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1/07 16:24:59
Name   *alchemist*
Subject   [독후감] '시드 마이어'를 읽고 나서
안녕하세요 *alchemist*입니다.

홍차클러 중 왕년에 게임 좀 하신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차라리 마약을 하는게 낫다는(...) 3대 인생막장제조 게임말이지요.
FM, HOMM과 함께 게임계를 빛내는 찬란히 그 이름!
(미래로만 가는 타임머신이기도 한) 바로 <문명>이지요

지난 화요일 아무생각없이 검색을 하다가 <문명>의 개발자 시드마이어의 회고록이 나온 걸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뭔가 재미있겠다는 삘이 와서 근처 중고서점을 찾아서 바로 사서 읽어보았고 이틀만에 완독 했습니다. 술술술 읽히더라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재미있습니다.
게임 개발자가 자신이 어떤 동기를 가지고 게임 개발을 시작했고, 어떤 생각으로 이 부분 저 부분을 디자인했으며, 자신은 이 게임의 결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 까지 게임 개발자가 직접 이야기 하는 자신의 게임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책 집어서 훑어보면서 집어본 흥미로운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더 있을텐데 안 집혀 나와요 ㅋㅋ)
- 전직 군인인 빌 스틸리 상대로 비행기 게임에서 점수를 훨씬 받은 시드 마이어. 이를 계기로 게임을 만들고 팔겠다는 스토리가 생깁니다
- 한 가게에 서로 다른 사람인척 전화해서 (가짜로) 수요를 만드는 빌 스틸리의 마케팅 기법(ㅋㅋㅋ)
- 마이크로프로즈의 전통이었던 두꺼운 매뉴얼
  (문명2 이전부터 필요한 내용들 많이 때려넣었더라구요. 제돈으로 처음 산 게임이 문명2였는데 거기에 기술발전표 큰~~것도 있고 메뉴얼이 작은 종이긴
  하지만 수백페이지 인쇄된거 보고 놀랐던 기억이... ㅎㅎ; 그래서 다른 게임 메뉴얼 보고는 캐실망했어요.. 뭐야 이게 왤케 얇아... ㅋㅋ;)
- 사내에서 만든 게임이 너무 퍼져서 생산성이 떨어지자 배포금지 먹은 이야기
- 게임을 하나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 두개의 게임을 합쳐 만든 형태였으며 그게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해치더라는 이야기
- 게임 홍보에 비행기(진짜 비행기)를 써먹은 이야기
- 실패한 공룡게임(ㅋㅋㅋㅋㅋ)
- (추가) 게임을 떠나게 하는 디자이너의 결정... 게임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의해 게임오버가 되면 게이머가 지쳐서 떠나게 되는데 이게 의외로 디자이너가 재미있고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넣은 요소에서 그렇게 될 가능성도 꽤 있다는 이야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재미있는건 문명 이야기지요
- 역사적인 발전을 시키면서 기술, 정치, 사회가 (게임 내에서) 서로 얽혀가는 이야기
- 1편을 만들 때 어떤 컨셉으로 시작했더니 사내에서 여러 사람들이 플레이하면서 피드백을 줘서 구체화되는 과정
- 팬레터에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내용을 받은 이야기
- 문명의 저작권에 관련된 이야기(마이크로프로즈에서 파이락시스로 넘어오는 과정이죠)
- 문명2로 몇천년간 진행한 '영원한 전쟁' 이야기

그리고... 문명 이야기 중 제일 유명한 인도의 오버플로우 오류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ㅎㅎㅎ

찾아보시면 어떤 내용인지 나오는데...
알려진 건 이 이야기입니다
https://bbs.ruliweb.com/pc/board/300007/read/1555462

그런데... 반전이 있어요 ㅎㅎ

찾아보시면 금방 나오기는 하는데 책 보셔도 되고 궁금하시면 보셔도 되고 그렇습니다.

(추가) 넥슨 이야기도 나옵니다 ㅋㅋㅋ 최초로 BM을 구축해서 돈 버는 뭐.. 그런 이야기였어요.


게임을 통해서 즐거운 경험을 게이머들이 만들어 나가기 원하는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름은) 진솔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공한 건 성공한 거지만 실패한 것도 담담히 풀어나가는 게 좋았습니다

그가 게임을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게임 개발에서 드러난 이야기 또한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도 제인생을 돌이켜 보면 이런 저런 선택에 의해 바뀐 점들이 꽤 있으니.. 그런점들 생각해보시면서 보시면 재미있을 거에요
아울러 저같은 문명 팬이 보면 또 아는 게임의 아는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니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저는 문명2부터 시작은 했지만... 제대로 한 건 5때부터긴 해요 ㅋㅋ; 그 이전에는 한글화가 안되서 안그래도 어려운 게임 영어로 보기 너무 좀 그랬었고 6부터 좀 해보려고 하니 어렵네요 ㅋㅋㅋ; 황제 난이도 몇번 트라이하다 실패해서 ㅠ 왕 난이도에서 연습하면서 공부하고 해보려고요. 그런데 왕 난이도는 제가 좀 이길 자신이 있게 진행이 되고 있어요.. ㅎㅎ;)

흥미 있으신 분들은 서점가서 한 번 보시든가 중고 서점 같은 거 활용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25 6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 *alchemist* 24/04/23 433 12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1 + 절름발이이리 24/04/23 1036 5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267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85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296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1 joel 24/04/20 1155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465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41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07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56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37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21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05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26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72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83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093 5
    14599 일상/생각가챠 등 확률성 아이템이 있는 도박성 게임에 안 지는 방법 20 골든햄스 24/04/12 1106 0
    14598 음악[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Found Heaven" 김치찌개 24/04/12 188 1
    14597 스포츠앞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한국야구 최전성기 12 danielbard 24/04/12 1035 0
    14596 정치이준석이 동탄에서 어떤 과정으로 역전을 했나 56 Leeka 24/04/11 2577 6
    14595 정치방송 3사 출구조사와 최종 결과 비교 4 Leeka 24/04/11 781 0
    14594 정치절반의 성공을 안고 몰락한 정의당을 바라보며 10 카르스 24/04/11 1374 18
    14593 정치홍차넷 선거결과 예측시스템 후기 11 괄하이드 24/04/11 930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