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3/30 19:33:50
Name   kaestro
Subject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전통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1분기가 흉작인 경우가 많긴 했습니다. 사실 이번 분기도 처음에 까고 봤을 때 대체 뭘 보지?란 생각을 많이 했으니까요

그런데 제 기준으로는 나름대로 의외의 다크호스들이 조금 있어서 조금 아쉬운대로 볼만했던 분기였네요.

이번 분기에 시작해서 이번 분기 끝까지 완주한 작품은 총 5개로 다음과 같습니다.

[요일 기준 정렬]
1. 원치 않는 불사의 모험가
2.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3. 전국요호 세상을 바로잡는 남매 편
4. 용기폭발 뱅브레이번
5.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원치 않는 불사의 모험가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진 평범함의 끝판왕이지만 사람이 성격은 좋아라는 소리를 듣던 렌트가 기연을 맞아 성장해나가는 모험물입니다. 그런데 그 기연이 미궁의 비밀방을 찾아서 죽음을 당했는데, 최하위 언데드인 스켈레톤으로 환생한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란 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켈레톤인 내가 사실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흔한 식의 전개는 아니고, 인간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지만 몬스터는 꾸준히 경험치를 쌓으면 레벨업을 통해 새로운 몬스터 군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강해진다는 전개입니다. 작화는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만, 그런대로 볼만했습니다.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이번 분기 공주님과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분명 고문이라 했는데 사실은 악덕 기업 왕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전투기계로 키워져서 전장을 누비던 공주님이, 인권을 챙겨주는 진정한 시민을 위한 왕국 마왕군에 포로로 잡힌 뒤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틀린 말은 안했습니다?)

배고픈 사람한테 비밀 하나 말해주면 이 맛있는 음식을 주겠다, 심심한 사람한테 비밀을 말해주면 친구가 돼서 같이 놀아주겠다니 이런 흉악한 녀석들. 저도 같이 고문당하고 싶군요

보통 이런 개그류 만화들은 작화에 힘 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분기 톱급이라 할 정도로 수려한 그림으로 음식을 표현해서 정작 심야 시간에 보는 제가 위장 고문을 당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요즘 지칠 때 이거 하나 보면 그렇게 불멍하듯이 멍하니 미소짓게 되는 마성의 매력이 있더군요.

전국요호 세상을 바로잡는 남매 편



반지의 기사로 유명한 미즈카미 사토시의 완결작 전국 요호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전국시대에 요괴와 인간이 함께하는 사회에서 약자를 배척하는 단괴중이라는 단체를 박살내고 정의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요괴와 인간의 콤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한 왕도 배틀물의 플롯입니다만, 미즈카미 사토시의 작품 답게 보다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이 있는 것들이 꽤나 인상 깊고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은 것 같은 작품 치고 액션씬을 굉장히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3쿨로 만화 완결까지 달린다고 알고 있는데 끝까지 퀄리티가 유지가 되기만 하면 완결까지 보게 될 것 같네요.

용기폭발 뱅브레이번



B급 작품을 만들거면 제대로 미쳐라. 저는 본래 B급 작품을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뱅브레이번을 봤습니다. 제가 본 것들은 덜 미친 작품이란걸 깨달았습니다.

12화 안에 용자 배틀물에서 담아내고 싶은 자기의 모든것을 담아서 호모, 섹드립, 황당함 등으로 곳곳에 B급 개그가 가득해서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브레이브 참!'을 외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작품이 최근 폼이 진짜 많이 올라온 'cygames pictures'의 것이란 겁니다. 일본 tva의 3d 퀄리티가 이정도나 된다고? 거의 매 에피소드 퀄리티 높은 로봇 배틀씬이 나와서 눈이 호강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우리가 돈이 없어서 3d를 하는게 아니라 3d가 여기서는 더 나아서 쓰는거야'라고 과시하듯 중간에 사람 사이의 복싱 배틀은 아예 풀 2d로 연출해버리는 그야말로 우리 애니 잘 만들지? 재밌지?라고 온 몸으로 자신감을 뿜뿜하는데 그걸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퀄리티였습니다. 최고였네요.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보통 이런 제목을 가지고 있으면 겉으로 보기엔 최약 테이머지만, 나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숨기고 있는 능력자! 이런 반전이 없는 것이 반전인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그냥 진짜 최약체로 태어났고 이 때문에 불길한 아이로 몰려 가족과 마을에서 쫓겨나는 것에서부터 스토리가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주인공을 계속해서 괴롭히는 가학적인 작품이 아니라, 이런 주인공을 팔아먹으려고 하는 사람과 가엽게 여기고 돌봐주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힘든 와중에도 삶을 이어나가려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힘내라고 응원하게 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네요.

