하루동안 답이 없으셔서 엄마한테서도 인연 끊기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와주기로 하셨어요. 뻥카는 아니겠지요. 그래서 요새 다시 창작의 고통에 휩싸여있어요. 셋째 행을 새롭게 개사해야 하는데 기똥찬 가사가 떠오르지 않아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하루하루에요.




  그런데 이거 음악 카테고리에 올리는 거 맞나요..?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01-29 09:20)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65
  • 춫천
  • 으아아악 이 필력
  • 3명은 추천
  • 감성이 넘치십니다!!!!
  • 결말까지 완벽!!
  • 아ㅋㅋㅋㅋ 이 글 너무 좋아요
  • 사랑합니다
  • 글 많이 써주세요. 젭알...ㅠㅠ
  • 본문에서도 개사/작사에서도 닉값 클라스보소..!
  • -_-b
  • 최고.
  • 유비 관우 장비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훌륭한 문학인이 될 수 있을 거에요.
  • 닉값 하시는 분
  • 셋째는 추천이야
  • 웃기고 슬퍼요
  • 이걸 이제야 보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
  • 으잌ㅋㅋㅋㅋ 왜 이 글을 이제 봤죠ㅎㅎㅎ
  • 자구를 부탁해~!! 고생많으십니다.
  • 아마 화자가 강변에 살고 싶었던 건 동서울 터미널과 강변역이 있어서....


앜 ㅋㅋㅋㅋ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도 애들 자장가 부르다 보면 오만생각이 다 들었는데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신 부분도 있네요 ㅋㅋ

저희 애들은 특이한 자장가 취향이 있었는데요. 첫째는 김광석 노래를 들으면 잘 잤어요. 항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요나 다른 노래들에 비해 김광석 노래를 들으면 더 잘 잤던거 같아요. 와이프랑 둘이서 농담으로 이거 광석이형 제사라도 지내드려야겠다고 했던 기억이... 요샌 많이 커서 자장가가 필요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요. 특히 서른즈음에(...) 를 들으면 잘 자더라고요.
둘째는... 동요나 애니메이... 더 보기
앜 ㅋㅋㅋㅋ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도 애들 자장가 부르다 보면 오만생각이 다 들었는데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신 부분도 있네요 ㅋㅋ

저희 애들은 특이한 자장가 취향이 있었는데요. 첫째는 김광석 노래를 들으면 잘 잤어요. 항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요나 다른 노래들에 비해 김광석 노래를 들으면 더 잘 잤던거 같아요. 와이프랑 둘이서 농담으로 이거 광석이형 제사라도 지내드려야겠다고 했던 기억이... 요샌 많이 커서 자장가가 필요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요. 특히 서른즈음에(...) 를 들으면 잘 자더라고요.
둘째는... 동요나 애니메이션 노래를 불러주면 씐나하길래(...) 최대한 재미없고 지루한 노래를 불러야겠다 싶어서 교가(....) 와 군가(........)를 불러줬는데 매우 잘 자더라고요. 당장 어제만 해도 낮잠 안자겠다고 버티면서 온갖 잠투정을 다 부리길래 간만에 들쳐업고 교가와 군가 리사이틀을 했는데(.....) 플레이리스트 2회차 접어들기 전이 곯아 떨어짐 ㅋㅋㅋ 참고로 플레이리스트 순서는 제가 살아오면서 만난 순서입니드. 초-중-고-대-훈련소-자대-10대군가 (...) 뭐 대충 이런 식. 가끔 본문에 쓰신 동요들을 불러주기도 하는데 역시 안자고 듣고만 있더라고요.


참 자장가 하니 생각나는게 데드스페이스라는 게임이에요. 그거 예고편(...) 에 나오는 노래가 무려 twinkle twinkle little star 인데 그렇게 호러블 할 수가 없......
문득 생각해보니 자장가 멜로디나 가사들은 살짝 비틀면 무척 호러블한게 꽤 많더라고요. 본문에 예로 드신 섬집아기라던가(.....) 매우 조용한 곳에서 굵직한 남자 목소리나 나직한 여자 목소리로 매우 느리게 부르면 그렇게 섬뜩할 수가 없......

