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9/09/05 23:10:34수정됨
Name   호타루
Subject   여러 나라의 추석
옆동네에 이벤트 응모한 글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특히 농경 사회로 진입한 이래 땅에서 난 곡물을 수확하여 신에게 감사드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식 중 하나였을 겁니다. 지금처럼 과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의 신화적인 사회에서는 땅에 씨를 뿌리고 노력을 기울이면 가을에 결실이 난다는 것이 퍽이나 신기한 일이었겠죠. 여러 가지 신화를 보면 농업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갖는 의미, 그리고 그 농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고된 것이었는지를 과거의 인류가 얼마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는가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 있죠. 누구나 다 아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페르세포네 이야기를 해석할 때 가장 많이 해석되는 방향은 바로 농업과의 연계입니다. 씨를 땅에 묻는 것을 하데스의 지하세계로 편입되는 것으로 보았고, 그 씨가 자라서 개화하는 것은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의 힘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 반 년 동안 인류가 먹을 것이 없어서 골골대는 것은 데메테르가 자기 딸을 보지 못한 슬픔 때문에 땅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해석 중 하나죠. 그만큼 인류에게 있어서 농업이란 뗄레야 뗄 수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오죽 중요했으면 갖가지 신화에서 농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우리 나라의 추석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도 여러 방식으로 수확을 기리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세계 각지에 사는 사람들은 사는 방식이 다 다르고 먹는 것이 다 다르며 기후와 환경도 서로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똑같은 날에 농업의 성과를 기리지는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추석을 좀 광의적으로 해석하여, 가을밤이 아니라 농산물의 성공적인 생산을 기리는 의식 내지는 축제(그것이 추수 전이 되었건, 추수 후가 되었건)로서 해석하였음을 밝힙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 줄루 족

아마도 시기상으로 가장 특이한 추석이라면 동짓날에 열리는 수확 감사제일 겁니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나 동지이긴 합니다만... 맨손으로 총칼 든 영국군을 때려잡았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줄루 족의 축제는 우리 나라 달력으로 동짓날에 열립니다. 물론 줄루 족이 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남반구이기 때문에 그쪽 입장에서는 거꾸로 하짓날이 되죠. 움코시 워그에샤마(Umkhosi Wokweshwama)라고 하여, 첫 열매 축제라는 뜻입니다.

원래는 1879년 영국에 의해 금지된 풍습이었는데 무려 백여 년이 지난 이후 줄루 족의 현 족장 굿윌 즈웰리티니(Goodwill Zwelithini - 족장 정도가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헌법으로 보장된 줄루 족의 왕이라는 이야기가 있네요)에 의해 1990년 부활되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이 때가 아파르트헤이트가 끝난 해죠. 소를 무기 없이 잡는 풍습이 있어 동물보호단체에서 딴지를 건 적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하면 소의 힘이 왕에게 깃든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수확의 상징 열매는 칼라바시(Calabash). 박입니다. 박. 그것도 호리병 모양의 박이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이 있지 않았습니까? 부부젤라의 왱~~대는 소리로 유명했는데 그게 벌써 9년 전이군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에 지어진 축구장이 퍼스트 내셔널 뱅크 스타디움(First National Bank Stadium : 아프리칸스 어로는 ENB-stadion)이라고 해서, 줄여서 FNB 스타디움이거든요. 근데 이게 별명이 칼라바시(The Calabash)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칼라바시를 파내서 만든 공예품입니다. 출처는 www.calabash.co.za


출처 FIFA. 어떻습니까? 경기장 모양이 박을 파낸 모양 같나요? 실제로 여기에서 영감을 받긴 했습니다.



나이지리아 - 이보 족

적도 지방이라고 이런 풍습이 없을 리가 없죠. 건기와 우기로 대표되는 열대라고 해서 농사 안 짓고 산 게 아니니까요. 나이지리아 인구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이보 족의 경우 굉장히 중요하게 감사제를 지냅니다. 우기가 끝나는 8월 초에 열린다네요. 특정한 날짜가 표기된 건 아니고... 다만 베이스가 우리 나라 추석처럼 음력을 기준으로 하긴 합니다.

이 지역에서 주로 나는 것은 얌(Yam). 즉 마(麻)의 일종입니다.


