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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30 11:23:01
Name   몸맘
Subject   갭 투자
한 여인이 담배 연기를 길게 뺀 후 울먹이며 말을 건넸습니다.
"아침에 알체라를 샀는데 막 떨어지길래 놀래서 팔았더니 상한가를 가더라."
24일이었습니다.
차트를 보니 시초가가 10% 이상 떠 있었는데 그때 산 거였고 갭 매꾸러 간 걸 하락한다고 판 거였습니다.
"장 초반에 갭이 있으면 메우는 경향이 있으니 생각해 두세요. 그리고 신생주는 위험하니 투자하지 마세요."

28일 월요일에 그가 미간에 내 천 자를 새기며 외쳤습니다.
"또 망했어!"
"응?"
"며칠 전에 KMH라는 데를 샀는데 오늘 하한가야!!"
보니까 경영권 분쟁으로 오른 종목인데  28일 두 주주가 합의를 해서 하한가를 맞은 것이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그런데를 왜 투자하세요?"
"몰라! 몸맘이가 하는 거 보니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았어!!"

저도 주린이지만 이 사람은 9월에 입문한 신생아입니다. 주변에서 주식 얘기로 시끌하니까 '나도 월급만 받으며 살 순 없지.' 마음을 먹고, 하지만 난 안전제일투자자야 하면서 KB금융 10주 사서 오르나 떨어지나 마음 졸이던 사람입니다. 자기가 듣는 팟캐스트에 어느 박사님이 출연하셔서 솔트룩스라는 회사를 차렸다고 했는데 다음날 보니 막 오르길래 샀더니 최고점이었고.... 이런 식입니다.  더해서 듣도 보도 못한 주식 여러 개를 여러 주 사서 답답한 마음에 그런 거 하지 말고 그냥 신풍제약 사라고 했습니다. 11월에 12만원 대 바닥을 기고 있을 때 계속 사라고 해서 19만원 대에 팔게 하니 수익률이 50%가 넘어 그는 저를 주식의 신으로 압니다. 난 신풍제약 말곤 모르는데....

"당신 돈이니 알아서 하시는데 KMH는 이슈 끝났고 내일 또 하한가를 맞아도 이전 주가보다 높으니, 내일 시작하자마자 파세요."
"아니 근데 합의 내용이 호재래, 사람들이."
"아, 네. 전 잘 모르니까."
대화를 맺고 돌아서려다가 또 답답한 마음에
"주식하려는 돈, 반은 삼성전자에 반은 LS전선아시아에 넣고 두 달 뒤에 여세요. 그 뒤에 10만 원 갖고 재미로 단타나 스윙하면서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세요."
그러고 끝냈는데 어제 그는 기어코 KMH를 시초에 안 팔고 다 떨어진 뒤에 겁 먹고 팔았더군요. 오늘은 조금이나마 오르고 있네요.

60% 오른 종목을 던지고 100% 내린 종목을 쥐고 있던, 매도 버튼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던 그의 미래가 궁금하여 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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