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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5/12/20 19:09:13 |
| Name | K-이안 브레머 |
| File #1 | d1e34ea6_942d_42ac_a075_029f86b6b83f.jpg (99.9 KB), Download : 0 |
| Subject | 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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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redtea.kr/free/15909 이제 마지막편입니다. 다소 재미없는 시리즈이지만, 나름 팩트체크도 하고 보고서 같은 것도 보고 써야 하기에 또 생각보다 시간은 오래걸리고 일필휘지로 쓰기는 어려워서 토막을 많이 냈는데 이제 마지막입니다. 좀 지루한 내용이고 누군가에겐 그냥 쉬운 내용이지만, 요렇게 정리해주면 제가 일단 방송출연해서 떠들기 좋....하튼. 뭔가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 3편 양극체제, 신냉전, 그리고 디리스킹 (1)이미 양극제체로 들어선 세계? 지난 번 글 말미에서 '양극체제'로 현 상황을 규정하는 학자나 외교안보 전문가(주로 미국)들에 말씀드렸는데, 최근 Foreign Affairs에 (10월과 12월) 실린 두 개의 아티클을 종합해서 정리해봅니다.(제목에 굳이 물음표를 단 건 아직 그렇게 보지 않는 전문가들도 꽤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최근(12월) 다트머스대 정치학과 교수이자 채텀하우스 회원인 제니퍼 린드는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양극체제를 구성하기 시작했으며, 다극체제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Foreign Affairs지에 게재했습니다. 또 지난 10월에는 커트 캠밸 아시아 그룹 회장(바이든 정부 국무부 차관보와 국가안보회의 인태 조정관 역임)미국과 중국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글을 역시 같은 전문지에 실었습니다. 앞선 글에서 분명 NSS는 세력권 분할이라고 했는데 양극이라니 이게 무슨소리요?라는 질문이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세력권 분할은 철저히 군사안보 측면에서 미국이 안마당 다지기에 들어가고 예전처럼 세계의 경찰을 안하고 각자 지역 강대국들이 '선을 넘지 않는다면' 굳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서반구에서 다시 지역패권을 공고히 하면서 제조업 부흥을 하고 군사무기 체계를 재정비하는 것은 약화된 패권을 재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전단계일 수도 있는 것이죠. 다만 세계 전체의 온갖 조별과제를 맡아하는 조장 역할은 더이상 안하고 공공재 무료공급도 안하는 그냥 지구에서 젤 센 초강대국의 지위를 강화하고 유지하는 게 핵심입니다. 어쨌든, 미국이 이런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어려워진 내외부 경제사정과 정치 문제 등이 있지만 젤 중요한 건 역시나 '중국의 부상' 이죠. 위 두 전문가들은 바로 그 지점에서 세계는 이미 양극체제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린드 교수는 강대국을 '측정가능한 임계치'로 정의하기 위해 역사적 강대국 목록을 베이스로 삼아서 어떤 지표가 강대국을 가장 잘 구분하는지 검증을 해봅니다. 그렇게 해서 주요 지표로 GDP, GDPx1인당GDP 복합지표를 만듭니다. (그림 참고) 그리고 이 결과를 토대로 미국-중국의 양극 구조로 현 국제체제를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두 달전에 글을 실은 커트 캠밸도 저런 지표를 들이대지는 않았지만 거의 같은 생각을 피력하죠. 러시아/인도/독일/일본 등은 지역 내 영향력이 크지만 경제-군사 임계치를 모두 넘는 '세계적 강대국'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걸 강조합니다. 중요한 건, 현재 중국이 냉전시기 전성기 소련보다 강하다는 겁니다. 린드 교수는 소련은 냉전이 미국 GDP의 최대 약 40% 수준이었음에도 치열한 안보 경쟁을 일으켰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중국은 그보다 더 큰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그 이상'을 수행할 역량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첨부해 드린 그림에서 Power Players를 보면, GDP 복합 지표에서 중국의 상대적 위치가 1970년의 소련보다 높고, 군비 지출은 소련보다 낮긴 하지만 이제 본격 투자하기 시작했으므로 추가 상향 여지는 매우 클 것으로 보입니다. 린드 교수는 양극 체제에서 경쟁이 무역-금융-기술-글로벌 거버넌스-군사 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각자 뒷마당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데 이를 막는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캠밸은 좀 더 군사 안보 측면에서 2023년 남중국해-대만해협에서의 미중간 근접조우 사례를 제시하면서, 의도적 전쟁 준비뿐만 아니라 사고/오판에 의한 비의도적 확전 위험이 커졌다는 걸 강조합니다. 냉전시기 미-소는 해상충돌방지(1972), 위험군사사고방지(1989)와 같은 합의를 통해 우발적 확전을 억제하려 햇으나, 미중은 유사한 틀을 만들려는 노력에도 중국이 기본적인 가드레일 제도화에 회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중국이 회의적인 이유는 1)투명성이 미국에 비대칭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 2)합의가 중국의 열세를 고착화한다는 우려 등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전문가는 중견국들의 영향력이 현재 커진 상황이기는 하나, 구조는 현재 양극이고 냉전의 학습효과가 자동으로 복제되지는 않기에 상당한 위기가 빨리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2)신냉전과 디리스킹 사실 지금의 양극체제가 신냉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다소 논쟁적입니다. 