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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18 00:33:46수정됨 |
Name | 호라타래 |
Subject | 섹슈얼리티 시리즈 (7) - 마이 리틀 섹시 포니 |
Bailey, J., & Harvey, B. (2019). ‘That pony is real sexy’: My Little Pony fans, sexual abjection, and the politics of masculinity online. Sexualities, 22(3), 325–342. https://doi.org/10.1177/1363460717731932 요약 https://www.youtube.com/watch?v=OUKj92gY-Bs 마이리틀포니(My little pony; MLP)는 미국 완구회사 해즈브로의 브랜드에요. 완구로 시작해서 애니메이션,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미디어 믹스를 통해 브랜드를 확립했지요. 마이리틀포니는 여아를 타겟으로 한 브랜드지만, 브로니(bronies)라 불리는 성인 남성 팬들도 많아요. 대중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브로니의 내러티브는 [우정은 마법(friendship is magic)]으로 대표되는 마이리틀포니 시리즈의 가치체계와 연결되는 경우가 다수지만, 일부 팬들은 4chan 게시판에서 마이리틀포니 캐릭터들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했어요. 연구자들은 게시판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성적인 욕망을 둘러싸고 공유된(communal)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을 조사했어요. 이 남성 팬들은 자신들의 성적 욕망을 정상적이고 이성애적인 욕망의 외부에 위치시켰고, 여성화된 조랑말을 향해 공유된 섹슈얼리티는 이 남성들을 비체(abject)로 만들어요. 자신들의 성적 욕망을 공유하고 규제하면서, 이 남성들은 남성성 실패(masculine failure)라는 감각을 공유하고, 진보적인 젠더 변화에 적대적인 정치를 지지하는 담론을 형성해요. 따라서 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집합적으로 형성된 성적 욕망이 반동적인(reactionary) 젠더 정치 하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들어가며 마이리틀포니는 암컷 조랑말들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에요. 따라서 여아를 대상으로 만든 이 애니메이션에 남성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해석하려는 경우 성적이거나 젠더적인 함의와 선을 그으려는 형태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포니들의 동료애가 전역 군인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이 군인들이 브로니가 되었다는 것처럼이요. 두드러지게 '여성적인' 콘텐츠에 남성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정상적인 남성성의 전형을 위반하기에 일탈적인 섹슈얼리티로 비춰지거나, 혹은 사회에서 낙인찍히는 페티시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았거든요. 하지만 상기한 서사는 오프라인과 공공적인 공간에서만 유효해요. 성적인 비순응성은 공적인 공간에서 처벌받고는 하니까요. 온라인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익명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쉬운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은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는 섹슈얼리티를 드러내요. 저자들은 4chan 사이트의 MLP 게시판을 눈팅(lurking)했어요. 그 결과로 브로니 팬덤 중 일부를 이루는 이 온라인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해석이 안티페미니즘 담론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정리했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집단적 성적 수치감(collective sexual shame)이 여성의 성적 파워와 남성의 부당한 희생(victimization)이라는 광범위한 담론과 연결되는 가능성을 입증했어요. 헤게모니적 남성성과 이성애(Hegemonic masculinity and heterosexuality) 이전까지 연작에서 정리했듯이 젠더와 권력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젠더는 정체성과 정체성 사이 관계로 구성된 권력의 장이지요. 