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 19/05/10 21:23:08 |
Name | droysen |
Subject | 기차역에서 4시간을 기달려야 합니다. |
뮌헨으로 출장왔다가 볼일을 마치고 오늘 돌아가는데, 기차를 타기까지 4시간이 남았네요. 너무 힘들어서 밖에 돌아다니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아무 질문이나 받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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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을 때부터 족발을 안 좋아해서 독일에 온 이후에도 학센을 별로 안 먹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학센이 나은 것 같습니다. 근데 한국 돌아가서 족발 먹어보면 또 맛있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여기 오래 있다보니까 별로 안 좋아했던 한국 음식들도 가끔 생각나더라구요.
너무 무겁고 간단치 않은 주제를 건드리는 질문이라 제가 (특히 해당 시기) 전공자로서 인터넷에서 쉽게 답하기가 어렵네요. 특히 지금 당장 (기차역에서) 참고할만한 책이나 자료가 없는 상황이라 더 그렇습니다.
개괄적으로만 설명드리자면,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청산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직역하자면 "거친 청산(épuration sauvage)"의 시기로서, 나치로부터 해방된 직후 무법지대에 가까운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나치에 부역한 것으로 간주된 사람들에 대한 복수가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더 보기
개괄적으로만 설명드리자면,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청산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직역하자면 "거친 청산(épuration sauvage)"의 시기로서, 나치로부터 해방된 직후 무법지대에 가까운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나치에 부역한 것으로 간주된 사람들에 대한 복수가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더 보기
너무 무겁고 간단치 않은 주제를 건드리는 질문이라 제가 (특히 해당 시기) 전공자로서 인터넷에서 쉽게 답하기가 어렵네요. 특히 지금 당장 (기차역에서) 참고할만한 책이나 자료가 없는 상황이라 더 그렇습니다.
개괄적으로만 설명드리자면,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청산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직역하자면 "거친 청산(épuration sauvage)"의 시기로서, 나치로부터 해방된 직후 무법지대에 가까운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나치에 부역한 것으로 간주된 사람들에 대한 복수가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나치 점령기에 경제적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 그리고 나치와 교류하거나 성적인 관계를 맺은 것으로 추정된 여성들에 대한 폭력과 사회적 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대략 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이 시기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 시기가 "법적 청산"의 시기인데요. 이때 제 기억이 맞다면 7000명 정도가 사형선고를 받는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90퍼센트에 가까운 인원이 감면을 받게됩니다. 이는 샤를드골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 맞습니다. 사형을 선고 받은 Pétain조차 노령임을 감안하여 종신형으로 감면해줍니다.
이 두 단계의 과정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외국, 특히 우리나라에 그 동안 '프랑스는 나치 부역자에 관한 청산을 제대로 했다'라고 하는 명제가 널리 받아들여진 것에는 첫 번째 단계에서의 폭력적이고 요즘말로 하면 '사이다스러운' 처리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제대로 된 법적인 절차 없이 사회적 린치에 가까운 형태로 처형이 일어난 시기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죠. 특히 독일인 남성과 교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에 처해지거나 사회적으로 매장된 여성들의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친일파 청산과의 비교는... 지금 당장 제가 답하기에는 너무 큰 주제네요.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개괄적으로만 설명드리자면,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청산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직역하자면 "거친 청산(épuration sauvage)"의 시기로서, 나치로부터 해방된 직후 무법지대에 가까운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나치에 부역한 것으로 간주된 사람들에 대한 복수가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나치 점령기에 경제적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 그리고 나치와 교류하거나 성적인 관계를 맺은 것으로 추정된 여성들에 대한 폭력과 사회적 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대략 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이 시기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 시기가 "법적 청산"의 시기인데요. 이때 제 기억이 맞다면 7000명 정도가 사형선고를 받는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90퍼센트에 가까운 인원이 감면을 받게됩니다. 이는 샤를드골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 맞습니다. 사형을 선고 받은 Pétain조차 노령임을 감안하여 종신형으로 감면해줍니다.
