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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2/06/03 12:40:21 |
Name | *alchemist* |
Subject | 필름 라이크(film-like) 에 대한 잡생각 |
안녕하세요 *alchemist*입니다. 최근 사진에 필름같은 색감이나 필름같은 느낌을 내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그건 전적으로 제 착각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필름 같다'라는 건 과연 어떤걸까요? 우리는 그걸 어떤게 인지하고 있을까요? '필름 라이크' 또는 '필름 같다' 가 어떤건지 대충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1. 입자감(Grain) 입자감에 대해서는...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냐하면 말이죠... 사실... 생각보다 필름에서 입자감이 안 느껴지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ISO 100 정도의 네거티브 필름들은 입자가 고와서 확대해서 보아도 생각보다 입자감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입자감은... 제 생각으로는 대충 ISO 400 정도 네거티브 필름일 듯 합니다. 코닥 Tri-x 400 필름 같은 경우는 입자가 삼각형 모양(이건 일포드 Delta도 마찬가지입니다)이라 저렇게 지어진 걸로 알고 있으며 실제로 확대해보면 삼각형 모양의 입자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컬러 네거티브인 후지필름 NPH400이나 오토오토 400, 코닥 Ultramax 400 같은 경우도 입자 모양은 다를지언정 입자감은 어느정도 드러납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지만 네거티브 필름이 ISO 100만 되어도 입자가 고운 편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네거티브" 필름 입니다. 상업용으로 쓰이거나 좀 더 정교한 작업등에 사용되었던 "포지티브" 필름으로 넘어가게 되면... 어떨까요? 포지티브 필름은 거의 입자감 못 느끼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ISO 50, 100같은 저 ISO 포지티브 필름의 경우는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디지털과 차이점이 뭐지?' 싶기도 하구요. 사용해본 포지티브 필름중에 코닥 E100VS, 후지필름 Provia 100F, Velvia 100 같은 것들은 주광하에서 적절하게 촬영되면 거의 입자감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네거티브 필름 중에도 코닥 Ektar 100(최신판 기준) 같은 경우는 촬영해보면 디지털 카메라 사진과 거의 유사합니다. 필름 시대에는 오히려 입자감이 안 느껴지게 하려고 각 회사에서 노력했던 걸 생각하면... 디지털 시대에는 오히려 입자감이 잘 '필름처럼' 느껴지게 하려고 노력하는 거 보면.. 아이러니한 노릇입니다 ㅎㅎㅎ; 기술을 기껏 발전시켜 놓고는 예전에 한 걸 따라하려고 하니까요. 2. 색감(Color) 아, 이건 예전부터 느끼던 건데요... 필름 같은 색감을 이야기하면 화밸이 틀어지거나 아니면 색감이 붉거나 노랗게 나오는 경우 필름 색감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과연 색이 저렇게 틀어진 걸 필름 색감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 걸까요? 사실 필름 사진의 경우도 정확하게 색 온도 지켜서 적절한 노출로 찍게 되면 색상 바르게 잘 나옵니다. 거기서 노란색(코닥)이나 녹색(후지필름)이 강조되는 경우는 필름 메이커 자체의 특성이라고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색이 일부러 틀어지게 된다면 그건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잘못 만든 필름이겠지요... 일부러 그런 걸 즐기는 경우들도 물론 있습니다만 색이 틀어지고 붉거나 노랗게 나오는 게 필름 같다? 저는 솔직히 '글쎄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광용 필름을 텅스텐 조명에서 찍어서 색이 틀어지거나 아니면 텅스텐용 필름을 주광에서 찍어서 색이 틀어지는 경우(씨네 필름들이 이런 경우들이 있는걸로 압니다. 저는 써본적이 없어서 ㅋㅋ;)라면 필름은 화이트 밸런스 변경이 불가능하니 그런 걸 재미로 찍거나 아니면 의미 있는 작품으로 승화시키거나 하는 게 가능할텐고 아까 말씀드린 필름 메이커의 특성상 약간 색상 캐스트(코닥의 노란색, 후지필름의 녹색, 아그파의 붉은색, 코니카의 파란색)가 일어나는 경우는 메이커와 필름의 특성으로 간주할 수 있겠습니다만 인위적인 색상 틀어짐이 필름 색감이다... 라는 건 아니라고 봅니당. 단적인 예시가 아까 입자감에서 이야기했던 포지티브 필름입니다. 