때문에 [어떻게 남성이 자신들의 구조적인 지위나 정체성의 결과로서, 물질적인 신체와 문화적인 이상 양쪽 모두에서 서로 다양한 수준의 힘을 부여받는가]는 중요한 연구주제여요. 젠더는 계급, 인종, 섹슈얼리티, 신체적 능력이 복잡하게 교차하기에 언제나 다층적이에요. 말하자면, 남성은 다른 남성들과 그리고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각기 다른 이익과 불이익을 경험해요. 권력의 장 내에서 헤게모니적인 남성성은 중심에 위치해요. 이 상상 속의 인물은 남성성이 대변하는 바람직한 가치를 표현하고, 그 존재 자체가 가부장적 지배를 정당화해요. 이 남성성을 구현한(embody) 남성은 물질적 성취를, 그렇지 못한 남성은 처벌을 받아요. 때문에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추구하는 것이 남성들을 상처입힘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가부장제에 종사(investment) 하지요. 헤게모니적 남성성은 언제나 특정한 맥락에서 구성되요. 젠더든, 인종이든, 심지어 서브컬쳐든 남성성은 부분적으로 '남자다운 행동manhoods acts' 혹은 헤게모닉적인 남성성을 성취하기 위한 행동을 통해 구성되요. 이전 연작에서 젠더하기(doning gender)을 짚었던 것을 떠올려보셔요. 젠더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계속해서 형성되요. 또한 남자다운 행동은, '남자라면 해서는 안 되는' 부정적인 모습을 피하는 걸 가리키기도 해요. 이 부정적인 모습을 비체(abject)라 부릅니다. 할페린(Halperin, 2009)의 정의에 따르자면 "낙인을 피하기 위해 부정되어야 하는 자아의 더러운 부분 an unclean part of the self that must be denied in order to escape stigma"지요. 앞서 언급했던 헤게모닉한 남성성 모습은 주체(subject)이지요. 크레스테바는(Kristeva, 1982:7) 주체가 비체를 혐오하면서 타자에 대항하는 방어적 입장을 취한다고 짚습니다. 남성성의 비체로는 여성성, 감정성, 불완전한 이성애성 등이 있지요. 섹슈얼리티는 비체 남성성(abject masculinity)를 구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남성들은 가정, 공교육, 생애 전체에 걸친 직장 환경 속에서 이성애를 강요받고, 이성애를 행위성/역량 개념과 얽힌 성숙을 향한 경로로 경험해요. 이성애적 욕망을 가리키는 증거는 남자다움의 발전을 상징하는 걸로 비추어지지요. 예를 들어, 아버지들은 어린이의 섹스 소비를 금지하면서도 동시에 소년의 포르노그라피 소비를 적합하다고 인식해요. 이성애적 정력을 보여주는데 실패한 남자들, 이를테면 '너드nerd/범생이'들은 자신들이 다른 분야에서 앞섬에도 불구하고 부차적인 위치에 있다는 걸 발견하지요. 또한 남성들은 동성애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기를 기대받아요. 이성애에서 벗어난 욕망은 음지로 숨어야 하고, 무의식적이고/이해할 수 없는 걸로 그려져요. 규범적인 이성애성을 실연하는 것(performing)은 비체의 지위를 피하기 위해 핵심적이여요. 물론 일탈적 섹슈얼리티가 남성성이 비체로부터 위협받는 유일한 길은 아니지요. 크레스테바의 주장을 따르자면,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위협하는 그 무엇도 비체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선행연구들은 규범적인 섹슈얼리티를 보존하는 것이 비체의 지위를 피하기 위한 핵심에 있다고 지적해요. 소년들은 농담과 모욕을 통해 'fag'라는 지위를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벗어나려고 해요. 이 fag는 실패한 남성성을 상징하는 언어 표현이고요. 또래 집단은 이성애적 남성성을 실연하는가 아닌가를 면밀히 살펴요. 누가 야한 말을 더 많이 아나 경쟁하는 영국 학생들이 (Dalley-Trim, 2017) 좋은 예이지요. 몇몇 학자들은 호모포비비아가 남성성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몇몇 학자들은 남성성이 문화적으로 좀 더 유연해지기는 했지만 이성애가 지닌 특권이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공동체는 남성성과 섹슈얼리티의 관계를 매개해요. 성적이고 낭만적인 행동들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 부여를 하면서 집합적인 성적 정체성을 조형하지요. 예를 들어, 금욕적인 기독교인은 스스로를 성적으로 활발한 동료들에 비해 더 남성적이라 위치지어요. 자기통제력과, 성적인 충동에 저항하는 능력이 있다는 측면에서요. 픽업 아티스트들의 온라인 공동체는 게임과 같은 '유혹' 전략을 형성하는데, 이들의 전략은 구성원들의 남성성을 자기통제와 여성의 대상화라는 요소로 재구성하지요. 