아참 그리고 그당시 노래들에 부친지 부재한 이유는 많이들 죽어나가서(....)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일나가신 분들도 많겠지만 실제로 많이들 죽어나가던 시대라.... 보통 자녀가 많던 세대인데 노래에서 종종 등장하는 가족의 모습은 아이가 한둘인듯 한 뉘앙스가 들곤 하는데 (섬집아기라거나..) 그 시대에 아이가 하나 밖에 없다면 보통은 조기에 부친이 부재하신 경우가 많죠.....
1
문학소녀
헐.. 글 올리고 너무 늦어 바로 자러갔던건데 일어났더니 세상이 바뀌어있네요 ㅋㅋㅋ

저희 애들도 특별히 잘 자는 곡이 있어요. 심수봉 선생님 노래 부르면 바로 몸에 힘이 풀리면서 잠 자는 쪽으로 모드가(?) 잘 바뀌는 것 같아요. 근데 대충 부르면 엄청 버둥거리면서 까불기 시작하고 초집중 해서 진짜 구성지게 불러야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음치 어미는 매일 수치심을 느낍니다 ㅋㅋㅋㅋㅋ. 애들 아빠도 꼭 군가를 부르던데 다양하게 자주 부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부르면 제가 듣고 외워서 남편이 곤히 자고 있을 때 귀에다 대고 불러주거든요 ㅋㅋㅋ.

리플 참말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ㅎㅎ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편 되시는 분 주무실 때 군가 불러주는 거 너무 웃겨요 ㅠㅠㅠㅠㅠ 아 글쓴 분같은 친구 있으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문학소녀
히히 인터넷 상에서는 단점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용 실제의 저는 찌질하고 사회성 제로의 별로인 아줌마입니당 사람 다 똑같지요 뭐 ㅎㅎㅎ 근데 칭찬 들으니까 기분은 좋당 히히
섬집아기는 진짜 그런 일화가 있다고 들었고
강변 살자는 '역시 부동산은 강변이지' 라고 생각한 제가 타락한거군요... (쿨럭)
9
소맥술사
부동산 강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웃 빵!
맥주만땅
엄마가 잠실이나 잠원, 압구정에 땅 샀어야...
다람쥐
금모래빛 땅이 땅값이 금값이 된걸 비유하는게 아니었나요?!ㅋㅋㅋ
2
사나남편
그래서 낙동강변에...
문학소녀
https://blog.naver.com/dlgydud17/221058760969
헐.. 실제 사례에서 지어졌군요 더 무섭고 더 슬프다 ㅠㅠ
저거 실화 아니고 도시전설이에요 믿으시면 안됨 -_-

“2010년대에는 한인현이 어촌의 소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을때 일어난 일이라느니 1969년 한인현씨 사망후 한 회고록에 실린 실화라는 괴담이 돌고 있으나 모두 도시전설에 불과하다. 한인현의 경력을 보면 함흥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42년 경기도 여주군 가남초등학교에서 교사를 지내서 어촌에서 교사를 한적이 없으며 1950년 4월 소학생에서 시가 발표되었다. 광복 이후에도 서울에서 교사를 재직하였다. 또한 언급되는 한인현 사망후 한 회고록은 존재 여부가 불분명하며 당시 韓寅鉉(한인현)기념사업회등 다른 공식 기록에서 언급되지 않는다.”
혼돈의카오스
넘치는 감성 저에게도 나누어주세요!! ㅎㅎ
문학소녀
억 ㅋㅋㅋ 저는 저처럼 메마른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사는데용 ㅋㅋ
헬리제의우울
오빤강변스타일
3
문학소녀
ㅋㅋㅋㅋㅋ 엄마는 왜 진즉에 강변에 집을 안 사놔가지고 애가 살고싶다고 살고싶다고 노래를 부르게 했을까요 ㅋㅋ
정말정말정말 재미나게 잘 읽었어요.
월요일 아침이 즐겁습니다ㅎㅎㅎㅎㅎ
문학소녀
오 ㅎㅎ 감사합니다 아 이런 칭찬 너무 기분 좋네요!!
사랑하는홍차에게
엌ㅋㅋㅋㅋㅋㅋ잘 읽었습니닼ㅋㅋㅋㅋ문학소녀님 글 너무 좋아요ㅋㅋㅋㅋ 동요랑 만화영화 주제가 중에 섬뜩한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ㅋㅋㅋ동화도 가끔 보면 섬뜩...ㅋㅋㅋ

