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16 05:43:42수정됨
Name   Schweigen
File #1   39C45202_F928_4A78_AEFF_3F529A7956DA.jpeg (590.7 KB), Download : 19
File #2   20F4E6F7_8B0B_4407_8B22_905D6EE76AE1.jpeg (92.1 KB), Download : 17
Subject   그냥 이야기




며칠새 제가 다니는 거의 모든 커뮤에 신안군 안좌도가 지역관광상품으로 보라색 마케팅을 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어요.

그리고 예상대로 염전노예, 교사성폭행, 지역관행 드립까지 나오며 그동네에 대한 온갖 조롱과 비아냥으로 가득했어요.

저기 안좌도는 염전이 없는 그냥 농사짓고 고기잡는 섬마을이어요. 여교사 집단성폭행이 일어난 흑산도와는 뱃길로 세시간 거리이구요.

그런건 중요하지 않겠죠. 신안군과 거기 사는 주민들은 악마들이어야 하니까요. 또 신안군 전체 인구는 4만명 남짓... 5천만의 0.1%정도 절대적인 소수니까요. 신안군엔 72개의 섬이 있다는 것도, 끝에서 끝까지 4시간이 넘게 서울보다 더 걸린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죠. 관할 법원 판사는 로테이션으로 정기적으로 순환되는것도, 아무것도요.

신안은 악마이어야만 하니까요.

하지만 남자는 잠재적범죄자 한남 6.9엔 누구보다 분노해요. 인구의 절반인 절대 다수니까... 한국인이 인종차별을 당하면 같이 목소리를 내요. 5천만이니까.

부산 토막살인 사건이 났다고, 인천에서 유아 납치 살해가 났다고, 광주에서 조폭이 사람을 죽여도, 서울에서 여중생 집단강간이 있어도 신안이 되지는 않았어요. 수백 수천만이 사는 곳이니까요. 부산, 서울, 대구, 광주가 오히려 더 심한 악마들이 사는 곳이어야 하는데 누구도 그리 말하지 않죠.

치안 때문이라고도 해요. 젊은 성인 남자도 안전하지 못하다구요. 경찰도 믿을 수 없고 다 한패라구요. 근거는 필요 없어요. 악마들이 사는 곳이니까 대도시 경찰들이 피해자 바꿔치기 하는것도 도움을 외면해 살해당했던 것도 상관 없어요.

지역유착 때문이라고도 해요. 하지만 생계형 방산비리가 일상이고 살인사건도 덮어버리는 군대지만 군인들에게 연대책임을 묻지 않아요. 도리어 군인 욕하는 사람을 탓하겠죠.

관행 때문이라고도 해요. 간호사들이 태움을 해도 변호사 전관예우가 있어도 해병대 악습이 끊이지 않아도 엄한 간호사를 변호사를 해병대를 욕하면 도리어 정신차리라 핀잔을 듣겠죠.

하지만 신안사람들에겐 그래도 돼요. 4만명 남짓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다르냐구요? 아니요. 저도 똑같아요.

바로 삭제하기 했지만 며칠전 전체 기자들을 싸잡아 욕하는 심한 댓글을 달았어요.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다지만 솜털만큼도 안되는 것이었어요. 업보가 있으니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업보라는것도 제가  마음대로 정한것이었죠

아마 저는 같은일을 반복할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여요.


그래서...

차별이니 혐오니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닌 그저 이글은 반성문이에요. 저도 하나 다를바 없기 때문에요.



2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16 경제그냥 쉬었다는 청년들 증가, 정말 노동시장 상황 악화 때문인가 3 카르스 23/08/22 3030 5
    6520 기타그냥 심리학과 다닌 이야기 17 풍운재기 17/11/03 6770 12
    12681 게임그냥 써 본 2022년 LCK 스프링 시즌 결산 (상) 10 The xian 22/03/29 2718 0
    12694 게임그냥 써 본 2022년 LCK 스프링 시즌 결산 (하) 3 The xian 22/04/03 3457 7
    10728 일상/생각그냥 써보는 그냥 일상 7 쉬군 20/06/29 4434 19
    11656 일상/생각그냥 쓰는 이야기 1 私律 21/05/08 3359 6
    11521 일상/생각그냥 아이 키우는 얘기. 4 늘쩡 21/03/25 3977 18
    14055 정치그냥 오늘 커뮤보면서 했던 생각 37 매뉴물있뉴 23/07/21 4143 37
    2864 기타그냥 이번 강남역 사태는 올라갈수도 없는 지방 4 klaus 16/05/23 4399 0
    10690 사회그냥 이야기 12 Schweigen 20/06/16 5127 22
    4481 일상/생각그냥 잡담 6 와이 16/12/30 2819 0
    11493 일상/생각그냥 회사가 후져요. 11 Picard 21/03/15 4680 2
    9084 일상/생각그냥…그날의 기억 4 bullfrog 19/04/16 4383 16
    6239 영화그녀(elle)의 독고구검 11 우리아버 17/09/06 4650 1
    5581 방송/연예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OST 엘범이 나옵니다 1 Leeka 17/05/06 3916 0
    8836 일상/생각그녀는 나를 좋아했을까? 12 어제내린비 19/02/04 5466 6
    9666 일상/생각그녀는 바라던 자유를 얻었을까? 4 Nardis 19/09/15 4883 14
    6661 창작그녀는 언제나 보라색 가방을 메고 다녔다 11 은우 17/11/27 4067 8
    55 기타그녀들의 은밀한 이야기 - 핑거스미스 Fingersmith 2 시아 15/05/30 9598 3
    7587 음악그녀와 첫 만남 5 바나나코우 18/05/26 3664 3
    2300 일상/생각그놈의 건강 8 헬리제의우울 16/02/26 3976 1
    7080 일상/생각그는 너무 재밌다고 했다. 8 발타자르 18/02/10 3854 4
    5476 요리/음식그대의 뽀얀속살을 그 위에서 보았을때 내 심장은... 11 다시갑시다 17/04/20 5561 7
    13855 일상/생각그동안 SNS와 뉴스에 휘둘리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1 컴퓨터청년 23/05/14 2425 3
    4219 일상/생각그동안 즐겼던(?) 취미들 21 Vinnydaddy 16/11/23 4917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