요렇게 생겼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이 마가 바로 나이지리아 일대 이보 족의 주 식량이기 때문에, 이들을 수확할 수 없는 우기가 끝나는 것은 먹을 것이 퍽 빈약한 이들로서는 참으로 큰 축복이었을 테죠. 오죽하면 지금도 전세계 얌의 3/4(75%) 가량은 나이지리아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그렇기 때문에 이보 족으로서는 이 얌의 첫 수확을 신과 조상들에게 바치는 의식 또한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왕이나 최연장자, 혹은 유력 인사를 통해 접전되는 이 의식은, 먼저 신과 조상들에게 "굶어죽지 않게 해 주시고 많은 수확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뜻을 표현함으로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첫 수확물은 이들이 먼저 시식합니다. 천주교의 교황 성하나 각 제사장들처럼, 이들은 뭔가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에 신이나 조상들과 소통하며 그것이 바로 첫 수확물을 먹을 수 있는 권위의 바탕이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죠. 뭐 우리 나라에서 밥상 위의 숟가락을 최연장자가 가장 먼저 드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요.

아, 마를 먹을 때 팜유를 씁니다. 초콜릿에 들어가는 그 팜유 맞아요. 우지 파동 당시 엄청난 논란이 되는 와중에 같이 이야기 나왔던 그 팜유 맞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차례를 지내고 강강술래나 씨름판 등등을 벌이듯이 이 이보 족의 축제 - 이와 지(Iwa ji)라고 합니다 - 도 가면놀이, 행진, 포크 댄스 등등 다채로운 축제 행사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 다약 족

지구본을 굴려 이번에는 동남 아시아로 가 봅시다. 그 중에서도 보르네오 섬. 메르카토르 도법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잘 상상이 안 가지만 이 보르네오 섬, 무려 한반도의 3.5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넓이입니다. 남한의 7.5배! 이런 섬에서 사는 갖가지 인구만 약 2,000만 명 가량이죠. 우리 나라 인구가 워낙 많아서 그렇지 이거 절대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특히나 섬 중심부가 화산 내지는 정글 덩어리인, 인간이 살기 극악한 환경임을 감안하면 말이죠.

보르네오 섬 북부 1/4을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사라와크 주 및 남부 3/4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서칼리만탄(Western Kalimantan) 주에 주로 분포하여 살고 있는 다약 족은, 매년 5월 31일과 6월 1일에 축제를 벌입니다. 일명 가와이 다약(Gawai Dayak). 특히 사라와크에서는 공휴일로 지정하기까지 했죠. 인도네시아에서는 안타깝게도 공휴일은 아닌 걸로.

일단 이렇게 공휴일 여부부터 꼬인 이유부터 간략하게 짚어볼게요. 다약 족의 인구는 약 600만 명 가량이고 대충 절반씩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나눠 살고 있는데요, 언제나 그렇듯이 식민지 만들기에 여념이 없던 유럽에서 보르네로에 손을 뻗었습니다. 여기에 손을 뻗은 두 나라는 바로 영국과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1815년에 남쪽에서부터 보르네오를 잠식해 들어갔고 영국은 제임스 브룩이 사라와크 왕국을 1842년에 세우면서 지금의 브루나이를 기반으로 하여 북부 보르네오에 영향력을 뻗쳤거든요. 그렇게 애매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이좋게 일본에 쓸려나갔고, 일본이 패망한 이후에 독립 운동이 벌어져 남부 네덜란드령은 지금의 인도네시아로, 북부 영국령은 지금의 말레이시아로 분리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여하간 누가 곡창 지대 아니랄까봐 이들이 주로 기리는 것은 바로 쌀 수확입니다. 더구나 또 누가 이모작 가능한 동네 아니랄까봐 날짜도 우리 입장에서 퍽 특이한 편인데 6월 1일이죠. 우리는 대략적으로 5월 정도에 모내기를 하고, 열 맞춰 고르게 쫙 심다가 9월의 황금 벌판을 거쳐 10월에 쌀을 수확하니... 6월이면 한창 벼가 자라야 할 시기 아닙니까? (요즘은 가뭄으로 농부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습니다만) 그러니 우리 입장에서는 이제 막 모내기 김매기 끝내고 좀 쉴까 하는데 보르네오에서는 수확을 기린다니 엥 소리가 자동으로 나오게 되는 거죠.

