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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8/04 18:52:33수정됨
Name   nickyo
Subject   욕망의 자극

최근 먹방을 규제한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비만인구가 늘고 대사질환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시대에 먹방을 비롯한 소위 푸드포르노가 사람들의 식생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다양한 영역에서 개인을 어느정도 규제하는 편이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영역도 그렇고 일의 영역에서도 그렇다. 먹방 역시 그런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규제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예전에는 외부자극과 개인 행동에 있어서 개인이 영향을 받는것이 무척 적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게임과 폭력성의 관계, 성인물과 성충동의 관계, sns와 과시욕의 관계, 드라마와 기호선호의 관계같은 것들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좀 생각이 달라진 탓이다.

적절한 교육을 받고 아주 평범한 시민이라면 다양한 외부자극, 꾸며진 상태에 대해 현실감각을 통해 중심을잡고 그것을 외부화하여 소비할 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은 늘 다양한 상태로 변하기 마련이고, 그 와중에 현대는 너무 자극적이다. 나는 오늘 성 충동을 느낄만한 광고를 몇 건, 입맛이 당길 맛있는 음식을 몇 가지, 놀러가고 싶은 장소, 사고 싶은 물건, 해보고 싶은 게임따위의 것들에 이미 노출되었다. 어떤것은 좀 더 흥미를 이끌었고, 어떤것은 좀 더 참기가 쉬웠다. 아마도 사람마다 이러한 자극은 그때그때 다른 강도로 다가갈 것이다. 그 사람의 상태에 따라서 자극의 효과 역시 바뀔것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이러한 자극들, 약간은 비정상적이지만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것들. 엄청나게 많은 설탕과 지방이 들어간 푸드포르노, 평범한 성 이상의 것들을 표현하는 성인물, 과도한 폭력성을 연출하는 게임들, 이 외에도 다양한 광고들은 자기 스스로에대한 적절한 통제력과 외부에대한 적절한 현실감각 없이는 쉽게 변질되어 욕망이 날것 그대로 내재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외부자극에 대한 적절한 대처는 개인마다 다를것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자존감,자기효능감을 비롯한 스스로에 대해 신뢰하는것과 외부의 것들을 비교적 냉정하게 거리둘 수 있는 사회적 교류경험이나 감각일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이러한 기능을 잘 기를수 있는 환경일까 하면 나는 조금 부정적인 편이다. 아주 어릴적부터 노출되는 자극적인 컨텐츠들과 과도한 sns의 확산, 정보노출의 확대와 일상적 경쟁의 심화나 빈부격차의 확대 등은 건강한 정신을 기르기도 전에 쏟아진다.

물론 건강한 정신을 기른다는 것은, 그리고 기른다고 나아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거가 있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외부의 자극에 대해 늘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중심을 잃게 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런 과장된 컨텐츠는 도리어 현실감각으로 포장될수도있다.

욕망의 자극이라는게 어디까지 정상적이고 어디까지가 비정상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있다. 그렇지만 개인이 욕망의 자극에 대해 과연 충분히 독립적이고 현실적인가 하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오늘은 괜찮았다면 내일은? 그 다음은? 또 이 부분에서 참았던 것들이 다른 곳에서 더 강하게 터진다면?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스스로를 어느정도 파괴할 권리? 내지는 행위에 대해서도 적당한 용인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것들은 나 뿐만 아니라 남을 파괴할수도 있다. 이것들은 범죄이며 처벌의 대상이겠지만, 모든 범죄는 결국 사후적이고 완전한 회복은 늘 그렇듯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욕망을 자극하는 노골적인 것들에 대한 규제를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반대하진 않는다. 당장 나부터도 인터넷 사이트에서 마주치는 성인물 광고들이 깨끗하게 사라지면 하루가 서너배쯤 평화로울거 같기도 하고. 그치만 뭐랄까, 그 정도의 자극들은 알아서 조절해야지 라는 말도 일리가 있어서.. 어려운 문제라고 느껴진다. 어떤 것을 규제한다는 것은 늘 다른 행동효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니까. 다만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생각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역시 과거에비해 무척 어린연령부터 너무 다양한 컨텐츠에 노출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엊그제 피시방 옆자리에는 가방에 초등학교 문제집?이 들어있는 학생이 유투브로 좀 질척한? 불건전한? 아프리카 방송 같은걸 보며 키득대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어릴때 18x닷컴도 드나들었고, 중1때 같은초등학교를 나온 여자애들이 만든 프리챌클럽에는 애들이 어딘가에서 퍼온 서양 노모 포르노가 즐비했으니까 그게 그건가 싶기도하지만. 그러고보니 걔들은 뭐하고 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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