다만 저예산 작품이라서 화면에서 입만 뻥긋하는 경우가 좀 많습니다. 특히 엔딩 가까워지면서 전투씬을 좀 집어넣더니 그 이후 에피소드들은 진짜 내내 입만 움직이더군요.




다음 분기는 일단 찍먹해보려고 찜해둔 작품만 20가지가 넘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하는 중 입니다. 특히 언젠가 나올거라고 믿고 있던 유포 3기 존버단은 승리한다.

소설 정발도 좀...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464 도서/문학최근에 읽은 책 정리(라이트노벨, 비문학 편) 5 kaestro 24/02/17 1319 0
    13641 음악[팝송] 루엘 새 앨범 "4TH WALL" 김치찌개 23/03/15 1321 0
    14569 정치선거공보 정독하기 1 당근매니아 24/04/01 1322 6
    14743 오프모임[종료] 기분 좋은 얘기만 하기 음벙 10 골든햄스 24/06/14 1322 0
    14968 정치민주당계 정당의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소극성,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21 카르스 24/10/08 1325 0
    14184 게임[LOL] 10월 10일 화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3/10/11 1326 0
    14249 음악[팝송] 에드 시런 새 앨범 "Autumn Variations" 김치찌개 23/11/04 1327 1
    14629 일상/생각방문을 열자, 가족이 되었습니다 9 kaestro 24/04/29 1327 10
    14722 일상/생각트라우마와의 공존 8 골든햄스 24/05/31 1328 20
    14269 음악[팝송] 샐럼 일리스 새 앨범 "High Concept" 김치찌개 23/11/12 1331 1
    14345 육아/가정딸아이 트림 보고서 2 Xeri 23/12/20 1332 7
    14529 스포츠[MLB] 조이 보토 토론토와 스플릿계약 김치찌개 24/03/13 1332 0
    14674 일상/생각삽자루를 추모하며 3 danielbard 24/05/13 1335 27
    13545 음악[팝송] SG 루이스 새 앨범 "AudioLust & HigherLove" 김치찌개 23/02/06 1336 0
    14425 일상/생각코드와 글의 경계에서(나는 왜 글을 계속 쓰려하는가) 2 kaestro 24/01/31 1341 3
    14444 기타제66회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 4 김치찌개 24/02/09 1341 1
    14485 게임에픽게임즈 무료 배포 - Super Meat Boy Forever 4 홍차와비스켓 24/02/26 1342 0
    14811 일상/생각점점 줄어드는 욕구들 2 큐리스 24/07/31 1343 2
    14812 일상/생각어제 와이프랑 10키로를 뛰었습니다. 8 큐리스 24/07/31 1344 7
    14200 음악[팝송] 버디 새 앨범 "Portraits" 김치찌개 23/10/15 1345 1
    14567 오프모임아이디 바꾸려고 만드는 벙(펑) 16 비오는압구정 24/04/01 1349 1
    14566 문화/예술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12 kaestro 24/03/30 1350 2
    14758 오프모임북토크 번개! 3 김비버 24/06/23 1351 5
    14705 일상/생각기계 번역의 성능 향상이 번역서 품질의 저하를 불러오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 4 nothing 24/05/27 1351 3
    14718 경제뻘 이야기 - 샤넬과 백화점의 대결 4 Leeka 24/05/30 1353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