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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4 10:46:30수정됨
Name   호타루
Subject   롤하다 보면 박살나는 날도 있는거지
원래는 롤이 아니라 마작하다 박살난 거지만 제가 롤을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고 좀 오래 됐지만 하기도 해 봤고 평균 소모시간도 30분 정도로 긴 게임이라 실제상황을 롤로 적당히 바꿔치기해서 써 봅니다.

기분 좋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방 안에서 이불 밖은 위험해를 시전하는 나는 플4입니다. 첫 게임을 했는데 시작부터 갖가지 패턴으로 개작살이 났습니다. 와딩 까먹은 게 스노우볼이 되어 갱승사자에게 맞아 골로 가고 부쉬에서 안일하게 귀환타다 물리고 뭔가 플4답지 않은 기본기 부족이 노출됩니다. 그리고 생각이 들죠. 아 오늘 게임 힘들겠다. 속된 말로 엿됐다.

그러나 여기에서 포기하면 게이머라는 타이틀이 웁니다. 더구나 이번 시즌 목표는 플레를 넘어 다이아를 다는 게 목표니까 이 한 판에 기가 죽으면 안됩니다. 마침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는 챌린저 인증하고 패패패패로 도배된 본인 경기기록을 보여주며 여기에서 포기했음 챌린저 못갔음이라고 인증합니다. 이런 걸 보고도 패배를 만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게이머로서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컨디션이 개판치는데 게임이 잘 풀릴 리가 있겠습니까? 류또죽(물론 제가 류...) 시전하고 스킬샷 잘못 써서 망하고 어쩌다 내가 잘 나간다 싶으면 옆에서 트롤하고 그러는 사이 연패는 쭉쭉 쌓이고 플3을 바라보던 랭크는 이미 플4를 넘어 플5로 추락했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하지 말랬는데 그 말 들을걸 하고 후회했을 때는 이미 때가 늦습니다.

근데 그대로 자기에는 깨진 판이 분하고 잃어버린 랭크 점수가 아깝습니다. 어차피 오늘 내로는 복구 못할 거 압니다. 그래도 한판만. 아 좀 시원하게 캐리하고 자게 한판만... 그러나 웬걸? 다 이긴 게임 바론 스틸당하고 장로 뺏겨서 미드 쭉 밀리고 그대로 패배하고 보니 새벽 3시입니다. 잠을 자야 출근을 하니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끄지만 편하게 잠이 올 리가 없습니다. 잠은 잡니다. 피곤해서요.

아침에 일어나서도 어제 경기 때문에 속에서는 열불 천불이 나고 이걸 어떻게 복구하지 생각에 눈이 깜깜합니다. 아 노답인생 그냥 롤을 지워야 하나 때려치울까 고민하지만 결국 집에 들어가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롤을 켜게 되죠. 그것이 게이머.

그리고 이 말을 되뇌이게 됩니다. XX 어제는 더럽게 운이 안 좋아서 개박살이 났는데 오늘은 좀 잘 풀리겠지.

그리고 또 시전되는 류또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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