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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5 14:40:23수정됨 |
Name | *alchemist* |
Subject | 지금까지 써본 카메라 이야기(#04) – Ricoh GR-D2 |
[#0. 들어가기에 앞서] 안녕하세요 *alchemist*입니다. 이번 ‘지금까지 써 본 카메라 이야기’의 주인공은 Ricoh사의 GR-D2입니다. 최근나온 GR3, GR2의 완~~~전 옛날 모델이 GR-D2입니다. 제가 주력으로 쓰던 때가 2009년~2010년 즈음이니.. 진짜 오래된 디카인 셈이지요. 그나저나 Ricoh는… 우리나라에는 다른 걸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신도리코. 네, 맞습니다. 바로 복사기 회사입니다. 그래서 다들 리코라고 하면 신도리코는 아시는데 카메라 쪽에서 뭘 만들었는지는 모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SLR 카메라를 예전에 두어컷 찍어본 적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펜탁스의 K마운트를 공유해서 SLR 카메라를 만든 적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리케논이라는 꽤 괜찮은 (이종교배용이 되었지만 ㅠㅠ) 렌즈들도 많이 만들었다고 합니다.(저는 못써봤어요… ㅎㅎ;;) 그리고 P&S 카메라 중 GR시리즈도 만들어 내었구요.(요게 또 P&S 중에서는 명품으로 알려져 있지요) 리코가 라이카, 니콘만큼 카메라 역사에 엄청난 족적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소하게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마니아들을 만들었던 카메라 브랜드였습니다. 그런 리코에서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서 자신들이 만들었던 카메라중 고급 P&S였던 GR시리즈를 활용해서 GR의 디지털 버전을 내놓게 되었고 그 중 두번째 카메라가 GR-D2 입니다. 그럼 한번 살펴볼까요? [#1. 소개 및 스펙] 먼저 앞 모습을 보시겠습니다. 보시는대로 오른손으로 잡는 그립부를 도톰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필카 시절에는저 부분에 필름이 들어갔습니다. 필름이 들어가는 부분은 도톰하게 만들어서 그립감을 확보하고 다른 부분은 얇게 만들었습니다. 이 디자인을 바꾸기 아까웠는지 GR-D2는 이전 필카 GR시리즈와 동일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디자인은 오랜 기간 사골처럼 우려내어(…) 지금의 GR3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리코는 디자인 하는게 귀찮은가 봐요.. 아무튼 막 예쁘고 눈에 확 끌리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써보면 꽤나 실용적이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입니다. 참고로 이건 GR1v 사진입니다… 뷰파인더 창이랑 몇몇 요소를 제외하면 동일한 모습인 걸 알 수 있습니다. 허허. 뭐 디자인은 아니라고 느끼실 수 있지만 P&S 계에서는 나름 고오급! 기종인 녀석입니다. 일부 액정창에 먹이 생기는 에러가 있어서 저는 안 사긴 했지만… 뭐… 이미지 품질은 확실히 좋은 것 같더라구요. ㅎㅎ 뒷면은… 사진을 못 찾아서 GR-D3 사진을 넣었습니다만 사실 뭐 별 차이는 없습니다. 디자인을 거의 안바꾸는 리코인지라 거의 똑같거든요. 다만 리코는 ‘한 손’으로도 조작가 능하게끔 뒷면 버튼과 모드 버튼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실제로 한손으로 하면 불편하긴 합니다 ㅋㅋ 가능은 합니다만.) 저도 다양한 세팅을 해두고 필요에 따라 바꿔가면서 찍었습니다. 1번-스냅모드, 흑백, 1:1 / 2번-AF모드, 컬러, 3:2 이런식으로 말이지요. 크기가 작으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도 않고 ‘스냅모드’라는 것도 있으니… 네. 명확한 목적이 있는 카메라였습니다. 스냅사진 찍는데 많이들 쓰라는 거지요. 저도 그래서 그 목적에 충실하게 사용을 했었습니다. 