외갓길 영상 달아드립니당ㅋㅋㅋ
https://youtu.be/bsu_iFpJh4s
문학소녀
아니 빌 게이츠세요? 동영상 어떻게 하신거에요? ㅋㅋㅋㅋㅋ

만화영화도 보면 노상 엄마 죽고 없고 아빠 죽고 없고, 동화도 보면 노상 애 버리고 물거품되고, 장난 아닌 것 같아요 ㅋㅋ
호라타래
미친필력... 엉엉 누님 절 가져요
1
문학소녀
아이고 난 남편이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마어마한 칭찬 감사합니다!!
진짜 미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쟈철에서 지금 몇번을 터졌는지 모르겠네옄ㅋㅋㅋㅋㅋ 글 더 자주 써쥬세여 젭알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어떻게든 굴러간다 서쪽나라로 8ㅅ8/ !!!! 저도 문학소녀님도, 화이팅입니다!
1
문학소녀
데굴데굴 떽데굴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더 이상 글 쓸 껀덕지가 없어용 ㅠㅠ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진짜 노래가사 은근 슬픈게 많지요.

저희 큰애는 섬집아기 불러주면 슬프다고 울었답니다.. 근데 이 노래의 멜로디에서 슬픔을 느끼는게
보편적까진 아니어도 은근히 많은 아기들이(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연령대의 아이들) 보이는 현상이라서 더 신기했습니다.
둘째는 섬집아기 부르면 가사를 아빠 오빠로 굴을 똥..-_-으로 바꾸라고 킥킥 대며 잠이 안듬..

저도 엄마야 누나야 되게 슬픈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강변이 파괴되었다고 생각한게 아니라
엄마 누나가 다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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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진짜 노래가사 은근 슬픈게 많지요.

저희 큰애는 섬집아기 불러주면 슬프다고 울었답니다.. 근데 이 노래의 멜로디에서 슬픔을 느끼는게
보편적까진 아니어도 은근히 많은 아기들이(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연령대의 아이들) 보이는 현상이라서 더 신기했습니다.
둘째는 섬집아기 부르면 가사를 아빠 오빠로 굴을 똥..-_-으로 바꾸라고 킥킥 대며 잠이 안듬..

저도 엄마야 누나야 되게 슬픈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강변이 파괴되었다고 생각한게 아니라
엄마 누나가 다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ㅠㅠ

저도 자장가 레파토리가 얼마 안되서 나중에는 아무 노래나 가사만 자장자장으로 바꿔서 불렀습니다 ㅋㅋㅋ
싱잉인더레인 같은 노래 가사를 '자~장 자아장 자~장 자아장 자~자자자 자장자장'이렇게 부른다거나..
문학소녀
오 큰아이가 감수성이 풍부하군요 저희 위에 애들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개똥벌레인데 가사나 멜로디에 감화를 받았다기 보다는 똥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제일 좋아하고 있어요 에라이 ㅋㅋㅋㅋㅋ 근데 제로스님.. 엄마랑 누나 죽이지 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도 죽고 없는 것 같은데 애만 남겨두려고 하시다니.. ㅋㅋ

아 저는 모든 가사를 둥기둥기로 바꿔요 종종 모두 외쳐 둥기둥기!!
다람쥐
서쪽나라로 굴러가지 마세요
동쪽으로 오셔야죠 ㅠㅠㅠ 그래야 할머니들께 손주들을 맡겨드림 ㅠㅠㅠㅠ
아 아닌가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걸어나가면~
온세상 할머니를~ 다만나고 오겠네~
문학소녀
ㅋㅋㅋㅋㅋ 이곳은 서해도 아니고 동해도 아니여 또 이곳은 서해도 되고 동해도 되야 ㅋㅋㅋ

이제 이틀만 더 버티면 친정어무니가 옵니더 버티자!!
세인트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뺨을 스치면
따스하던 XX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

하지만 그는 호빵을 먹을수가 없어 이제 더 이상 먹을수가 없어... ㅠㅠ
문학소녀
ㅋㅋㅋㅋㅋ 호빵 참 좋아하는데요 특히 임신중에 호빵 속에 고기소 들은 거 그게 참 먹고 싶었다지요 ㅠㅠ
고기써는 개장수
아버지는 이미 일하러 가서....