온라인 공동체는 남성성 실패에 더해 낙인찍히는 경험을 한 섹슈얼리티들에게 특히 중요해요. 상대적으로 익명화 되어 있고 유연한 온라인 공간은 섹슈얼리티의 '어두운 측면'이나, 주류 사회에서 낙인 찍히는 욕망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지요. 낙인찍힌 섹슈얼리티를 중심으로 구성된 공동체에게, 온라인 플래폼은 경험을 공유하고, 분투하며, 그 과정에서 집합적인 정체성을 형성할 독특한 방식을 제시해요. 예를 들어, 온라인 수간(zoophile) 포럼의 구성원들은 밖에서는 쉽사리 드러낼 수 없는 자신들의 낙인찍힌 섹슈얼리티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정치적 헌신, 윤리적 관점, 공공의 행동 방침을 포함하는 집합적인 자존감을 형성했지요 (Kavanaugh and Maratea, 2016). 온라인 커뮤니티는 성적 낙인을 둘러싼 정치가 발전하는 중요한 장소가 될 수 있어요. /mlp/ 소개 /mlp/는 영어권에서 가장 큰 이미지 보드 사이트인 4chan의 한 커뮤니티입니다. 이미지보드는 이미지 공유와 토론을 목표로 하는 사이트이지요. 사이트는 프로필을 형성하지 않고도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쓴 사람이 누군지는 알 수가 없어요. /mlp/ 게시판 이용자들은 서로를 anon이라 부르지요. /mlp/는 외부인을 공격하고 소외시키는 적대적인 문화로 악명높아요. 4chan 사이트는 여성에게 적대적인 문화를 공유하고, 사이트 이용자들끼리는 서로를 fag라는 표현을 붙여서 표현하고는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프라인에서의 fag라는 용어에는 호모포비아적 함의가 담겨있지만, 4chan에서는 호모포비아적 색채가 훨씬 옅어졌지요. 정확한 대응은 아니겠다만, 한국으로 따지자면 ㅁㅁ충, XX충 같은 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방법론 및 자료 온라인 에스노그라피입니다. 게시판을 지속적으로 눈팅하면서 문화를 익히고, 직접적인 분석에는 댓글이 10개 이상 달린 207개의 쓰레드를 분석했어요. 이 쓰레드에는 최소 12개에서 최대 500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더 있지만, 이론 설명에서 시간을 많이 썼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 본문 중 일부 '난 그들을 향해 다그닥다그닥 거릴 수 있어요': /mlp/ 내에서 실패한 남성성을 주장하기 (‘I can clop to that’: Asserting sexual failure on /mlp/) 남성성의 실연은 특권적인 젠더 그룹에 속한다는 함의를 지니지요. 반대로 /mlp/는 남성들이 자신들의 실패한 남성성을 글로 적어 공유하여, 자신들을 젠더 특권으로부터 벗어난 존재로 구성하는 공간이에요. 이 실패는 포니 캐릭터들을 향한 낭만적이고 성적인 끌림과, 현실 여성에 대한 좌절과 양가감정의 형태를 띠어요. /mlp/ 유저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남성적 이성애의 지배적 이해 속에서 정상화 하기 보다는, '정상적인' 이성애적 관계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을 비체(abject)로 자리매김했어요. 성적이고 낭만적인 환상을 표현하고 충족하는 것은 /mlp/를 구성하는 핵심이에요. 정기적으로 에로틱하고 낭만적인 픽션들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writefag'들이 이야기를 완성할 것을 요구하지요. 포니는 성적인 대상입니다. 가끔 외설적인 색채가 덜한 글이 올라오더라도 포니는 성적 욕망과 행위의 대상으로 묘사되지요. 비인간 캐릭터, 그것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캐릭터를 성적으로 매력적으로 묘사하면서, /mlp/는 전통적이고 도덕적인 섹슈얼리티의 경계 내에서 부정적인 쪽에 놓이게 되요. /mlp/의 anon들은 자신들의 욕망이 지닌 낙인찍힌/불편한 특성을 명백하게 알고 있어요. "만화 속 포니들한테 처음 매력을 느낀다고 깨달았을 때 님을 반응은 어땠음? What was your reaction when you first realized you were attracted to an animated pony?"라는 질문을 제기한 쓰레드에, anon들은 양가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무서웠고, 스스로한테 실망했었지 I was creeped out, and disappointed in myself." "이상하고 걱정되고... 나한테서 비롯된 게 아닌 것 같았어 Strange and worried. It kinda came out of nowhere for me." "진짜 믿을 수 없었어. 내가 만화 캐릭터에 빠져드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거든 Disbelieving really... never thought I could get a crush on a cartoon character." 