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1/19 11:34:46
Name   Las Salinas
Subject   이번 집회 단상,


불법 시위, 폭력 시위 그리고 경찰의 과잉 대응, 언론의 왜곡 보도라는 말들. 이번 민중총궐기에 대해서 사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언론에서도 다양한 프레임으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이제 묻혀버린 감이 없잖아 있는 요즘 개인적으로는 참 아쉽다는 생각만 드네요. 민중총궐기에 대해 긍정하는 입장에서는 주로 말합니다. 폭력 시위라고? 너희들이 그렇게 부러워 하는 '선진국'의 시위란 이런 것이다! 하며, 불타고 박살난 시위현장 사진을 올리고, 경찰의 과잉대응이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변하게끔 했다고 말합니다. 부정하는 입장에서도 여러가지 말로 이 시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온갖 다양한,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전국에서 한 데 뭉쳤습니다. 안건만 무려 11개에요. 익히 들어 아는 노동개악 전면 중단, 국정교과서 반대 이외에도 여러가지 요구사항들이 있었습니다. 그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그 안건에 대해 동의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양심수 석방이나, 자주국방 측면에서는 아마 그 집회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반수 이상이 반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도 반대하는 입장이고요. 그런데도 한데 뭉쳐 집회를 열었거든요.

그런데, 이 집회가 흐지부지 끝난 지금 그 누구도,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모이게 되었나에 대한 활발한 논의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극 진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오늘의유머 같은 사이트에서조차.. 폭력적인 시위 진압이나 차벽 설치 위헌 등에 관한 이야기만 올라올 뿐 우리가 왜 이렇게 모였는지 제발 알아달라는 식의 무언가는 없는 것 같아요. 오지랖일까요.. 현장에 가지도 않았고 길거리에 붙어있던 집회 포스터조차 흘깃 보며 '디자인 별로다..' 같은 소리나 늘어놓던 저인데 말이에요. 언론에서는 짧은 한두꼭지로만 집회를 언급하고 그들의 폭력적인 행태에 대해서만 논할 뿐이구요. 그마저도 파리 테러 사태에 묻혀 잠잠하네요.

신문고라는게 있었습니다. 뭐, 물론 지금도 있지만요. 내가 너무 억울하니 제발 알아달라고 막 북을 울리잖아요. 둥둥둥.. 광화문 앞에서 시위란 그런 거였을 겁니다. 우리가 이 정책은 안된다고 늘어놓아봐야 정부에서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일을 진행시켜 버리고 말잖아요. 참 이럴 땐 얼마나 일처리가 빠른지 모릅니다. 뉴스에선 국정교과서 정책을 이러이러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라고 하는 동안 이미 예산도 다 따로 빼놓았네요? 이 정권이 들어서고 일처리는 다 이런 식이었지요. 너네는 그냥 듣기만 해. 일은 우리 맘대로 할꺼야. 그러니까 얼마나 답답합니까. 대한민국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존재하는 것일진대 이것들이 국민을 물로 보네요. 그러니까 답답하니까, 우리 얘기 들어달라고 나가서 아우성 치구요. 여럿이 모여 아우성을 치니 그게 시위가 되고 그러다 보면 소요도 발생하는 것이고.. 그게 옳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걸 막을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나와서 얘기하는데도 국민의 의견은 나몰라라 하니까요... 답답하잖아요. 사람 대 사람으로 얘기할때도 벽창호에 대고 얘기하는 느낌 들면 얼마나 답답해요. 그래서 막 화도 내고 하잖아요.

한편으로는 이번 집회가 너무 세련되지 못했고, 이 집회에 대해 '무신경한' 사람들의 관심을 제대로 일으키지도, 그들에게서 동의를 얻어내지도 못했다고 생각은 하지만요. 그래도 뭔가 정부에서 좀 그래 너네들 얘기는 잘 알았으니 우리도 조금만 생각해 볼 게. 라는 식의 뭐 듣는 척이라도 했으면 했는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소시민 어디든지 있잖아요. 시위 현장에는 무서워서 가지도 못하고 이렇다 저렇다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는 사람들.. 그냥 그런 사람의 헛소리라고 생각해 주세요. 흐흐..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98 정치이번 집회 단상, 2 Las Salinas 15/11/19 5481 1
    1599 일상/생각노동자 잔혹사 11 nickyo 15/11/19 5619 13
    1600 창작[5주차 조각글] 주제 : '존 말코비치 되기' 4 얼그레이 15/11/20 4683 0
    1601 음악Fairport Convention - The Lobster 새의선물 15/11/20 5291 0
    1602 일상/생각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대법원 전원 합의 판결 기념 잡상 11 Beer Inside 15/11/20 5127 0
    1603 육아/가정파브르 곤충기 4 맑은하늘 15/11/20 6104 1
    1604 의료/건강막장 사건이 하나 터졌네요. 31 Cogito 15/11/20 8784 0
    1605 음악요즘 듣고 있는 해외앨범 9(2015.11.20 Adele - 25) 6 김치찌개 15/11/21 6540 1
    1606 IT/컴퓨터노트4 9 헬리제의우울 15/11/21 5197 0
    1607 꿀팁/강좌남규한의 사진 레시피 - 표지판과 사람 2 F.Nietzsche 15/11/21 5945 3
    1608 음악상큼발랄한 음악 소개 8 *alchemist* 15/11/21 7755 1
    1609 음악쇠뿔도 단김에 빼라!!! 4 표절작곡가 15/11/22 5831 0
    1610 정치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23 NightBAya 15/11/22 5315 0
    1612 일상/생각태어나 이렇게 열뻗치는 드라마는 처음... 11 눈부심 15/11/22 6395 0
    1613 음악Jamie Lawson - Wasn't Expecting That 2 까페레인 15/11/22 6456 0
    1614 영화[스포] 동방불패 보고 왔습니다. 5 王天君 15/11/23 9821 0
    1615 경제작은 잘못과 큰 잘못, 그리고 더 큰 잘못 15 MANAGYST 15/11/23 7132 2
    1616 꿀팁/강좌해커 스크립트 6 Toby 15/11/23 13093 5
    1617 의료/건강할아버지의 피부암 선고. 4 April_fool 15/11/23 6368 0
    1618 창작[조각글 5주차] 산티아고에 비는 내리고 4 nickyo 15/11/23 6611 1
    1619 꿀팁/강좌남규한의 사진 레시피 - 추상 사진 9 F.Nietzsche 15/11/23 5725 0
    1620 영화영화를 매개로 한 social engineering 7 눈부심 15/11/24 6192 0
    1621 영화내부자들(2015) - 연기만 남았다 9 리니시아 15/11/24 8272 2
    1622 IT/컴퓨터20만원대 LG모니터 h/w 캘리브레이션 논란 18 Toby 15/11/24 21759 0
    1623 창작[5주차] 제 21 장. 리브리아 멸망과 민주정 복귀 4 *alchemist* 15/11/24 554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