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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8/08 13:08:51수정됨 |
Name | 다람쥐 |
Subject | [단상] 결혼을 수선하다. |
저는 연애를 시작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프로포즈를 받았습니다. 그 후 결혼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프로포즈 반지를 받고 어느새 10년 정도 시간이 흘렀어요. 저는 반지를 받고 첫 아이를 가지고 배가 부르기까지 반지를 거의 빼지 않았었고 10년동안 5번이나 수선을 했습니다 폴리싱-큐빅교체-사이즈늘림-안막음-사이즈늘림, 그리고 그때그때마다 재도금. 그 수선의 역사를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계속 끼고 있으려고, 그때그때 취향과 필요에 맞춰 계속 수선한거에요. 오늘 이 반지가 저에게 말하네요. 너는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얼마나 수선을 했니? 반지는 불편해지면 깎고 다듬고 흠을 메우고 장식도 교체하면서 계속 몸에 지니는 것이 당연했는데 나는 결혼관계를, 부부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였니? 일단 혼인신고서를 제출하면 당연하게 지속되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아무런 노력 없이 서로를 불편하게 방치하였던 것은 아닐까요. "서로를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안 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라고 말하였지만 불편해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면 바꿔야 했던 건 아닐까요. 그리고 바꿔야 했던 건 결혼도, 관계도 아닌 나 자체였던걸까요. 오랜만에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제 반지와 똑같이 생긴 남편의 반지를 꺼내 보았습니다. 검고 작은 상자 속에 들어 있던 반지. 거의 끼지도 관리하지도 않아 빛을 잃은, 하지만 그사람이야말로 우리의 결혼을 위해 스스로를 많이 수선한 사람이에요. 처음 결혼을 결심한 때로부터 십여년이 지났는데 지금의 제가 그때의 남편보다 더 나이를 먹었네요. 그사람은 그 사람의 삼십대를 온전히 저랑 보냈군요. 참 좋은 나이인데. 그사람은 그 좋은 시절을 잘 누렸으려나. 그사람이 사랑해서 결혼을 결심하게 했던 저의 사랑스러운 면들, 지금은 흔적은 있을까요. 제 반지는 어디에서든 반짝반짝 빛나는데 정작 저는 탁해지고 흐려져서 함께 하기 불편해진 것 같군요. 그분은 말많은 저를 좋아했는데 지금 저는 집에선 말 한마디도 없네요. 이제는 우리의 결혼을 위해, 저를 이 결혼에 어울리게 한번 수선(修繕)해보려 합니다. 우리의 약속은 서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인 작은 상자 속 무언가가 아니니까.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08-19 18:10)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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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다 보니, 결혼을 수선한다는걸 다른 의미로...
저는 1년,약혼, 아직은 아니지만 결혼 순으로 반지를 바꿔가고 있는데 결혼반지를 맞추면, 새로 반지를 사는 것보다 수선해 나가는 것이 멋진 것 같네요.
저는 1년,약혼, 아직은 아니지만 결혼 순으로 반지를 바꿔가고 있는데 결혼반지를 맞추면, 새로 반지를 사는 것보다 수선해 나가는 것이 멋진 것 같네요.
평생 맞춰도 완벽히 맞춰지지 않는 퍼즐같은거죠.
간혹 맞춰졌다가도 풀어지고, 안맞았나 했는데 언제 보면 다시 맞춰져 있고..
그러가다 이뻐보이기도 하고, 미워보이기도 하고..
완성되었나 했는데, 아이가 망치기도하고, 그 아이가 좀 더 커서 같이 맞춰주기도 하고..
그냥 가족이죠.
간혹 맞춰졌다가도 풀어지고, 안맞았나 했는데 언제 보면 다시 맞춰져 있고..
그러가다 이뻐보이기도 하고, 미워보이기도 하고..
완성되었나 했는데, 아이가 망치기도하고, 그 아이가 좀 더 커서 같이 맞춰주기도 하고..
그냥 가족이죠.
와이프랑 50대가 되면 우리 3년동안 다른 곳에서 살아보자고 말했는데, 꼭 해보고싶더라고요. 좋은쪽으로... 효과가 있을꺼같아요. 서로에게
연인이 결혼할때에는 신뢰가 정말 중요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사랑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랑은 커다란 담요 같아서 그 사람의 모든 흠을 뒤덮고 감싸 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커다란 담요 같아서 그 사람의 모든 흠을 뒤덮고 감싸 안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감동받아서 눈물이 울컥 나올뻔 했어요 ㅎㅎㅎ 저는 결혼한지는 몇년 안 되었지만 남편과 만난지 이제 8년째 되다보니 가끔씩 이런 내 모습이 맞나, 남편에게 이런 것을 더 요구해도 될까, 과거의 풋풋하던 시절 우리는 어땠나, 이런 생각들을 종종 하게 돼요. 이제 곧 제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데, 이 글을 읽고 나니 그 바쁘고 힘들 시간 속에서도 남편에게 좋은 가족이 되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람쥐님 응원합니다 :)!!