위에 묘사된 불편한 감정들은 /mlp/가 공유하는 성적인 문화가 비체의 지위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요. 비체는 언제나 주체를 매료시키고, 역겹게 하는 '매혹적인 시작'을 자극하지요(Kristeva, 1982: 2). 더하여 이 '빠져든다'는 표현은 포니에게 끌리는 감정이 성적이면서 동시에 낭만적이라는 점을 보여줘요. 포니는 성적인 대상임과 동시에 이상적인 낭만적 배우자로 소중히 간직되요. 상술한 쓰레드에서 anon들은 다음과 같은 감정을 밝혀요, "나는 언제나 레인보우 대쉬가 좋았지만... 이 감정은 몇몇 이유들 때문에 더 강력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멈출 수 없지. 그녀가 터프한 소녀의 페르소나를 지니고 있고, 그 페르소나는 그녀가 조금 부끄러워하는 스스로의 부드러운 측면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 좋아... 그녀는 여전히 강한 사람이고, 자신을 지키는데 문제가 없지. 또한 두 눈이 너무 아름다워서 죽을 것만 같아. I always liked [Rainbow Dash], but.. . those feelings started getting stronger for some reason. And it just wouldn’t stop... I like the fact that she has this tough girl persona that’s hiding a softer side to her that she’s a little ashamed of... she’s still a very strong person, and has no problem standing up for herself. Also her eyes are to die for." 낭만적인 감정이 더해지면서 성적인 부끄러움은 낭만적인 부끄러움까지 확장되어요. 자신이 일탈적인 성적 대상을 욕망할 뿐만 아니라, 부적절하고 불가능한 배우자를 욕망하는 것이니까요. 이러한 배우자는 '와이푸 waifu'라는 용어로 표현되요. 일본어 wife에서 빌려온 표현으로, 선호하는 가상의 여성을 가리키지요. anon들에게 waifu는 특별한 성적 끌림을 일으키는 포니를 말해요. 용례를 들자면 "그럼, /mlp/, 너네 waifu는 누구냐? 난 비닐 스크래치 So, /mlp/, who’s your waifu? Mine’s Vinyl Scratch"라고 물으면, "탁월한 선택이야. 그 포니 정말 죽여주지 Excellent choice, that pony is real sexy"라고 답하고, "난 그 포니를 향해 다그닥다그닥 (자위행위) 할 수도 있어 I can clop [masturbate] to that."라고 하는 식이지요. '말발굽질 clopping"은 포니라는 캐릭터와 연관되는 의성어임과 동시에, 자위 행위를 표현하는 은어지요. 그렇지만 waifu를 향한 열정은 이들의 매력 뿐만아니라 비현실성을 향한 것이기도 해요. waifu들은 소망스럽지만, 언제나 손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어요. 한 anon은 다음과 같은 성찰을 적었어요. "니들은 우리 waifus가 현실에 없다는 사실이 애석하지 않아?... 예: 넌 트와일라잇 스파크를 절대로 팔에 안을 수 없어. 넌 추운 겨울 날에 그녀의 따스함을 절대 지켜줄 수 없어. 넌 너가 그녀를 사랑한다고 절대로 말할 수 없어 [D]o you get wistful over the fact that they [our waifus] are not real?... Example: You will never hold Twilight Sparkle in your arms. You will never keep her warm during the chilly winter months. You will never tell her you love her." 이러한 염원은 anon들이 지닌 외로움과 낭만적 소외를 증명해요. anon들은 집단적으로 자신들을 여성과의 관계에서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표상하고, 낭만적 실패를 빈번하게 불평해요. 예를 들어, 발렌타인 데이날의 몇몇 논의에서, 사람들은 그들의 외로운 저녁을 위로했어요. "우울하게 딸이나 치고, 내 waifu는 현실이 아니니 울고, 소파에 앉아서, 슬픈 영화나 보고... 매년 하던 것처럼 그리하지 Depressed fap [masturbation], cry because she [my waifu] isn’t real, sit on my couch, watch a sad movie or six.. . just like I do every year." 낭만적 관계에서 반복된 실패는 종종 anon들이 스스로를 이성애적 낭만적 경제에서 이탈한 것으로 틀짓게 만들어요. 이러한 이탈은 '너드 같은' 남성성의 지표지요. 사실 이러한 이탈의 감각은 이성애적 실패에 자발적인 색채를 씌우기도 해요. 자신들의 외로움을 좌절된 욕망 대신 적극적 거부로 틀짓는 anon들이 그러하지요. 