모든 우리가 경험한 냉전은 양극체제였지만, 모든 양극체제가 반드시 냉전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죠. 다만 '신'냉전이라고 규정한다고 할지라도 그 양상은 우리가 겪은 미소냉전하고 다를 것입니다. 미국과 소련은 국력 격차도 좀 있었고, 결정적으로 가치지향과 이념과 체제가 너무 달랐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공산진영-자유진영 사이에는 경제적 교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소련 붕괴 이후 20년에 걸쳐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은 사실 모든 국가를 하나로 연결해버렸고, 중국은 오랬동안 미국 첨단 기업들의 하청 공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 중국의 값싼 공산품등이 미국 월마트를 장악하면서 미국이 돈을 찍어내도 인플레를 겪지 않도록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철저한 분리가 어려운겁니다. 바이든 정부시절 초크포인트 기술 몇 개 분야를 정해 중국 목을 조여보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일부 영역에서는 중국의 자체 개발을 더 독려한 셈이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값싼 물품, 희토류 등은 미국이 대체재를 찾을 때까지는 최소한 필요한 것들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일종의 통제권을 쥐고 있는 반도체가 계속 필요하지요. 최소한 향후 몇년간 각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완전한 디커플링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로 지금과 같은 불안한 휴전상태를 지속할 겁니다. 그래서 베센트 재무장관의 강력한 요구로 NSS에서도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 결국 중국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유화적인 제스처가 나온 것이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금 냉전적 요소가 없는거냐? 그건 아닙니다. 여전히 첨단 산업 기술 분야에서는 치열한 경쟁 중이고 일종의 진영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팍스 실리카라는 일종의 AI 진영 동맹(한국도 포함)이 얼마전에 보도가 되었죠. 그리고 아마 기술 표준을 둘러싸고 블럭화도 진행이 될 겁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한국은 당연히 선택의 여지도 없지만, 그만큼 기회도 있습니다. 중국의 기술은 사실 이제 많은 부분 한국을 추격했거나 추월했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더 시간을 벌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이득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까 외교 전문가 두 사람이 얘기했듯, 미소냉전처럼 전략핵무기로만 극한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금융-기술-글로벌 거버넌스 전반, 군사-민간 이중용도 첨단 기술 등 여러 방면에서 경쟁이 일어날 것이고 '살벌한 경쟁'은 아마도 후자 (군사-민간 이중용도 첨단기술)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미중이 진짜 신냉전으로 갈지, 이미 접어들은 것인지, 신냉전이라면, 그렇게 간다면 어떤 양상일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위에 적어놓은 여러가지 양태들을 통해 미소 냉전과는 다른 어떤 형태의 미중간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좀 그려볼수는 있다. 뭐 이정도 되겠습니다. (3)투자기회? 저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기에 딱히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최소한 미소냉전시절 전략핵무기 경쟁을 상기시키는 정도의 경쟁 영역이 있다면 현재는 대략 AI인거 같습니다. 미국이 올해 8월 AI 액션플랜을 발표하면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는데요, 여기에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건 결국 전력 인프라입니다. 한국 기업들 중에서 중국 기업이 없으면 유일한 대안이 되는 기업들이 좀 있습니다.(전력 인프라 관련) 그런 기업들은 당분간 분위기가 괜찮을 겁니다. 그리고 앞선 두 편에서 나온 미국의 세계 경찰역할 포기는 필연적으로 각국의 불안을 촉발해 군비 확충을 자극할 것이라 K-방산도 비전이 괜찮겠지요. 투자 잘 하시라고 쓴 글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복잡한 이야기를, 지루한 스토리를 들어주신 분들께 그래도 지금까지의 국제정세, 미국의 경제전략, 군사안보 전략에 대한 설명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간단한 투자기회 얘기로(아는 분은 어차피 다아는) 마무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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