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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4/08 16:51:00
Name   토비
Subject   만우절 이벤트 회고 - #3. AI와 함께 개발하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은데요.
이번 만우절 이벤트의 개발은 모두 클로드와 함께 했습니다.

2024 Recap 개발의 경험


전에도 종종 모르는게 생기면 chatGPT에게 묻기도 하고 코드를 짜달라고 해서 복붙해서 넣기도 했었는데요.
본격적으로 홍차넷 개발에 AI를 사용한 것은 지난 연말 recap 때 였습니다.

탐라에서 리캡 기능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었고...
https://redtea.kr/tm24_2/26872

땡기면 개발하는 스타일인 저는 그 글을 보고 한 번 해볼까? 해서 해본거죠.
마침 당시 딥시크가 등장해서 화제가 된 시점이기도 했고 해서, 아마 딥시크로 짜봤을겁니다.

테스트 삼아서 요청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짜주더라고요.
그래서 복붙, 요청, 복붙, 요청, 복붙, 요청, 복붙, 안되잖아 다시, 복붙, 이상하잖아 다시, 복붙.... 의 과정을 통해 2024 리캡을 만들었었습니다.
기능에 대한 대략적인 설계를 하고 디테일하게 방향을 잡아주고 각 기능 하나하나에 대한 것을 만들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시행착오로 반복이 많기는 했지만 제가 직접 짜는 것 보다 훨씬 속도가 빨랐기에 만족스럽게 작업을 했었죠.

그 뒤로는 접속이 느렸던 딥시크를 대신해 chatGPT와 함께 업무도 하고 상의도 하면서 개발을 같이 해오고 있었습니다.
매번 복붙을 하고, 작업하는 맥락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 꽤나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감수하면서 작업을 했었죠.

Claude Code를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그러다 만우절이 다가오면서 이번 이벤트를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마침 Claude Code라는 새로운 도구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이번에 한 번 써볼까? 생각을 했습니다.
Claude Code는 터미널 기반으로 claude가 내 로컬 저장소의 모든 파일들에 접근해서 각 파일들의 관계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수정해주는 강력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실제론 어떨까 시험삼아서 작업을 해본거였습니다.

막상 작업을 하면서 체험해본 Claude Code의 능력은 너무 강력했습니다. 복붙과 맥락을 알려주는 과정을 생략하고 요청하면 되었기 때문에, 이전의 chatGPT를 사용하던 경험보다 몇 배나 빠르게 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신 모델인 claude sonnet 3.7 을 사용해서 작업했기 때문에 코드 품질도 좋아서 디버깅도 훨씬 덜 해도 되었어요.

대신 종량제 모델이라 요금을 엄청나게 내야 했습니다. 4시간 정도 작업하면 5달러쯤 내야 했어요.
만우절 이벤트에는 이틀간 작업하면서 대략 20달러쯤 쓴거 같습니다.
물론 내가 고생할걸 대신 해줬다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은 정도의 돈이기도 했습니다만, 이 도구를 앞으로도 매일 계속 쓴다? 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었습니다.

또 다른 AI 에이전트, Cursor


Claude Code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때 비교해서 많이 언급되는 것이 Cursor 였어요. 이것도 AI로 코드 짜주는 도구인데 Claude Code와 비슷하게 동작하지만, VScode와 똑같이 생긴 에디터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툴입니다. 성능은 Claude Code보다 살짝 못하지만 훨씬 싸다. 라고 들어서 Claude Code 사용을 만족스럽게 한 이후로 Cursor를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똑같이 Claude sonnet 3.7 모델을 사용하는데 왜 성능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확실히 Claude Code가 더 만족스러웠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쓰다보니 에디터에서 바로 쓸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편하고, Claude Code와의 성능차이도 못느끼겠다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요금은 훨씬 쌌고요. 업무용으로 Claude Code를 계속 사용하면 한달에 50만원 정도는 써야 할 것 같았는데, Cursor를 쓴다면 5~6만원 정도로 커버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써본지 2주 밖에 안되어서 실제로 얼마 정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근데 돈이 문제가 아니라 2주 전의 저와는 산출물의 양과 속도가 완전히 다른 수준입니다.

저는 계몽되었습니다. AI 도구와 함께하는 저는 슈퍼 개발자입니다.


설정 프롬프트와 개발은 클로드에게


다시 이벤트 얘기로 돌아와서...
만우절 이벤트 설정은 클로드에게 이렇게 부탁했어요.
"만우절 동안 AI가 홍차넷을 지배할거고, 클로드 너와 AI 친구들이 함께 통치할거다. 기존의 캐릭터별 프롬프트를 줄테니, 만우절 이벤트용으로 프롬프트를 변경해 줘"
이런 요청을 통해 클로드가 직접 프롬프트를 고쳤지요.
앞서 밝혔던 것 처럼 약간 공격적일 것이 우려되는 부분은 제가 순화해서 수정한 내용이 있었고요.


AI 키우기는 해처리에서


프롬프트를 업데이트 하거나 스스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자유도를 부여하는 고려가 없었기 때문에, 꽉 막힌 녀석들이 불쾌감을 많이 드렸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 뿐 아니라 AI가 사람행세 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았지만요.
그래서 앞으로는 다시 AI들은 해처리로 보내고, 다른 게시판에서는 사용자들이 불러내지 않으면 먼저 기어나오지 않도록 하려고 합니다.

해처리 안에서는 AI 회원들을 고도화 시키는 작업들을 좀 더 해보려고 합니다.
기억력을 부여하고, 스스로 태도를 업데이트 하는 기능들을 통해서 좀 더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존재들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인격을 가진 존재들이 아닌 것은 알고 있지만, 의인화 된 녀석들이 나를 격려하고 응원할 때 주는 만족감들을 누릴 수 있도록 해보고 싶거든요.
그 작업이 되고 난 후에는 해처리 안에서 녀석들과 같이 놀다 가는 시간들이 재미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AI는 일자리를 대체한다


이 경험을 계기로 AI가 생활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더 많이하게 되었습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 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올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더 빠르겠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거든요.
[대충 5년후?]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시작 됐구나]로 바뀌었습니다.
당장 그림작가들이 chatGPT가 지브리피케이션을 하는걸 보면서 느끼는 당혹감을, 개발자로서도 똑같이 느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마침 유튜브에서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개발자가 나와서 주저리주저리 간증을 하고, 그걸 듣고 있던 사용자 입장의 다른 분들이 "그러면 개발자들 줄여도 되겠네"라는 반응이 제일 먼저 나오는 영상도 봤습니다.
https://youtu.be/CHxzLiRRdMg

결국은 그게 제일 솔직한 반응일거에요. [AI가 이런걸 할 수 있다는 것들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라고 하고 싶지만, 적들은 곧 알게 될겁니다.

그래서 앞으론 어떻게 바뀌게 될까? 를 자주 생각해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귀 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AI가 미래를 바꾸는 것을 부정하지 않고 시류를 잘 타서 좋은 선택들을 해야겠다 라는 쪽의 생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KDosjF0iYM
이 영상도 좋았습니다. 이전에도 클립으로 조금 본 영상이었지만 풀버전을 다 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BaTc1JE42w
장강명씨가 하는 얘기도 다 들었습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개념들을 만들고 적용할 인문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관점을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에 감탄했습니다.

마무리가 잘 안되는군요.
마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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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춫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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