이러한 거부는 커뮤니티 전체에 흐르는, 자신들의 여자친구, 아내, 섹스 상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anon들을 향한 적대감으로 나타나요. "이 게시판의 누군가 중 현실세계에서 동반자가 있는 인간들은 죽어야 해 Anyone on this board who cares about 3DPD [real life] companionship should die" 따라서, /mlp/의 평균적인 게시자들을 나타내는 담론적 표상은 '실패한 남성'이에요. 이성애 경제에 참여하지 않는, 못하는 남성이지요.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이성애적 경제의 구성에 반기를 들고 있더라도, 그 현존은 인정해요. 다음과 같은 글이 이를 보여주지요. "우리가 어떤 멋진 취미를 가지게 되고, 포니랑 하루종일 섹스하는 걸 생각하지 않게 될 때, 끔찍한 리얼충이 되는 거고 게시판을 나가야 해. 이 게시판에 알맞기 위해서는 삶이라고는 없는 변태새끼들이여야 하잖아. When we say that we have some nice hobbies and don’t think about fucking ponies all day, we are the hated normalfags and should leave the board. Basically we need to be perverted fucks with no life just to fit in." '니가 다시 본다는 걸 걔들한테 들키지 마': 비체적인 남성성을 게시판에만 담아두기 (‘Make sure they don’t see you watching it again’: Containing abject masculinity) 게시판 밖의, 오프라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규율을 집합적으로 형성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입니다. 저작권을 고려하여 생략합니다. '그들은 성적인 좌절이나 외로움이 무엇인지 모르지': 정치화되는 비체 (‘They don’t know what sexual frustration or loneliness are’: Politicized abjection) /mlp/ 게시판 유저들이 스스로를 비체로 자리매김하는 담론적인 위치짓기는, 현대적인 페미니즘으로 간주되는 것들과 대립하는 정치적인 서사를 발전시키는 자원이 됩니다. 페미니즘이 남성의 권력이 - 특히 섹슈얼리티 영역 속에서 - 현존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mlp/의 anon들은 자신들의 남성성을 자신들이 결여하고 있는 성적인 파트너 그리고 성적인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요. 더하여, 이들은 종종 여성이 이성애적 관계와 자존감에 쉽게 접근한다고 인지하지요. /mlp/의 anon들은 사회적 세계를 여성의 특권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봅니다. 한 anon은 여성이 남성보다 섹스 파트너를 쉽게 구한다고 주장했고, 나머지는 이에 동의했어요. "사실이야. 여자로 태어난다는 건 문자 그대로 40세까지는 편하게 산다는거지. 공짜 술, 공짜 섹스, 공짜 관심. 여자들은 성적인 좌절이나 외로움이 무엇인지 모를 걸 true. being born a girl... is literal easymode for the first 40 years. Free drinks, free fucks, free attention. [Women] don’t even know what sexual frustration or loneliness are." 이 anon의 눈에 여성은 단지 자신들의 젠더 덕분에 다양한 사회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이고, 그 혜택은 특히 /mlp/의 anon들이 접근 불가능하다 느끼는 성적이고 사회적인 관심이지요. 여성은 따라서 특권을 지니는 것으로 표상되요. 최소한 사회적/성적 상호작용 속에서는요. anon들은 종종 남성성을 향한 사회적 기대 때문에 생기는 긴장을 눈치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이 이러한 긴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바라봐요. 예를 들어, 한 anon은 그가 자신의 내향성과 사회적으로 기대받는 외향성 사이에서 경험한 고생을 기술해요. "난 가까운 사람들에게 정말로 친절하고 친근해.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거리를 두고 내향적이 되지. 나는 내가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바랬었어. 사람들은 조용한 여자를 좋아하잖아. 하지만 난 남자고, 이 빌어먹을 사회는 남자가 위대한 리더이거나, 변혁을 이끌어내거나, 무언가 제공하기를 바라지. 남성 역할 엿이나 먹으라 그래. 