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선 오세훈 1인의 탓으로 전가하고 있는데, 몇 년동안 뉴스를 계속 지켜본 입장에선 전혀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시장의 탓으로 돌리자면 오히려 공사 기간 중 박원순 현 시장 재임기간이 더 깁니다. 즉 박원순 시장이 손댈 수 있는 기회가 더 길었습니다.
실제로 몇년 전 잠실야구장에서 허구연 해설 등 야구 관계자들과 공개 공청회를 하기도 했는데 고척돔 관련 나아진 건 없습니다.
물론 서울시 공무원들의 일처리가 판타스틱했음은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히어로즈와 협상하던 담당자가 말도 없이 바뀌기도 했다는군요.

또한 과연 서울시와 시장만 탓할것인가? 이것도 문제입니다.
서울시는 계속해서 야구계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돔구장을 지었다고 밝혔습니다.
박동희 기자 기사에서도 밝혀진 건데 그 과정에서 KBO와 KBA에 서류를 보낸 적도 있습니다.
그때가 유영구 총재 시절이었는데 그 서류에 총재 직인을 찍어 보냈다는 거죠. 그런데도 KBO는 \'무슨 서류인지 몰랐다\'는 해명만 합니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배임행위, 불성실 업무 행위고 거짓말이어도 뭐... 여하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야구계도 공범자입니다.

시작만 그랬을까요? 중간에 하프돔으로, 완전 돔으로 설계가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야구계는 아무 소리도 안 냈습니다.
돔구장이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일까요? 지금까지 KBO가 어떤 식으로 일 처리를 해왔는지 봐서 그런지 이런 수수방관은 놀랍지도 않습니다.
또 히어로즈가 고척돔으로 이전하네마네 서울시와 1년 넘게 협상을 질질 끄는데도 KBO는 눈 깜빡도 하지 않았습니다.
회원사가 홈구장을 강제로 옮기게 생겼는데도 말이죠.

이런 아수라장을 만든 범인은 1명이 아닙니다. 서울시, 서울시장, KBO, KBA 모두가 공범입니다.
그리고 결국 덤탱이를 쓴건 피같은 세금을 똥같은 구장에 퍼붓게 된 서울 시민들,
또 그런 구장을 쓰면서 눈덩이만한 운영비를 내야할 넥센 히어로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