그런데 굴을 전복으로 바꾼건 전복이 비싸서인가요?
사나남편
굴먹고 넷째가면 안되서 그런거 아닐까요?
2
문학소녀
그쵸그쵸 이왕 따서 내다팔 거 단가 쎈거 따라고.. ㅠㅠ
근데 전복은 갯벌에서 딸 수 없고 물질해야 딸 수 있는 거 맞나요? 그런가 싶지만 시적허용으로 불러보았지요! ㅎㅎ
자공진
글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보답(?)으로 노래 추천드립니다. ㅋㅋㅋ https://youtu.be/th-UB1nX6js
문학소녀
캬 이 노래도 참말 좋지요!! 잊고 있었어요!! 오늘부터 요것도 리스트에 올려보겠습니당
근데 어린이 목소리가 정말 옥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것 같네요 저는 음치에다가 꺼끌꺼끌한데.. 제가 노래하는 나무는 가시나무인걸로..
Erzenico
https://youtu.be/9BoFyDlbit8
섬집아기 단조버전

섬집아기 단조버전...
1
문학소녀
아니 이 분.. 울리지 말라고요 저를.. ㅋㅋㅋㅋㅋ
얼그레이
넷째는 없으신가요........?춧천
문학소녀
절대 절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집으로 이사가게 되면 멍멍이나 야옹이를 입양할 생각입니당 ㅎㅎ 걔들이 저의 넷째 혹은 다섯째가 될 예정이에요
그런데
전 반달과 달맞이, 겨울나무를 많이 불러주었지요.
전 가사에 치중하는 스타일이라 2절 3절이 있으면 다 불러봅니다.

달맞이 노래는 아가야 나오너라로 시작하는데
들은 말로 동무야 나오너라 였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동무란 말을 북한에 빼앗긴 건 아무래도 아쉽지요.
동무야 나오너라 하면 친구랑 달밤에 놀러가는 느낌인데 반해
아가야 나오너라가 되면 엄마가 애 대리고 나가는 느낌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겨울나무 가사는 이렇습니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이 겨울... 더 보기
전 반달과 달맞이, 겨울나무를 많이 불러주었지요.
전 가사에 치중하는 스타일이라 2절 3절이 있으면 다 불러봅니다.

달맞이 노래는 아가야 나오너라로 시작하는데
들은 말로 동무야 나오너라 였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동무란 말을 북한에 빼앗긴 건 아무래도 아쉽지요.
동무야 나오너라 하면 친구랑 달밤에 놀러가는 느낌인데 반해
아가야 나오너라가 되면 엄마가 애 대리고 나가는 느낌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겨울나무 가사는 이렇습니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이 겨울을
바람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평생을 살아가도 늘 한자리
세상의 소식도 바람께 듣고
꽃피는 봄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그런데 겨울 나무 노래를 부르면 왜인지 고향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나이가 들면 점점 더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는 느낌이 든달까요.

애들이 좀 큰 요즘은 노래를 불러주면 더 귀를 쫑끗세우고 안 자기 때문에
자연스레 자장가를 끊었습니다.
가사를 자꾸 꼬치꼬치 캐물어요.
돛대 삿대 이런걸 설명하려면 하는데, 설명하다보면 잠을 도로 깨우게 되니까요.
문학소녀
그런데님 좋은 양육자이십니다.. 저는 가사 물어본다고 안 누워있고 자꾸 고개 빤딱빤딱 들어대면 아 좀 입 다물고 그냥 들어 안 그럼 엄마 그냥 간다 이러고 나오거든요 ㅋㅋㅋㅋㅋ 반성합니다..