페미니즘 덕분에 이 모든 노력들에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잖아. I’m really friendly and nice towards close people, but very distant and introverted to strangers. I wish I was a girl.. . people like quiet girls. But I’m a man, and this shit society expects me to be a great mover and leader and provider.. . fuck the male role. don’t even get any rewards for all that struggle anymore thanks to feminism." 페미니즘은 남성성으로부터 그 혜택은 벗겨내고, 그 제약은 그대로 유지하는 걸로 그려져요. Anon들은 페미니즘을 현대 남성성이 이중 제약이 된 원인으로 바라보지요. 그들의 관점에서 남성은 헤게모닉한 이상의 성취와 실패 모두에서 동시에 처벌받아요. 이런 인식은 anon의 성적인 곤경으로 확장되요. 한 anon이 마이리틀포니의 무대인 이퀘스트리아를 배경으로 쓴 소설에서는 가상의 여성인 Femanon(anon의 여성형)이 스파이크(포니 캐릭터)를 남성적 섹슈얼리티를 드러낸다는 이유로 괴롭히는 장면이 나옵니다. Femanon: 만약 여자애가 널 좋아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그녀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지지해주어야 해 Spike: 그런데 Femanon, Rarity는 가끔씩 끔찍한 결정을 내려요... 저는 친구이자 잠재적인 배우자로서 제가 걱정을 해주어야 한다고 느껴요. Femanon: 이 구역질 나는 남자 돼지 새끼가! 우정을 가장해서 그녀의 바지 사이로 들어가고자 하는 건 강간보다도 더 나빠! 니가 실제로 그녀를 강간하지 않는 한, 강간은 강간보다 더 나빠... 넌 실X이고, 그게 니 문제야! 섹스하려면 여자한테 거짓말치고 속여야 하는 실x 루저 새끼 (Femanon이 발을 쿵쿵거리고 Spike는 울음을 참는다) Spike: Anon, 내가 뭘해야 해요? Anon: 넌 내 세계 여성에게 조언을 구하는 실수를 범했어, 그게 전부야. Spike: 모두 다 저래요? Anon: 페미니즘 이후? 대다수가! Femanon: If you want a girl to like you, first you have to support every choice she makes. Spike: But Femanon, Rarity sometimes makes terrible choices... I feel as a friend and potential partner I should voice concern. Femanon: You disgusting male pig! Using friendship as a guise to get into her pants is worse than rape! Unless you actually rape her than rape is worse than rape.. . You have a small dick, that’s your problem! You’re a small dicked, bitter virgin loser who needs to lie and deceive women to get his way! (Femanon stomps away as Spike tries not to cry) Spike: A-Anon, what did I do? Anon: You made the mistake of asking a girl from my world for advice, that’s what. Spike: Are they all like that? Anon: After feminism? Pretty much. 위 이야기는 /mlp/내 anon들이 페미니즘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세세히 그려내요. 여성에 대한 사소한 거역을 강간과 손쉽게 비교하는 것, 여자는 잘못된 일을 범하지 않는다는 믿음, 남자는 성적인 약탈자이자 성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이중 구속 등이요. 이 anon은 이야기의 끝에서 페미니즘 정치를 파멸적인 여성이자 것이자, 새된 목소리로 떠들어대면서 남자를 혼자두지 않는 비판가로 묘사해요. 다른 anon은 이 이야기에 "이 짜증나는 이야기를 여기까지 끌고 오지 말자. 현실에서 이 이데올로기를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하니까. 페미니즘 없는 포니 랜드로 탈출할 수는 없나? Let’s not bring such unpleasantness here shall we. It’s bad enough talking to these ideologues in real life. Can’t we escape to the land of equine fornication without them" 라는 댓글을 달았고요. 이 댓글은 페미니즘을 "현실 공간"에 팽배한 비판으로 그려내고, 낙인찍힌 성이 사회적 비판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해요. 따라서, 비체로서의 /mlp/ 남성성이 집합적으로 표상되는 형태는 페미니즘 거부와 연결되요. 