이 두 단계의 과정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외국, 특히 우리나라에 그 동안 '프랑스는 나치 부역자에 관한 청산을 제대로 했다'라고 하는 명제가 널리 받아들여진 것에는 첫 번째 단계에서의 폭력적이고 요즘말로 하면 '사이다스러운' 처리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제대로 된 법적인 절차 없이 사회적 린치에 가까운 형태로 처형이 일어난 시기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죠. 특히 독일인 남성과 교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에 처해지거나 사회적으로 매장된 여성들의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친일파 청산과의 비교는... 지금 당장 제가 답하기에는 너무 큰 주제네요.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4시간을 기다린 끝에 기차를 탔지만 3시간 반을 달려야하는 관계로...
돼지고기>닭고기>소고기로 하겠습니다. 너무 근본없나요? ㅋㅋ
돼지고기>닭고기>소고기로 하겠습니다. 너무 근본없나요? ㅋㅋ
부적절한 댓글 작성에 시정권고 드립니다.
맥락상으로도 부적절하기도 합니다만, 어떤 맥락에 오더라도 매우 부적절한 내용 같습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 바랍니다.
맥락상으로도 부적절하기도 합니다만, 어떤 맥락에 오더라도 매우 부적절한 내용 같습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 바랍니다.
네. 정말 좋아요. 뿌듯해 하셔서 저도 기쁩니다. ㅎㅎ 하나 사서 좋아서 하나 더 샀는데 그 디자인 이제 안 나오더라구요. 훌쩍.
질문이 뭔가 잘못 되었었네요.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 개념을 통해 아이히만을 서술하고자 했지만, 실제 아이히만이 그 정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을까? 라는 이야기였거든요. [독일사학자들이 다시 정리한 바로는 아이히만이 자신을 평범한 사람으로 현시하고자 법정에서 자신을 연기하고, 증거들을 조작한 편에 가깝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궁금했어요. 역사학 전공자는 아니고, 사회학 전공하시는 분들에게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라 전공자 분꼐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8ㅅ8
그렇다고 해서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더 보기
그렇다고 해서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더 보기
질문이 뭔가 잘못 되었었네요.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 개념을 통해 아이히만을 서술하고자 했지만, 실제 아이히만이 그 정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을까? 라는 이야기였거든요. [독일사학자들이 다시 정리한 바로는 아이히만이 자신을 평범한 사람으로 현시하고자 법정에서 자신을 연기하고, 증거들을 조작한 편에 가깝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궁금했어요. 역사학 전공자는 아니고, 사회학 전공하시는 분들에게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라 전공자 분꼐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8ㅅ8
그렇다고 해서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평범성 관점이 빛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역으로 악의 의도성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ㅎㅎㅎ
그리고 유튜브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당. 좀 더 홍보가 많이 되면 좋을텐데ㅠ
그렇다고 해서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평범성 관점이 빛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역으로 악의 의도성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ㅎㅎㅎ
그리고 유튜브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당. 좀 더 홍보가 많이 되면 좋을텐데ㅠ
아, 제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군요. 말씀해주신 바가 맞습니다. 사실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에 관한 재판을 참관하면서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을 말했을때 곧바로 말씀해주신 바와 같은 비판을 받습니다. 아이히만이 단지 주어진 명령을 수행했던 것이 아니라, 본인 자체가 반유대주의를 신념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홀로코스트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닌 기록이 몇개 잇었거든요.
저 역시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에 대한 개념은 매우 생각해봄직하다고 믿지만, 적어도 아이히만의 경... 더 보기
저 역시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에 대한 개념은 매우 생각해봄직하다고 믿지만, 적어도 아이히만의 경... 더 보기
아, 제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군요. 말씀해주신 바가 맞습니다. 사실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에 관한 재판을 참관하면서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을 말했을때 곧바로 말씀해주신 바와 같은 비판을 받습니다. 아이히만이 단지 주어진 명령을 수행했던 것이 아니라, 본인 자체가 반유대주의를 신념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홀로코스트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닌 기록이 몇개 잇었거든요.
저 역시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에 대한 개념은 매우 생각해봄직하다고 믿지만, 적어도 아이히만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아이히만은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기에는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스템의 작은 쳇바퀴가 아니라 너무나 거대한 바퀴였죠.
유튜브는 재밌게 봐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에 대한 개념은 매우 생각해봄직하다고 믿지만, 적어도 아이히만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아이히만은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기에는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스템의 작은 쳇바퀴가 아니라 너무나 거대한 바퀴였죠.
유튜브는 재밌게 봐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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