그렇네요 겨울나무 가사를 곰곰이 감상해보니 고향 어머니같아요. 이청준 선생님의 단편 '눈길'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좋은 감상 감사드립니다!!
Erzenico
어떤날 - 그런 날에는

이 노래도 자장가로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
문학소녀
아 그룹 이름이 어떤날이고 노래 제목이 그런 날에는 인건가요?
찾아보고 감상해보겠습니다 ㅎㅎ
Erzenico
ㅎㅎ 네 들어보시면 아마 아실거 같아요.
세인트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가사 이야기 나온김에
국내 과자 CM송들 보면 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과 우정의 상징 
양파로 만든 양파링 
벗겨도 벗겨도 변함없고 
먹어도 먹어도 깊은 그맛 
몸에좋은 양파 맛있는 양파링 
먹을수록 좋아요 농심 새우깡

이라던가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아이 손 어른 손 자꾸만 손이가
언제든지 새우깡
어디서든 맛있게
누구든지 즐겨요
오리온고래밥

같은거말이죠.
근데 사랑과우정의상징을 왜 벗겨먹어야하는진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 더 보기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가사 이야기 나온김에
국내 과자 CM송들 보면 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과 우정의 상징 
양파로 만든 양파링 
벗겨도 벗겨도 변함없고 
먹어도 먹어도 깊은 그맛 
몸에좋은 양파 맛있는 양파링 
먹을수록 좋아요 농심 새우깡

이라던가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아이 손 어른 손 자꾸만 손이가
언제든지 새우깡
어디서든 맛있게
누구든지 즐겨요
오리온고래밥

같은거말이죠.
근데 사랑과우정의상징을 왜 벗겨먹어야하는진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
문학소녀
ㅋㅋㅋㅋㅋ 그러게요 ㅋㅋㅋ 자매품으로 어머님 은혜랑 스승의 은혜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아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ㅋㅋㅋ
2
쩐....다.
너무 좋아요.
문학소녀
오 ㅋㅋㅋㅋㅋ 극찬 감사합니다!! 칭찬 쩐다!!
키티호크
음~, 포스트모던의 귀환!
문학소녀
오잉? 어떤 부분 어떤 의미로요? ㅎㅎ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좀 더 자세히 속마음을 풀어주시면 참으로 감사하겠사와요!!
키티호크
우선 재밌지 않은 답글이 될 것 같아 죄송^^;
초스트모더니즘의 키워드들로만 볼 때,
구조에의 주목과 그 핵에 대한 반권위적 해체와 재구성... 이런 부분들이 글에 잘 녹아있어 약간의 유머코드를 섞어 썼는데 유머가 아니...
아~, 저도 문학소녀님의 글솜씨가 부러워요. 대단하세요
1
문학소녀
저는 어제부터 참말 얼떨떨합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고 키티호크님도 그렇고 글솜씨를 칭찬해주시는데 평소에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칭찬이거든요 ㅋㅋㅋ 하지만 이런 칭찬 언제 들어보겠습니까 이렇게 많은 분들한테!! 감사히 여기며 즐겨보렵니다!!

그건 그렇고 설명이 정말 탁월하시네요 한번에 이해되었어요 ㅎㅎ 저렇게 어려운 말이 많은데도 생각하신 의미가 파악이 되네요 재밌었습니다 감사해요 ㅎㅎ
키티호크
고급영업하시는 분들 세계에 그런 표현이 있어요. ‘성공체험’이라고. 아주 사소하든 고귀하든 ‘성취’의 경험이 마치 작은 점에서 빛이 생겨나듯 커지고 커져 주변을 밝히는 빛, 에너지로 주변을 밝힐 거라는...
문학소녀님, 이미 성공하셨어요.
나눌만큼 성공하셨어요.
그 에너지를 기억하세요!
문학소녀
성공체험!! 진짜 멋진 말이네요!! 마음속이 새겨놓을게요 ㅎㅎ
전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로 시작되는 동요가 그렇게 무섭더라구요
문학소녀
아 ㅋㅋㅋ 그러게요 꽃그늘 아래 뭐가 있길래 덜덜덜 사체라도 있는가 덜덜 ㅋㅋㅋㅋㅋ
육아로 바쁘시겠지만 글 자주 써주세요! ㅋㅋㅋㅋㅋ 진짜 오랜만에 웃었어요.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문학소녀
ㅋㅋㅋ 웃으셨다니 제가 다 기분 좋네용 감사합니당
필력 최고신데요. 우울한 출근길을 기분좋게 만들어주셨어요 ^^
문학소녀
아니 출근길이 우울해서야 됩니까 여쭤보려다가 생각해보니 출근길이 우울하지 않으면 그게 출근길인가 싶어요.. ㅠㅠ 칭찬 감사합니다! 화요일 하루 기분좋게 시작하세요!
Darwin4078
'저는 아이가 셋이 있어요. 왜 셋이나 있냐고 묻지는 마세요. 내가 젤 모르겠으니까..'