많은 anon들은 그들 스스로를, 더 일반적으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 특히 섹슈얼리티에서 - 바라봐요. Anon들은 남성이 사회적 특권을 지녔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이 단지 잘못 생각할 뿐만 아니라 남성을 다시금 희생시킨다고 생각해요. 이 마지막 인식은 페미니즘 입장의 비판을 옹졸하고, 인색하고, 독설에 가득찼다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강화되요. 페미니스트들은 /mlp/ 유저들의 남성성을 비체로 만드는 수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걸로 인식되고요. 따라서 섹슈얼리티에 기초한 젠더화 된 수치(shame)는 온라인 익명 공간을 통해 반페미니즘 정치를 지지하는 공동의 불이익 인식을 생산해요. 성적 낙인감은 /mlp/ anon들의 불이익 감각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해요. 이 불이익 감각은 남성의 삶을 조형하는 광범위한 물질적 조건에 의해 지지받아요. 연구자들은 '위험에 처한 남성 engendered man'이라는 서사가, 가부장적 권위와 혜택을 의문으로 몰아넣은 사회적 변화에 대한 응답이라 주장해요 (Stein, 2005). 경제가 더 안정적으로 변하면서 자식 세대는 아버지 세대가 경험한 성취로부터 봉쇄되었어요. 많은 남성들은 사회가 그들에게 요구하는 성적인, 사회적인, 경제적인 기대를 달성하기가 불가능해요 (Kimmel, 2013). /mlp/ 게시판에서 공유되는 경험은 성적인 낙인감과 사회적 소외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물질적인 불이익 감각을 반영해요. 예를 들어, /mlp/ 유저 개인의 직업이나 교육 수준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anon들은 자신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직업이나 교육적 기회가 적었다고 말해요. Anon들이 서로를 미래를 물은 한 쓰레드는 이를 잘 보여줘요. "학위를 받았지만 완전 쓸모없어(음악)... 돌아가서 무언가를 해서, 직업을 구하는 걸 돕기 위한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없어. 그러니... 난 25살인데도 부모님 집에 있지. 그렇지만 자살도 안 하고 있지. 난 얼마나 상황이 더 나빠질지 보는 데 매료되었지 I got a degree but it’s completely worthless (music).. . I can’t get any financial support to go back and do something that would actually get me a job, so I’m... still in my parents’ house at 25. I won’t kill myself, though. I’m fascinated to see how it gets worse" 이 anon은 그의 경제적 실패를 실존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자살을 암시해요. 다른 anon들도 "미래가 없어. 바닥 밑에 지하실 있지. 모아둔 돈으로 더 이상 공과금과 카드값을 낼 수 없으면, 옥상 가서 뛰어내리려고 ‘I have no future. Shit hit the fan. When I can’t pay my bills anymore with what I have saved up, I’m just going to jump off the roof of my building."라고 말해요. 집합적으로, /mlp/의 이 anon들은 세계를 기회가 부재한 공간으로 그려내요. 미래는 극도로 허약하고 불확실하지요. 경제적 특권이 아니라 전반적인 불이익이 /mlp/ 유저들이 서로 공유하는 지배적인 경험이에요. 이 경험이 남성의 하락하는 지위라는 집합적 감각을 구성하고요. 이 불이익 감각은 /mlp/ 내 공통적인 성적 수치감이 만들어 낸 분노를 강화하고, 안티페미니즘 정치를 위한 담론적 지지를 제공해요. 따라서, /mlp/는 그간 연구가 입증해 온, 위기에 처한 남성이라는 감각을 공유하는 동시에 경제적 공포를 성적이고 사회적인 공포와 혼합해요. 결론 결론은 언제나 생략! 저자들은 자신들이 확인한 성적 실패와 반동적 정치의 연계가 /mlp/ 게시판에만 국한되는 양상은 아니리라고 예측해요. 섹슈얼리티가 반페미니즘 캠페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촉구하고요. 개인적 의견 비체(abject) 등을 활용한 이론적 깊이와는 별개로, 논문의 내용은 우리가 흔히 인터넷에서 살펴볼 수 있는 담론들을 반영해요. 그런 면에서 꽤나 기시감이 많이 드는 내용이었어요. 인터넷 성별갈등 둘러보다보면 나오는 내용인데? 싶은 생각이 많이 들지요. 반동적(reacitionary)라는 용어나, 안티페미니즘 정치로 논의를 이어가는 흐름에서 눈치 채셨듯이, 저자들은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기저에 깔고 /mlp/ 게시판 이용자들의 문화를 관찰했다 느껴요.