포지티브 필름은 직접 눈으로 바로 색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지티브 필름들 직접 보면 색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다만, Velvia는 흔히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은 파란색이라든가, E100G의 피부톤이라든가, E100VS의 강렬한 붉은색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이야기되는데 그건 포지티브 필름, 메이커 별 특성인거지요. 거기다 첨언하나 하자면 요새 필름은 디지털 "스캔"을 해서 많이 사용합니다. 사실 최근에는 필름으로 촬영을 한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디지털 세상에서 소비되기 떄문에 필름을 스캔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대충 이제는 이야기 흐름이 예상되시죠? ㅎㅎㅎ 필름 스캔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네거티브 색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캐너 메이커(노리츠, 코닥)에 따라서도 색감이 다 다르구요, 같은 스캔 작업에서도 화이트 밸런스 스포이드를 어디 찍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색감 일부러 틀어지게 하는 것도 가능하고 기계가 맞다고 생각하고 따라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ㅎㅎㅎㅎㅎ; 필름 라이크한 색상? 그것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모르겠어요 이제 ㅋㅋㅋ; 3. 그래서 뭐 어쩌라고???? 어... 뭐 그래서 어쩌라고??? 라고 물어보시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책임한 결론입니다만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필름 좋아하고 집에 이것저것 쓰고 싶은 필름들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날 막 갈기고 싶으면 필름은 비싸서 부담되니 디지털 카메라 들고 나가서 막 갈깁니다 ㅎㅎ 디지털의 최대 장점은 용량이 허락하는 한도내, 기계의 수명 내에서는 무제한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니까요. 대신 제 짧은 생각에 필름은 흑백에서 디지털과 "다른" 점을 많이 보여줍니다. 제가 정확하게 흑백필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리를 몰라서 그런거겠지만 아무튼 디지털 흑백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촬영이 되는 경우들을 많이 봅니다 ㅎㅎ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저는 컨트가 강한 대비체는 흑백으로 많이 찍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신 컨트가 약하거나 색상이 뭔가 비슷비슷하면 흑백필름 촬영은 컨트롤을 도저히 못하고 있구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필름 쓸 때는 흑백 네거티브/컬러 네거티브/컬러 슬라이드 중 어떤 게 들어가 있는지만 알면 상황에 맞춰서 편하게 촬영하면 되니 디지털 보다 편리하긴 했습니다 ㅎㅎㅎㅎ 중간에 필름 바꾸기 귀찮으니(불가능 하진 않죠 ㅋㅋ;) 생각없이 그냥 쓰면 편리하긴 하거든요 ㅋㅋ 디지털은 매번 세팅 바꿔야 하고.. 어우 귀찮아 ㅎㅎ 결론을 말하자면 이 글은 그냥 '필름 라이크란 게 어떤 걸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해서 '이런거 같으니 알고 쓰자.' 정도를 이야기하고 싶어 끄적끄적 적어본 글입니다. 사실 뭐 사진 찍는데 필름을 쓰던 디지털을 쓰든 '빛'을 받아서 그리는 그림이라는 본질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니 말입니다 ㅎㅎ 다만,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하는 사진 촬영이고 사진 놀이라고 하더라도 이런게 있다더라. 내가 생각하는 그게 잘 생각해보면 내 생각과 다를 수도 있는 것 같더라. 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러면 뭘 해볼까? 고민하고 이런거 해보면 재미있겠다. 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다들 이게 맞는 거 같아라고 할 때 잘생각해보면 아닐 수도 있어. 라고 이야기하고 생각해보고 반성하고 다른 걸 해보려고 하는 (그게 재미든 본인의 가치 추구이든 아니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든 뭐든 간에 말이죠) 계기가 된다면 그것 또한 의미 없는 짓거리는 아닐거 같아요 ㅎㅎㅎ 댓글 환영하며 격한 토론 환영하오나 인신공격과 무지성 비난은 무지개 반사!!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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