첫줄부터 터졌습니다. 이시대의 진정한 애국자, 문학소녀님...ㅠㅠ
문학소녀
원래 계획은 다섯명이었는데 이제서야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애 셋 있으니 애국자 소리를 자동으로 듣는데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중딩때 다들 금모으기 운동할 때 반에서 혼자 타이타닉 보러갔다가 매국노 소리 듣기 시작한후로 애국과는 거리가 먼 줄 알았는데요 ㅋㅋㅋㅋㅋ
오렌지플래닛
글 좋아요 너무너무 좋아요
아니 '너무'는 조금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을수 있으니 무진장 좋아요 ㅎㅎ 육아일기 또 써주세요
문학소녀
아니 그런데 닉네임 왜 이렇게 상큼하십니까 ㅋㅋ

그런데 육아일기는 사실 너무 어렵습니다 뭔가 쓰려면 아이들을 다 재워놓은 후인데 그때 육아일기를 쓰면 아이들을 또 다시 상기시켜야 하거든요 이제 재워서 꼬라지 안 봐도 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주제로 티타임에 글 써보렵니다 ㅋㅋㅋ
발타자르
넘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기억 깊은 곳에 있던 노래 하나가 떠올랐어요.
"누이와 살던 어릴 적 거기 낡은 여관방이 떠올라. 온종일 엄말 기다리던 대문에 앉아 달빛에 누워 부른 노래 내 눈물로 부른 노래"
"한밤 지나면 데리러 온다던 그 말 나는 믿었어 바보같이"
이런 가사의 노래이고 이 가수는 정규 앨범 하나 내고 이렇다 할 활동을 안 했는데, 동요 속에 잠재된 비극성이랄까 고아의식 같은 걸 인디포크 스타일로 끌어온 노래들이 앨범 안에 많았던 것 같아요.

https://youtu.be/55hkfl5uYl4
낡은 여관방 - 이다오
문학소녀
아니 가사 왜 이렇게 비극적이에요? 담담하게 회고해서 더 슬프네요 ㅠㅠ
와중에 곡은 또 신나구.. 대비되어서 더 극적이구..

