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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2/01 01:34:36 |
Name | 저퀴 |
Subject |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리뷰 |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플레이했습니다. 처음에 글을 쓸 때만 해도 자세하게 뭐가 문제인지 말하고 싶었는데 한도 끝도 없을거 같아서 대강만 적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언급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적당히 나빠서 따로 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첫 인상부터 끔찍합니다. 그래픽은 기술적으로도 저질이고, 미술적으로도 돋보이는 구석이 없어요. 그나마 리포지드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것 같은 부분은 어마어마한 수의 유닛을 제대로 만들었다는 것 정도인데 그것조차 텍스쳐부터 심하게 저질이거나, 기초적인 광원조차 엉망이라서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이게 좋은건가 의심할만한 수준입니다. 건물이나 지형은 죄다 따로 놀아서 더욱 흉하죠. 그림자라도 기본만 됐어도 이렇게까지 엉망이진 않았을거 같더군요. 리포지드는 기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게임입니다. 출시 초기의 버그나 최적화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경우야 없다지만, 리포지드는 거의 전 부분에 걸쳐서 버그가 보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경험해보지 못한 버그는 텍스트 출력 오류 밖에 없었어요. 음량조차 캠페인 플레이 내내 일정하지가 않아서 수시로 조절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고요. 이런 상황이니 당연하게도 최적화도 엉망입니다. 캠페인은 다소 수정이 되긴 했습니다. 의외로 추가된 요소가 꽤 보일 정도로요. 그러나 전반적인 캠페인 리메이크라 평가하긴 어렵고, 게임이 기본만 됐어도 괜찮게 봐줄만한 정도입니다. 일부 캠페인 미션을 보면 이런 식으로만 싹 갈아엎었어도 더 좋게 평했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물론 매우 미약한 장점일 뿐입니다. 그나마 장점을 뽑자면 번역은 나쁘지 않고, 한국어판의 풀 보이스 더빙도 나쁘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부터 축적된 컨셉 아트가 많기 때문에 원래 RTS 중에서도 스케일이 컸던 워크래프트 3인데 캠페인에 각 종족마다 문화권에 맞는 건축 양식이나 배경을 고려해서 새롭게 디자인된 유닛 같은 건 나쁘지 않아요. 물론 그래봤자 애니메이션이나 이펙트는 클래식 호환에 맞춰 형편 없거나, 클래식만도 못한 수준인데 그걸 장점으로 봐줄 수 있나 싶습니다. 클래식과 어느 정도 잘 호환되는 것도 단점까진 아니겠지만 차라리 클래식 호환이나 포기하고 제대로 된 게임을 내놓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죠. 아무리 봐도 최소한 올해를 몽땅 다 투자해서 더 만들었어야 했을 게임처럼 보여요. 생각해보면 도대체 오버워치 이후로 3년동안 신작 하나 없었던 개발사가 고작 새로 내놓을 게임이 리마스터인 것도 우스운데, 이렇게 급조되고 엉망인 결과물을(심지어 이게 발매일을 연기한거죠.) 내놓는다는 게 말이나 되나 싶을 뿐입니다. 요즘 블리자드 보면 한 5년 전의 캡콤을 보는 것 같아요. 그때의 캡콤도 최소한 신작은 꼬박꼬박 냈으니 그것만도 못한거 같지만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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