아무튼 쌀(농경지가 부족한 마을이거나 쌀을 재배하지 않는 경우 사 오기도 합니다. 우리가 명절에 사과나 배 같은 거 시장에서 사 오듯이요)을 준비하고, 투악(Tuak)이라는 전통주를 준비합니다. 쌀로 빚어 만든 술인데요, 이게 보르네오 쪽에서나 쌀로 빚지 정작 다른 곳에서 투악이라 하면 야자술로 통하니 유의하세요. 아무튼 홈메이드 효모를 이용한 전통주를 동원하고(원래 깡쌀로 만들었는데 요즘은 설탕을 좀 섞기도 한답니다), 축제 전날에 사냥 등을 통해 고기와 생선을 준비하기도 하죠.

집 안에 그림도 그리고(여러 야수와 나무를 상징하는 그림을 그린다고 합니다) 고기도 준비하고 전통 장판 깔고 옷 입고... 종류만 다르다뿐이지 뭐 우리 나라 설이나 추석과 엇비슷하죠. 이후에 드디어 축제 겸 의식이 시작되는데, 보통 다른 곳에서는 소원을 기원하는 것과는 달리 다약 족은 특이하게도 탐욕의 영혼을 쫓아내고 원하지 않는 것을 적어서 버리는 식으로 의식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돈 많이 벌게 해 주세요"가 아니라 "가난을 쫓아내 주세요" 정도랄까요? 아마도 한정된 자원에서 다 차지하려다가는 싸움이 나는데다가 섬이라서 자원 자체가 무한할 수가 없다 보니 생긴 다소 특이한 면모인 듯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악귀를 내쫓으려 하는 것만은 아니고 그들이 섬기는 일곱 신과 전설적인 인물들 및 그들을 돕는다고 믿는 영혼들에게도 감사 및 준비된 물품을 바치는 의식을 치릅니다. 그리고 의식 접전자가 수확에 감사하고 앞일과 장수를 기원한 후, 닭 한 마리를 신에게 바치는 물건들을 향해 몰아댄 후 그 닭의 목을 쳐서 그것도 신에게 바칩니다. 지못미 장닭... 이후 저녁을 먹고, 지역이나 가계에 따라 좀 바리에이션이 많은 춤 의식 등을 치르는 거죠.

6월 1일 당일에는 손님들에게도 집을 열어제낀다고 합니다. 이 때 아까 말한 투악을 대접한다고 하네요.


다약 족의 분파인 이반 족(Iban, 별칭은 바다의 다약 족 : Sea Dayak)의 전통의상을 소개하는 것으로 줄입니다. 사진에 코멘트는 없는데 상기 서술한 의식을 생각해 보면 아마 저 손에 들고 있는 게 투악이겠네요.



북미주 - 추수감사절

아마 교회 다녀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Thanksgiving입니다. 그리고 꼭 교회가 아니더라도, 우리 나라의 추석을 Chuseok이라고 하기보다는 Korean Thanksgiving이라고 해야 서양 사람들의 이해도 좀 빠르고, 그리고 뭔가 좀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들어 보셨겠습니다만... 아마 이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는 나라가 대개 북미주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보통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로 알고 계시겠지만 경우에 따라 10월 초까지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분은 더더욱 없으시겠죠... 뭐 저도 위키피디아 뒤져보면서 알았습니다만 크크

아 그래도 미국과 캐나다가 어떤 나라인데, 그리고 어디서 출발한 나라인데, 설마 이 추수감사절이 유럽(정확히는 영국)과 아예 연관이 없겠습니까? 이야기는 헨리 8세로 거슬러올라가는데요... 아시다시피 이 양반이 누굽니까? 자기 아내 이혼하고 갈아치울라고 아예 종교까지 박살낸 양반 아닙니까? 일은 엉뚱하게도 거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아 글쎄, 1536년 대대적으로 갈아엎기 전에 일 년에 쉬는 날이, 52개의 일요일에 무려 95개의 가톨릭 공휴일 - 성인들을 기리는 날 말이죠 - 이 있는 관계로 일 년의 1/3 가량을 쳐 놀아제끼는 상황이 온 터라... 놀면 좋은 거 아니냐구요? 당장 교회 가야 하지, 교회에서 시키는 일 해야 하지, 행사랍시고 돈 내놓으라고 하면 돈 뜯어다가 바쳐야지... 그리고 사람이 먹고 살려면 교회 일이 아니라 자기 일까지 해서 먹어야 할 판인데 말이죠. 괜히 당시 교회가 욕을 먹었겠습니까? 그런 이유에서라도 공휴일을 손댈 필요가 있어서 95개의 가톨릭 공휴일을 종교 개혁으로 27개까지 확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만...

