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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0/14 10:55:22
Name   과학상자
Subject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세번째 구속…변호인 "유례없는 일"
https://n.news.naver.com/article/629/0000243616

원래 뉴게에 쓰려다가, 쓰다보니 길어져서 티타임에 남깁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구속기간이 다시 한 번 연장됐습니다.

지난 4월에 구속기간이 연장된 데 이어 재연장이 된 것인데 1년동안 구속되었던 피고인을 선고 없이 추가 구속하는 것은 꽤 이례적인 일로 알고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순실 등에게 적용되었던 적이 있긴 했었습니다.

이화영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 차량을 제공받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혐의(불법 정치자금, 뇌물)로 작년 10월에 처음 구속되었습니다. 당시 이화영의 수사에는 쌍방울과 이재명의 연결고리로서 이화영이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고 이재명의 변호사비 대납 건이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변호사비 대납 건은 어느 덧 언론지면에서 자취를 감췄고 쌍방울이 이재명의 방북을 위해 대북송금을 대납해 줬다는 새로운 범죄 의혹이 등장했습니다. 그 전에 쌍방울의 사외이사에 검찰 전관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기사들이 나온 뒤였을 겁니다.

이화영은 본인의 비리(법인카드)에 대한 건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지난 3월과 4월 대북송금건과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증거인멸교사건으로 추가기소됩니다. 4월에는 대북송금 건으로 추가구속이 신청됐고 이 과정에서 검찰은 법카 관련 증거인멸 정황을 제시했고 재판부는 구속연장을 받아들였습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상태의 재판은 6개월 내에 마치게 되어 있습니다. 무죄가능성이 있는 피고인을 선고 없이 장기간 가두어 두는 것은 검찰이나 법원이나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서둘러도 시간이 모자란 경우는 많아서 구속기간 종료직전에 보석을 신청해서 재판부가 받아들이거나 검찰이 새로운 혐의를 가져와서 추가로 구속해달라고 하면 재판부가 받아들이는 편법적인 진행이 공공연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보통은 길어야 1년이지요.

이 와중에 검찰은 자신들이 증인으로 신청했던 경기도 공무원들의 심문을 무더기로 철회합니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서라며 변호인 측의 반대에도 증인을 철회했으니 이제 기일은 3번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한 번 구속이 연장됐습니다. 이미 4월에 기소했지만 구속영장신청 사유로 써먹지는 않고 아껴두었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검찰은 다시 한 번 영장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증거 조사는 이미 완료가 된 상황이고, 남은 기일은 몇 차례 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증거인멸교사에 대한 검찰의 주장이 탄핵되어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 상황인데요. 또 무슨 증거인멸이 가능하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법관님이 그렇다고 하시니 그런가 보다 할 수 밖에요.

생각해보면 이화영 재판은 많이 시끄러운 재판이라서 재판부로서도 많은 압박을 받을 겁니다.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때처럼 후폭풍을 두려워했을 수도 있죠. 이화영의 대북송금 건에 대한 이재명과의 핵심 연결 고리로서 중요진술을 번복하고 재번복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들, 피고인들 사이에 보기 드문 시끄러운 일들이 많이 있기도 했으니까요. 이거 완전 역전재판 저리 가라 할 정도인데요.

'이화영을 변호하던 로펌의 변호사들이 쌍방울의 사외이사로 발탁되다니 이게 무슨 일이냐, 1년동안 구속된 이화영의 가족들에 대한 별건조사를 통해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 쌍방울 임원 등에 의한 말맞추기, 봐주기 기소를 보라'

일각에서는 검찰의 조작수사를 주장합니다. 검찰측에서는 야당 측으로부터 무수한 사법방해 시도가 있었다며 증거인멸의 우려를 주장합니다. 서로가 상대쪽에서 허위의 증언을 이끌어내려 증인들에게 회유 압박을 하고 있다는 건데, 아무려면 검찰이 그러겠냐는 주장도 가능하고 야당이 무슨 힘이 있다고 회유가 통하겠냐는 주장도 가능하지요. 조작수사인가 사법방해인가, 두 가지 완전히 상반된 주장 속에서 이번 재판부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네요.

제가 드는 느낌은, 엿을 떼는 것은 엿장수 마음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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