결혼은 새 집에 들어가는 것 같구나 생각했어요
우리가 사는 집은 이사가고 가구도 바꿔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 결혼생활은 흠집 난 가구에 니스를 칠하고, 발이 빠져 흔들거리는 테이블을 괴어 주고.
빛 바랜 벽지를 싹싹 닦아서 어두워진 집 안을 밝히는 과정인거죠
우리가 사는 집은 이사가고 가구도 바꿔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 결혼생활은 흠집 난 가구에 니스를 칠하고, 발이 빠져 흔들거리는 테이블을 괴어 주고.
빛 바랜 벽지를 싹싹 닦아서 어두워진 집 안을 밝히는 과정인거죠
좋은글 감사해요 다람쥐님~
오늘도 남편과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관계의 질은 ‘서로’ ‘같이’ 노력하는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도 남편과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관계의 질은 ‘서로’ ‘같이’ 노력하는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식을 포함해서 결혼반지를 낀건 5번 정도 입니다.
신랑은 결혼식때끼고 안꼈어요.
둘 다 반지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입니다.ㅋㅋ
저는 다람쥐님과 다르게 신랑을 오래 알았고, 결혼초 1년동안 정말 많이 다투었고 3년정도 되니 서로에게 적응했고(결혼하려면 귀막고 눈감고 입닫고 3년을 보내라고 했거든요.) 지금은 6년차가 되니 서로 편하고 좋습니다.
대신 "나 서운해요." 라고 감정을 말합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똑같이+@로 보여줍니다.
"너도 그랬잖아." 라고 합니다... 더 보기
신랑은 결혼식때끼고 안꼈어요.
둘 다 반지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입니다.ㅋㅋ
저는 다람쥐님과 다르게 신랑을 오래 알았고, 결혼초 1년동안 정말 많이 다투었고 3년정도 되니 서로에게 적응했고(결혼하려면 귀막고 눈감고 입닫고 3년을 보내라고 했거든요.) 지금은 6년차가 되니 서로 편하고 좋습니다.
대신 "나 서운해요." 라고 감정을 말합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똑같이+@로 보여줍니다.
"너도 그랬잖아." 라고 합니다... 더 보기
결혼식을 포함해서 결혼반지를 낀건 5번 정도 입니다.
신랑은 결혼식때끼고 안꼈어요.
둘 다 반지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입니다.ㅋㅋ
저는 다람쥐님과 다르게 신랑을 오래 알았고, 결혼초 1년동안 정말 많이 다투었고 3년정도 되니 서로에게 적응했고(결혼하려면 귀막고 눈감고 입닫고 3년을 보내라고 했거든요.) 지금은 6년차가 되니 서로 편하고 좋습니다.
대신 "나 서운해요." 라고 감정을 말합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똑같이+@로 보여줍니다.
"너도 그랬잖아." 라고 합니다.
미친척해야 할 수 있더라구요. 6년동안의 짬을 미친척으로 승화(?)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서운해하고 싸웁니다.
사람이 매일매일 다르고 성장해 가는데 수선을 한다기 보다 서로의 속살을 파 가서면 자라나는 연리목처럼 얽혀가는 거 아닐까요?
토닥토닥
그냥 있어도 버티는 것도 힘이 듭니다.
잘하고 계신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잘해보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신랑은 결혼식때끼고 안꼈어요.
둘 다 반지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입니다.ㅋㅋ
저는 다람쥐님과 다르게 신랑을 오래 알았고, 결혼초 1년동안 정말 많이 다투었고 3년정도 되니 서로에게 적응했고(결혼하려면 귀막고 눈감고 입닫고 3년을 보내라고 했거든요.) 지금은 6년차가 되니 서로 편하고 좋습니다.
대신 "나 서운해요." 라고 감정을 말합니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똑같이+@로 보여줍니다.
"너도 그랬잖아." 라고 합니다.
미친척해야 할 수 있더라구요. 6년동안의 짬을 미친척으로 승화(?)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서운해하고 싸웁니다.
사람이 매일매일 다르고 성장해 가는데 수선을 한다기 보다 서로의 속살을 파 가서면 자라나는 연리목처럼 얽혀가는 거 아닐까요?
토닥토닥
그냥 있어도 버티는 것도 힘이 듭니다.
잘하고 계신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잘해보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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