이 때 청교도들의 반응이 이랬습니다. "아 그거 27개 남길 것도 없고, 크리스마스와 부활절도 다 없애고(!!!!) 그냥 대충 일 생기면 금식을 하든 감사를 하든 하는 걸로 퉁치시죠?" 아무튼 크리스마스와 부활절까지는 좀 너무 나갔을지라도 이 이야기 자체는 교회에 갈 일을 줄이려는 영국 통치자들의 구미에 좀 맞았는지 약간 정례화가 된 것 같아요. 신의 벌이 내려서 가뭄이나 홍수, 외침 등의 재앙이 닥치면 금식기도일을, 그러한 위기를 성공적으로 넘기게 되면 이 역시 신의 축복이 함께함으로 여겨 감사기도일을 지정하여 올렸습니다. 물론 연마다 하는 게 아니라 1회성으로요. 예컨대 1611년의 가뭄, 1613년의 홍수, 1604년과 1622년의 역병으로 인해 금식기도를, 그리고 1588년의 대 아르마다전 승리를 위해 감사기도를. 다소 특이한 것은 11월 5일인데요, 이 날이 바로 화약음모 - 주동자 가이 포크스가 제임스 1세를 문자 그대로 날려버리려다가 실패한 바로 그 사건 - 를 저지한 것에 대하여 감사기도를 올린 날입니다. 엉뚱하게도 그 날이 가이 포크스 데이가 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만...

아무튼간에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이런 식입니다. 이게 여기저기 퍼지고 변개되면서 지금까지 내려오는 거죠.

캐나다는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기립니다. 당연히 공휴일이구요(단, 북극 일대의 주에서는 케바케). 유래가 된 감사기도일의 날짜가 그때그때 달랐다는 것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캐나다의 추수감사절도 그렇게 고정적이지는 않았어요. 1957년에 가서야 캐나다 총독이었던 빈센트 매시(Vincent Massey)가 법적으로 지정해 버린 거죠. 뭐 먹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 동물 - 칠면조 - 등등 미국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씨름하듯이 캐나다 풋볼 - 어째 사진 보니 생긴 건 모양새가 딱 럭비네요 - 리그에서는 이 날 더블헤더를 치른다고 합니다.

캐나다에서 굉장히 엉뚱한 것은 옥토버페스트겠네요. 응 그거 독일의 그 뮌헨 맥주 축제 아님? 그거 맞습니다... 원본이요. 캐나다에서는 키치너-워털루 옥토버페스트(Kitchner-Waterloo Oktoberfest)라고 해서 추수감사절 전후로 진행하는데, 추수감사절에는 아예 중계차까지 나와서 중계할 정도라는군요. 웃기게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옥토버페스트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좀 한 발짝 떨어진 동네긴 하지만 엄연히 2차대전 때 독일 상대로 목숨 걸고 피 흘려 싸운 나라인데도 저런 문화를 갖는다는 게 거 참... 북미 스케일이라는 건지 북미대륙의 기상이라는 건지...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키치너와 워털루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 토론토 있는 그 동네 - 에 있는 자매도시입니다. 축제를 둘이 같이 진행하는 이유죠. 이름의 유래는 당연히 파쇼다 사건으로 유명한 키치너 장군과 나폴레옹을 작살낸 워털루 전투.