이제 사진으로 GR-D2의 특징들 하나씩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사진 샘플] GR-D2 처음 나왔을 때 흑백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 중 꽤 많은 분이 GR-D2의 흑백모드에 꽤 열광한 적이 있었습니다. 디카 주제에 필름 그레인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다 흑백모드의 발색 자체가 필름이랑 유사했었거든요. 지금 보면 필름과 유사하다기엔 디지털 흑백 전환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쓸만한 흑백 모드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사진 한 번 보실까요? @제주 오설록 박물관 @롯데월드 @국립중앙박물관 스냅모드 아니었으면 못 찍었을 사진입니다. GR 디지털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 “스냅모드”는 초점거리를 대충 2m인가? 그정도 선에 고정을 해주는 모드입니다. 그러면 조리개, 색감 화면 비율 등 다른 세팅들을 미리 해두면 반셔터 없이 셔터 버튼 누르면 촬영을 할 수 있지요. 스냅에 최적화된 모드라서 저런 포착 사진들 만드는 데 자주 썼습니다. @홍대A-Land Urban Skyline(feat.상상력) GR-D2의 컬러는… 사람들의 평이 그랬습니다. ‘컬러 없이 내놓기는 좀 뭐하니 곁가지로 껴준거다.’ 라고요. 색이 정말 빈약하기 그지 없습니다. 기본 모드에서는 채도가 낮은데 그렇다고 채도를 높인다고 발색이 매력적인 것도 아니었거든요. 거기다 ISO 올리면 노이즈가 자글자글하기까지… ㅎㅎ. 아무래도 예전 카메라다 보니 노이즈 관리나 이런게 안되기는 했었지요. @양재 시민의 숲 노이즈가 자글자글 하다보니 오히려 특이한 이미지로 남은 사례입니다. 지인의 경우 유화같다고 표현을 했었습니다 @양재천 @양재 시민의 숲 그래도 빛이 졸을 때면 가끔은 좋은 발색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요새 GR은 포지티브 필름 모드를 탑재한 이후로는 색감도 많이 양호해졌더라구요. @Coex Aquarium 똑딱이가 아니었다면 못 찍었을 장면 @평촌 가끔은 좋은 발색을 보여줍니다. 묘하게 서정적인 느낌의 사진입니다. @망원한강공원 제가 찍은 샷은 아닙니다만 역광에 버티는 정도가 꽤 괜찮죠? @대포항 예전 대포항엔 이런곳도 있었지요… ㅎㅎ. 이것도 역시 스냅모드가 있어서 가능했던 사진입니다. [#3. 마무리] 이 카메라가 나왔을 시절에 저는 정말 진지하게 사진을 좋아하고 즐거워서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시기에 주로 썼던 카메라라 그런지 그 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 나름 재기발랄한 사진들도 보이고 그 때 무슨 생각으로 찍었는지 어떤 의도로 찍었는지도 기억나고 같이 다니던 사람들도 생각나는 등 이런저런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역사를 이런식으로 담았던 카메라라 그런지 최근 GR2나 GR3에도 관심이 가기는 했지만… 뭐… 관심만 줬습니다. 요새 가지고 있는것도 다 못쓰고 있는 판국이니까요. 그리고 GR3가 기계적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는… ㅎㅎ 포기했습니다. GR-D2를 이렇게 열심히 썼지만… 판매했던 이유는 렌즈 고장 때문이었습니다. 침동식 렌즈라 그런지 전원을 켜고 끌 때 렌즈가 들어가고 나오는 과정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고장이 두번 정도 발생했었고 해당 고장 때문에 AS 센터를 다녀오고 나니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수리하고 중고로 팔았었습니다. 좋은 면이 있었지만 기계가 신뢰도를 못 주면 어디 들고다니기 불안했거든요. 그래도 가끔 예전 사진들 보다보면 ‘그래도 괜찮은 카메라였어’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다음번엔 간만에 필름 카메라를 다시 다뤄보고자 합니다. 다음 차례는 미놀타의 역작 중 하나인 ‘ TC-1’입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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