덕분에 좋은 가수? 그룹? 알아가네요 제가 디게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ㅎㅎ
Algomás
한편의 자전적 소설을 보는 느낌이에요....? 는 자기 이야기잖아?? 자장가는 무섭군요...
문학소녀
ㅎㅎ 곳곳이 지뢰밭입니다 신난다고 생각한 아기염소조차 가만히 들여다보면 엄마아빠 염소는 없어여 ㅠㅠㅠㅠ
문학소녀의 귀환~ 환영합니다. :)저는 음치라서 아이들이 음정을 틀리게 배울 것 같아서 두 세 가지만 부르다가 일찍 졸업시켰어요. 속성으로 졸업... 젖병은 식기세척기에 넣고 돌리세용...엄마한테 맞춰야지 아이들한테 맞추면 안된다는 ... 아이들이 엄마따라서 적응해와야하는 울 아이들 넘 불쌍하지만...서바이블 모드가 가끔 편할때도 있는듯 싶어요.:)
문학소녀
아하하 저도 진짜 심각한 음치인데요!! 근데 그냥 막 꽥꽥 불러줘요 ㅎㅎ 제 엄마랑 이모도 진짜 한숨이 절로 나올만큼 음치인데 옛날에 아이들이 어릴 때 엄마랑 이모가 봐주시러 오셨는데 저는 부엌에서 설거지 하고 있고 두 분이서 아이들한테 자장가를 불러주는데 아 진짜 답이 없더라고요 두사람 모두 그럴 의도는 없는데 각자 마구잡이로 부르니까 화음생기고 돌림노래되고 ㅋㅋㅋㅋㅋ 절레절레.. 근데 이런 혹독한 환경에서 커도 한명은 음치에 박치인데 한명은 박자도 정확하고 음정도 정확한걸 보고 타고 나는 건가보다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 자신있게 꽥꽥 불러줍니다.. ㅋㅋ
오후의 홍차수정됨
ㅎㅎㅎ 이런 명문을 이제서야 영접했네요 ㅎ 저는 섬집아기 노래를 심지어 가르쳤거든요(예전에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곡이었습니...지금은 모르겠습니...) 근데 악기연주랑 가창에만 신경쓰고 단한번도 가사를 음미해본 적이 없었어요. 근데 만 42세에 간신히 아가를 낳아서 조리원에서 아가를 안고 섬집아기를 불렀는데 너무 슬퍼서 대성통곡을 했지 뭐예요ㅜㅠ 근데 지금은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까지 부르다보면 도무지 안 자는 제 딸한테 진심 화가 납니다. 그래서 그다음 부분은 잊고 '아무개야 엄마는 섬집아기의 엄마가 넘 부럽네. 엄마가 ... 더 보기
ㅎㅎㅎ 이런 명문을 이제서야 영접했네요 ㅎ 저는 섬집아기 노래를 심지어 가르쳤거든요(예전에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곡이었습니...지금은 모르겠습니...) 근데 악기연주랑 가창에만 신경쓰고 단한번도 가사를 음미해본 적이 없었어요. 근데 만 42세에 간신히 아가를 낳아서 조리원에서 아가를 안고 섬집아기를 불렀는데 너무 슬퍼서 대성통곡을 했지 뭐예요ㅜㅠ 근데 지금은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까지 부르다보면 도무지 안 자는 제 딸한테 진심 화가 납니다. 그래서 그다음 부분은 잊고 '아무개야 엄마는 섬집아기의 엄마가 넘 부럽네. 엄마가 없어도 혼자서 곤히 잠든다니 이런 아가를 둔 엄마는 복받았네. 섬집아기네 엄마는 삼대가 공덕을 쌓았든지 아님 전생에 독립운동을 하셨나... 그럼 아무개를 자식으로 둔 엄마는 전생에 을사오적이었나벼...' 대충 이렇게 중얼대고 있으면 남편이 눈살을 찌푸리며 무슨 개소리를 하고 있냐며 차라리 자기가 재워보겠다며 애기를 데려갑니다. Profit!! 개이득!!!
그리고 언젠가 남편 왈 왜 애들 노래엔 엄마만 자주 나오냐 불만스럽다 라고 하길래 섬집아기를 비롯 몇몇 노래를 엄마를 모조리 아빠로 바꿔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노래가 망하더군요. ㅎㅎ 섬집아기 같은 경우 엄마가 애기 놔두고 굴 따러 갔다 그러면 비록 요즘 기준으로 아동학대(?)일망정 얼마나 마음이 아픕니까...? 근데 아빠가 애기 놔두고 굴 따러 갔다...고 해봤자 마음이 아프긴커녕 그럼 애 업고 굴 따러 가는 아빠가 있으려고? 또는 아빠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라는 생각만 드는 겁니다. 그래서 아빠등장프로젝트는 무산되었습니다. 설거지 하고 와서 제가 무서워하는 동요에 대해 답글 이어서 써볼게용 ㅎㅎ
