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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10 11:03:34
Name   모모스
Subject   오줌병 이야기
전에 설사병을 했으니 이번에 오줌병으로...


오줌을 밖으로 내보내는 배뇨 메커니즘은 자율신경과 중추신경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풍선처럼 탄력이 있어 일정양의 오줌 ( 300~400 mL)을 모아 수축해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방광과 수도꼭지역활을 하는 요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방광은 자율신경 조절되는 평활근으로 구성된 탄력있는 방광벽 (배뇨근) 으로 둘러쌓여있고 요도는 자율신경과 중추신경에 각각 영향받는 요도괄약근으로 조절됩니다. (요도 상부괄약근은 자율신경으로 조절되고 요도하부괄약근은 일반신경으로 조절됩니다.)


자율신경으로 조절된다는 평활근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심장입니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평활근세포 자체의 흥분도나 전기신호에 의해 feedback되어 자율신경으로 조절되고 수축, 이완을 반복합니다. 방광의 배뇨근도 평활근으로 이루어져있어 우리의 의지로 배뇨근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일정 양의 오줌이 방광에 차면 방광의 receptor 들이 반응하여 자율신경 조절에 따라 배뇨근이 수축하여 오줌을 싸고 싶어하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 배뇨근에 존재하는 muscarinic receptor 작용하는  Acetylcoline 이 방광수축을 일으키는 일차 신경전달물질입니다. Muscarinic receptor는 5가지가 존재하는데 그중 M2,M3가 배뇨근에 많이 존재하고 이들이 활성화되면 배뇨근의 이완이 억제되고 배뇨근이 수축하여 오줌은 언제든지 나올 상태가 됩니다. 이에 우리 뇌에서 오줌이 마려운 것을 느끼게 됩니다.) 배뇨근이 수축하면 언제든지 요도를 통해 오줌이 밖으로 나올 수 있으나 중추신경에 지배를 받는 요도하부괄약근 수축하여 오줌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가 (수도꼭지 잠그듯) 화장실에 가서 요도괄약근을 우리의 의지대로 이완시켜 소변을 시원하게 봅니다.


방광염
세균성 감염에 의해  방광염이나 요로감염으로 빈뇨와 야뇨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적절한 항생제치료로 완쾌할 수 있습니다. 일단 방광염에 걸리면 오줌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오줌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찔끔찔금 소량이 나오고 소변을 보더라도 오줌이 남아있는 거처럼 잔뇨감을 느낍니다. 항문으로 통해 나오는 대장균이 요도로 통해 칩입하여 방광에 가서 자랄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균 자체는 그리 유독한 경우가 드물지만 방광의 평활근인 배뇨근을 자극하여 배뇨근이 수축하여 자주 소변을 보게하고 소변을 보고도 잔뇨감 (배뇨근 수축) 이 남아 있게 됩니다.  대장균은 quinolone계 항생제에 쉽게 제거되어 방광염과 요로감염에 주로 Ciprofloxacin 등이 많이 쓰입니다. 항문과 요도가 근접해 있고 특히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요도의 길이도 짧아 쉽게 대장균이 방광으로 침입합니다. 대장균에 의한 방광염 환자는 거의 여성입니다.( 95%)


과민성방광 (Overactive bladder, OAB)
지난번 설사병에 이야기한 과민성대장증후군( IBS, Irritable Bowel Syndrome)과 비슷한 걸로  오줌병에는 과민성방광증후군 (OAB, . Overactive Bladder Syndrome) 이란게 있습니다. OAB (Overactive Bladder) 는 특별한 방광염이나 요로감염 없이 요줌을 계속 싸고 싶고 요줌을 참기가 힘들어서 빈뇨와 야간뇨에 시달리는 질환입니다. OAB의 주요 병인은 불분명합니다. 질환이라기 보단 불편함이죠. OAB를 겪는 사람들은 요실금에 대한 두려움, 성생활의 어려움 등으로 사회 활동과 대인 관계에 지장을 주는 편이라서 이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8 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 빈뇨 ) 자는 동안 2회 이상 깨어서 소변을 볼 경우 ( 야간뇨 ) OAB로 의심되고 의외로 전체 성인중 10~20% 정도로 높은 발병률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성인 약 600만명가량이 이 증상으로 의심됩니다. 특히 야간뇨로 수면이 방해가 되는 경우 더욱 삶의 질이 낮아집니다. 또 중요한 발표나 시험을 앞둔 사람들에게 OAB 는 여간 불편한 질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항우울제나 전립선비대증치료제나 발모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 OAB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OAB를 겪는 사람이 당뇨을 겪는 사람보다 더 삶의 질을 떨어진다고 합니다. 오줌 자주 싸니 어딜 가더라도 제일 먼저 화장실을 파악해야하고 자다가 일어나 화장실 자주 가서 숙면이 방해가 되면 삶의 질이 낮을 수 밖에 없죠.