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혹자는 게시판 이용자들의 의견에 반감을 가지실 거예요. 혹자는 게시판 이용자들의 의견을 해석하는 논문 저자들의 입장에 반감을 지니실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이 /mlp/ 게시판 이용자들의 의견을 쉽사리 해석하지 않은 채 거리감을 두면서 세세히 밝혀나가는 모습은 따라가볼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논문 내용에 논쟁적인 지점이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좀 더 세세하게 정리했어요. 저자들이 인용한 논문들도 더 많이 밝혔고요. 저작권 걱정 때문에 2장을 통째로 제거했는데, 이 내용도 꽤나 흥미로우니 원문을 살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제가 공감했던 지점은 1) 남성 정체성을 감싸는 사회적 조건이 과거와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성의 이상(주체; subject)은 쉽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 2) 젠더는 계급, 인종, 섹슈얼리티, 신체적 능력이 복잡하게 교차하기에 언제나 다층적이며, 남성은 다른 남성들과 그리고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각기 다른 이익과 불이익을 경험한다는 점 정도네요. 아쉬웠던 점은, 이 논문은 /mlp/ 특유의 맥락을 좀 더 깊이 잡아내기 보다는, 다른 남초 온라인 게시판을 살펴보더라도 나올 수 있는 주제를 뽑아냈다는 점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마이 리틀 포니 캐릭터들에 성적이고 낭만적인 애착을 느끼는 심리적 기제가, 그것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섹슈얼리티와 어떤 연관을 맺는지 등이 더 궁금했거든요. 논문에서 이를 일부 다루고 있지만 약간 부족한 느낌이여요. 방법론을 둘러싼 고민거리도 몇 가지 있지만 그건 여기서 다룰 내용은 아닌 듯합니다. // 섹슈얼리티 관련 논문을 뽑으면서 세웠던 목표는 섹슈얼리티 내 다양성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던 거였어요. 여성 피해자 / 남성 가해자로 손쉽게 환원되는 도식이나, 성매매와 관련된 주제들은 좀 피하고자 했고요. 초기 계획으로는 수간을 마지막으로 끊고, 거기에 성교육 관련 논문을 추가할 생각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성매매/성착취 관련된 섹슈얼리티 논문도 추가하는 것이 균형을 잡기 위해 필요할 듯해요. 또 지금까지 게시판에 언급한 논의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상대적으로 덜 드러냈던 듯하여 이 점도 강화하고자 하고요. 일단 수간을 다룬 논문을 마무리하고 다른 논문들로 돌아오겠습니당. 수간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포르노그라피적인 시선과는 많이 다를 거예요. 저자들이 인용한 논문 중 이 글에서도 명시한 논문은 Dalley-Trim L (2007) The boys present... hegemonic masculinity: A performance of multiple acts. Gender and Education 19(2): 199–217. Halperin D (2009) What Do Gay Men Want? An Essay on Sex, Risk, and Subjectivity. Ann Arbor: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Kavanaugh P and Maratea RJ (2016) Identity, resistance, and moderation in an online community of zoosexuals. Sexualities 19(1/2): 3–24. Kimmel M (2013) Angry White Men: American Masculinity at the End of an Era. New York: Nation Books. Kristeva J (1982) Powers ofHorror: An Essay on Abjection, (trans. LS Roudiez).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Stein A (2005) Make room for daddy: Anxious masculinity and emergent homophobias in neopatriarchal politics. Gender & Society 19(5): 601–620. 입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0-09-01 01:55)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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