문학소녀
어머님 설거지 하러 가신다고 이렇게 재미있는 리플이 끊기다니요 ㅎㅎ 저도 애들 씻기고 재우고서야 돌아와 앉아 읽고 있습니다 ㅎㅎ
오후의 홍차
귀여운 꼬마가 닭장에 가서 암탉을 잡으려다 놓쳤다네
닭장 밖에 있던 배고픈 여우 옳거니 하면서 물고갔다네
꼬꼬댁 암탉 소리를 쳤네 꼬꼬댁 암탉 소리를 쳤네
귀여운 꼬마가 그꼴을 보고 웃을까 울을까 망설였다네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노래내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옷을 입고 새콤달콤 향기풍기는 멋쟁이 토마토(토마토!)
나는야 주스될 거야(꿀꺽) 나는야 케찹될 거야(찌익) 나는야 춤을 출 거야(헤이!) 뽐내는 토마토(토마토!)
현직 대한민국 육아... 더 보기
귀여운 꼬마가 닭장에 가서 암탉을 잡으려다 놓쳤다네
닭장 밖에 있던 배고픈 여우 옳거니 하면서 물고갔다네
꼬꼬댁 암탉 소리를 쳤네 꼬꼬댁 암탉 소리를 쳤네
귀여운 꼬마가 그꼴을 보고 웃을까 울을까 망설였다네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노래내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옷을 입고 새콤달콤 향기풍기는 멋쟁이 토마토(토마토!)
나는야 주스될 거야(꿀꺽) 나는야 케찹될 거야(찌익) 나는야 춤을 출 거야(헤이!) 뽐내는 토마토(토마토!)
현직 대한민국 육아중인 모든 이가 알고 있을 것 같은 노래 토마토도 저는 듣자마자 뭥미? 했습니다. 토마토가 스스로 주스와 케찹이 되겠다니 무섭지 않나요? 아기돼지가 자기 입으로 나는 베이컨 될거야 돈까스 될거야 보쌈 될 거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고, ㅎㄷㄷ 무섭지 않냐고 했더니 남편 및 주위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봅니다...
이거 말고도 많은데 케텍스 예매할 시간이 되어서 이만 줄입니다 문학소녀님 닉넴에 걸맞는 즐거운 글 ㅎㄷㄷ한 필력 감사합니다^^
문학소녀
그쵸 그쵸 저도 콩순이 노래교실에거 토마토 노래 첨 듣고 헐!! 그랬어요 ㅋㅋ 와중이 꿀꺽! 찌익! 이런 추임새가 더더 호러고 막 ㅋㅋㅋㅋㅋ 와중에 보쌈이 먹고 싶네요.. ㅠㅠ 케티엑스 성공하셨길!! ㅎㅎ
제로스
어른들은 토마토 노래를 듣고 아니 앞에선 주스되고 케찹되는데 그 다음엔 춤을 춰..? 난 슬플 때 힙합을 추나 같은 반응이 많습니다. ㅋㅋㅋ
문학소녀
아 ㅋㅋㅋㅋㅋ 슬플 때 힙합 추는 그 소년 이름이 뭐였죠 한겸이었던가? 추억이 방울방울 ㅎㅎ
제로스
저도 이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ㅎㅎㅎ
문학소녀
검색해보니 천계영의 언플러그드 보이라는 만화 속 현겸이의 대사 맞네요 제 중딩 때 사흘동안 짝사랑 했던 현겸이!! ㅋㅋㅋ
키티호크
그러고 보면 참으로 희안하네요.
근현대사의 아픔, 한의 정서가 가득한 노래들을 듣고 자란 이들이 유신의 극복, 광주항쟁, 민주화투쟁, 월드컵, 광우병 촛불, 박근혜에 대한 저항..... 이런 것들을 이뤄낸 사람들이라니.

곰곰히 생각하니 놀랍네요.
문학소녀
ㅎㅎ 제가 본문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입 터는게 버릇이라고 했는데, 또 버릇이 나와보면요 흐흐흐, 그런 노래들을 듣고 자라서 오히려 이 모든 것들을 이뤄낼 수 있었을지도요? 뭐랄까, 아픔이 있어봐야 한이 내재되있어야 분노도 잘 벼무리도 환희도 기가 맥히게 표출하고 용기도 잘 취합하고 그런 것 같더라고요.
키티호크
ㅋㅋㅋ
빠르게 설득되네요.
잼나요 ^^
문학소녀
ㅋㅋㅋㅋㅋ 고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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