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조악한 그림은 제가 그린 것인데 원래는 아래 그림1에 삽입되어야 합니다. ㅠㅠ 컴알못이라 힘드네요
저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주로 하는 일은 외래 진료, 건강 검진, 시민 강좌입니다.
전문의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경험이 일천하지만, 한번 키보드를 잡아보겠습니다.
1. 일차의료가 나온 배경
레지엔님의 글에도 나와있지만, 옛날의 의사는 모든 질환을 다 진료했습니다. 그러나 생화학, 생리학, 미생물학 같은 과학의 발전을 의학이 수용함에
따라 의사 일인이 흡수해야하는 지식의 양은 늘어만 갔고, 그 결과 전문의 제도가 생겨났습니다. 특정 질환 군을 묶어서 진료과의 진료 영역을 정하고
해당 전문과목의 의사를 양성하게 되었죠.
<미국의 전문의 개설 역사>
1917 안과
1924 이비인후과
1930 산부인과
1932 피부과
1933 소아청소년과
1934 정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상의학과
1935 비뇨기과
1936 내과, 병리학과
1937 일반외과
1938 마취통증의학과
등등등
지금도 세부 전공은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_-;; 사실 의사들도 동료 의사의 업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토대로 올바른
진료과를 찾아가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대두한 것이 일차의료입니다. 흔한 질환에 대한 진료를 담당하면서 의학적 필요에 따라 세부 분과 전문의에 매칭시켜줄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해진 것이죠. 아래 그림을 보시면
[그림1]
대충 이렇습니다. 일종의 관문이나 버퍼의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일차의료의의 진료
등장한 배경때문에 일차진료의는 다양한 질환을 진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로 유병율이 어느 정도 있는 흔한 질환이 해당합니다. 예를 들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인자가 되는 성인병부터 흔한 피부과 질환, 관절염이나 근근막통증증후군 같은 근골격계 질환까지 다
룹니다. 환자의 연령도 제약이 없어야 하구요. 소아도 노인도 봐야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환자를 언제 분과 전문의에게 보낼 것인가를 판단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쉽지가 않습니다. 지식도 경험도 많이 요구됩니다. 일차의료의에게 수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많이 팔리는 책인데요. 이 책의 각 단원의 마지막 부분의 주제는 모든 단원에서 동일합니다. 'when to refer' 언제 의뢰할 것이냐에 대한 것입니다.
이 책은 매년 발행되구요. 바뀐 내용을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곧 2016년 판이 발행되겠네요.
3.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일차진료의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우리나라에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의사가 전문의이고 그 중 상당수가 개업을 하는 시점에서 일차진료
를 대부분의 세부 진료과 전문의가 담당하고 있지요. 그리고 대학병원에서 수련받았던 내용과는 상관없는 질환도 진료합니다. 얼마 전 일차진료 워크
샵에 갔었는데, 같이 강의듣던 의사 분들의 전문과목은 다양했습니다. 내과, 산부인과, 외과, 병리과(!)까지... 왜곡된 의료현실에 대해 할말이 정말 많지만,
이 글의 주제를 벗어나기 때문에 더는 적지 않겠습니다.
4. 맺음말
예전부터 생각했던 컨텐츠인데 부족한 지식과 필력 때문에 많이 망설여왔습니다. 쓰다 보니 더욱 부족함이 느껴지네요. 다른 회원 분들이 부족함을
채워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부정기적이겠지만 다음에는 건강검진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어쩐지 무덤을 파는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