미국이야 뭐 워낙 유명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유래는 역시 청교도들이 수확 축제를 벌이며 신에게 감사드렸던 것이고, 이를 최초로 정례화한 것이 바로 조지 워싱턴. 미국의 초대 대통령입니다. 이걸 공휴일에서 빼 버린 게 토마스 제퍼슨이구요, 다시 공휴일로 지정한 게 에이브러햄 링컨(1863년 남북전쟁 중). 그리고 그걸 한 주 앞당겨서 경제적 효과를 내 보려다가 큰 반발을 사고 아예 의회에서 두 팔 걷어붙이고 법적으로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목요일이다"라고 못을 박아버리도록 만든 게 FDR. 그 유명한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입니다. 그래서 그 당시 프랭클린의 실패한 시도는 프랭스기빙(Frank + Thanksgiving = Franksgiving)이라 조롱받았죠. 놓고 보니 이 추수감사절을 손댄 게 미국의 대통령, 그것도 다들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들이라는 게 퍽 재미있네요.

이외 다른 나라들을 볼짝시면...
호주 노퍽 섬 - 11월 마지막 주 수요일. 왜 엉뚱하게 호주가 끼어 있냐면 미국의 포경선 기지가 여기였거든요. 그리고 노퍽 섬은 지도 보시면 호주보다는 오히려 뉴질랜드 쪽에 가깝습니다.
라이베리아 - 11월 첫 번째 목요일. 지도 보시면 아프리카인데 왜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냐면 이 나라는 미국의 노예들이 건너가서 세운 나라라서...
세인트루시아 - 10월 첫 번째 월요일.
필리핀 - 공식적으로는 기리지 않습니다. 정례화시켰던 게 마르코스인데 이게 하필이면 독재자 양반이었던데다가 그 날짜가 지가 계엄령을 선포해서 집권한 날짜였기 때문에... 그래서 정례화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통치를 받았던 시기가 있다 보니 미국과 같은 날에 세일을 진행하는 등 비공식적으로 기리는 분위기라는군요.
그리고 그레나다가 같은 이름으로 기리는 풍습이 있는데(매년 10월 25일) 그레나다의 추수감사절은 특이하게도 다른 나라들의 추수감사절과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식탁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칩니다. 출처는 포브스(Forbes). 아 씨 다이어트하는데 배고프게시리...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09-17 11:57)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8
  • 해피 추석입니다! 재밌는 글 잘 읽었어요 :)
  • 추석 마이쪙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8 기타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 8 다람쥐 24/11/07 840 31
1417 기타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624 31
1416 기타비 내리는 진창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걷는 자. 8 심해냉장고 24/10/30 904 20
1415 기타명태균 요약.txt (깁니다) 21 매뉴물있뉴 24/10/28 1732 18
1414 기타트라우마여, 안녕 7 골든햄스 24/10/21 930 36
1413 기타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4 심해냉장고 24/10/20 1545 40
1412 기타"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어쩌다 트렌드를 놓치게 됐을까? 28 삼유인생 24/10/15 1848 16
1411 기타『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8 meson 24/10/12 941 16
1410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20 나루 24/09/28 1218 20
1409 문화/예술2024 걸그룹 4/6 5 헬리제의우울 24/09/02 2074 13
1408 일상/생각충동적 강아지 입양과 그 뒤에 대하여 4 골든햄스 24/08/31 1410 15
1407 기타'수험법학' 공부방법론(1) - 실무와 학문의 차이 13 김비버 24/08/13 2041 13
1406 일상/생각통닭마을 10 골든햄스 24/08/02 1976 31
1405 일상/생각머리에 새똥을 맞아가지고. 12 집에 가는 제로스 24/08/02 1593 35
1404 문화/예술[영상]"만화주제가"의 사람들 - 1. "천연색" 시절의 전설들 5 허락해주세요 24/07/24 1439 7
1403 문학[눈마새] 나가 사회가 위기를 억제해 온 방법 10 meson 24/07/14 1906 12
1402 문화/예술2024 걸그룹 3/6 16 헬리제의우울 24/07/14 1684 13
1401 음악KISS OF LIFE 'Sticky' MV 분석 & 리뷰 16 메존일각 24/07/02 1581 8
1400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3) 26 삼유인생 24/06/19 2787 35
1399 기타 6 하얀 24/06/13 1860 28
1398 정치/사회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비관적 시나리오보다는 낫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 14 카르스 24/06/03 3079 11
1397 기타트라우마와의 공존 9 골든햄스 24/05/31 1929 23
1396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2) 18 삼유인생 24/05/29 3075 29
1395 정치/사회한국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1) 8 삼유인생 24/05/20 2648 29
1394 일상/생각삽자루를 추모하며 4 danielbard 24/05/13 2051 29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