현재 치료 약물로는 항무스카린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구갈 등의 부작용 심합니다.) OAB 치료제는 솔직히 치료제라기보단 증상완화를 목표로 하고 삶을 질을 높여주는 일종의 Happy Drug 입니다. 이런 면에서 OAB치료제는 거대제약회사에 아주 매력적인 개발 아이템입니다. 매일 먹어야하고 한두번 안먹어도 그리 생명활동에 지장이 없고 부작용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서 소송을 당할 염려도 없으며 주로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팔릴 약이니까요. 악착같이 연구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운동신경계, 감각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 중추신경계나 말초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 방광에 보다 선택적으로 작용하거나 부작용을 줄이는 약물, 그리고 전달 방법과 투입 경로에 대한 연구까지 하고 있습니다. 연구되고 있는  타겟과 약물만  나열해도 Antimuscarinic Drug,  Muscanic receptor,  GABA  agonist, Ca2+, K+ channel, Vallinoid receptor, prostanoid, Alpha1-adrenergic antagonists, beta-adrenoceptor agonists, prostaglandin synthesis inhibitors, Serotonin and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s, Botulinum toxin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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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유
    후..과민성방광 부분을 읽으니, 군생활 처음할 때 시도때도 없이 가고싶었던 기억이 나네요.
    삼공파일
    일단 추천. 근데 이번껀 좀 어려웠어요. 하지만 유익함!
    April_fool
    왠지 이런 글에는 각잡고 댓글을 달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서 위 글을 흉내낸 댓글을 달아봅니다.

    방광파열
    오줌보에 오줌이 가득 찬 상태에서 하복부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방광이 찢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물이 가득 든 물풍선에 충격을 주면 쉽게 터지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이를 [방광파열](Bladder rupture)이라고 합니다. 방광파열이 생기면 (당연히) 아랫배가 아프고, 쇼크가 올 수 있으며, 오줌이 뱃속으로 새기 때문에 배에 오줌이 가득 차오르고, 몸 밖으로는 오줌이 잘 나오지 않게 됩니다. 또, 뱃속으로 샌 오줌은 복막을 ... 더 보기
    왠지 이런 글에는 각잡고 댓글을 달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서 위 글을 흉내낸 댓글을 달아봅니다.

    방광파열
    오줌보에 오줌이 가득 찬 상태에서 하복부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방광이 찢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물이 가득 든 물풍선에 충격을 주면 쉽게 터지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이를 [방광파열](Bladder rupture)이라고 합니다. 방광파열이 생기면 (당연히) 아랫배가 아프고, 쇼크가 올 수 있으며, 오줌이 뱃속으로 새기 때문에 배에 오줌이 가득 차오르고, 몸 밖으로는 오줌이 잘 나오지 않게 됩니다. 또, 뱃속으로 샌 오줌은 복막을 통해 다시 몸 속으로 흡수되는데, 이 때문에 몸 밖으로 배출되어야 할 수분과 노폐물이 몸 속에서 계속 돌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신체의 항상성 유지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오줌독이 오르는 것이죠. 방광파열의 치료법은 수술로 찢어진 방광을 꿰매준 뒤, 다 나을 때까지 계속 오줌줄을 꽂아두는 것이라고 합니다.

    인공 방광
    방광 또한 세포로 이루어진 신체 기관이기 때문에 암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방광암 때문에 방광을 떼어내 버리면, 갈 곳 없는 오줌을 어디에다가 보관해 두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단 말이죠. 인간이 무슨 새처럼 오줌보 없이(대부분의 조류는 방광이 없다고 합니다) 오줌이 생기는 대로 찍 싸버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과거에는 방광을 떼어낸 사람은 언제나 소변주머니를 몸 밖에 차고 있어야 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소위 “인공방광수술”이라고 불리는 [정위성 인공방광대치술](Orthotopic neobladder substitution)을 대부분의 사람에게 시술한다고 합니다. 이 수술은 환자의 창자(주로 회장 부위)를 잘라낸 다음 이것을 공 모양으로 잘 만들어서 방광이 있던 자리에 대신 꿰매붙이는 것입니다. 진짜 방광만큼은 못하지만, 언제나 소변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낫죠.
    한편, 재생의학 부문에서는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여 방광 자체를 배양하고자 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환자의 방광벽 세포와 근육 세포를 떼어다가 배양한 후, 방광 모양의 세포 지지체(scaffold, 여기서는 콜라겐 재질)에다가 배양한 세포를 입힌 뒤 고농도의 산소 환경 속에서 더욱더 배양하면 거부반응 없는 인공 방광이 탄생하는 거죠. 근래에는 여기에 3D 프린트 기술([3D 바이오프린팅]이라고 합니다)을 접목하고자 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 분야의 유명인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의대의 안토니 아탈라(Anthony Atala, 57) 박사가 있습니다. 이 분의 TED 강연에 따르면, 방광보다 훨씬 복잡한 신장 같은 장기도 배양하여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인 모양입니다.
    https://www.ted.com/talks/anthony_atala_printing_a_human_kidney/transcript?language=ko

    p.s.
    헥헥…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니 빡세네요…
    혹시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王天君
    이러다가 이전 글 항목이 더 길어지겠는데요
    April_fool
    위키 도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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