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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2/06 16:39:45
Name   darwin4078
Subject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 list5
지극히 주관적인 리스트입니다.
제가 유년시절 들었던 음악도 있고, 이유없이 멜로디를 들으면 옛 추억이 떠오르는 음악도 있습니다.



#.  Music box dancer & Spanish coffee - Frank Mills



제목은 몰라도 너무 친근한 멜로디죠. 웬지 내일의 날씨를 들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신다면 당신은 아재입니다.

6살 딸아이가 고장난 뮤직박스를 들고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작곡한 곡이라고 합니다. 딸내미 우는 모습 보고 작곡한 음악 치고는 너무 밝네요. 흐흐..
캐나다 출신의 프랭크 밀스는 고등학교 때 여러 밴드에서 피아노를 치며 음악가의 꿈을 키워나갔지만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의대에 진학을 합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접지 못하고 방황하다 의대를 자퇴하고 음대에 입학해서 음악가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프랭크 밀스 하면 뮤직박스댄서 말고 유명한 곡이 하나 더 있죠. 스패니쉬 커피입니다.



역시 아재라면 경음악 모음집 같은 테이프, 또는 뉴스 문화소식같은 꼭지의 배경음악으로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의 기억 속에는 뮤직박스댄서->스패니쉬 커피로 항상 이어지곤 합니다. 아마 경음악 모음집 같은데서 그렇게 들었을 테죠. 국민학생 시절 피아노 학원 다닐때 멜로디 따다 많이 쳐보곤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학원 다니는 중학생 누나들이 모여서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는데요, 갤러리 모이는 재미로 더 열심히 유명한 연주곡 멜로디 따다 치곤 했었습니다. 그땐 웬만한 노래 멜로디, 코드 따는거는 일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악보도 못보는 병신이네요.




#. Good Times - Chic



디스코, 훵크 계의 전설이라 할 쉬크의 마지막 차트 성공 트랙입니다.

이 노래는 저를 거의 20년 가까이 괴롭혔었던 노래입니다. 아마 국민학생때 로라장에서 맨 처음 들었을 거라 짐작되는데, 메인 리프와 여성보컬 코러스, 박수소리만 기억 나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제목을 알고 싶어도 당시 80년대에는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죠. 그러다 우연히 소리바다로 다운받은 팝명곡 베스트 모음집에서 발견하였습니다.

이 노래의 끝내주는 베이스라인은 많은 곡들에 영향을 주었는데, 가장 유명한 케이스라면, 퀸의 another one bite the dust를 들 수 있겠습니다.



거의 똑같죠.
퀸의 멤버 존 디콘이 쉬크와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는데, 베이스라인 걍 따다 써도 된다고 합의하고 쓴 듯 합니다.

그리고, sugarhill gang의 Rapper's delight같은 경우는 그냥 Good times 노래 전체를 표절했죠.

chic의 리더 나일 로저스 옹은 아직도 현역에서 활동하고 계시죠. 최근이라 할 2013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이시더군요.



춤은 정말 하나도 못추고 몸치에 가깝지만 들을때마다 롤라장의 금지된 일탈과 롤라장 옆에 붙어있는 오락실이 아련하게 떠오르곤 합니다.




#. 1979 - Smashing Pumpkins




한때, 스매싱 펌킨스의 멜랑콜리 앨범 전곡을 머릿속에서 재생시킬 수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CD가 튀도록 들으면서 더블앨범 28곡을 완전히 머릿속에 집어넣었죠.

이 노래를 들으면 음악감상실의 퀴퀴한 맥주 쉰내와 먼지반 담배연기반의 텁텁한 공기, 아련하게 이어지는 제임스 이하의 기타와 빌리 코건의 콧소리, 시카고 출신의 스매싱 펌킨스는 얼터너티브가 될 수 없다는 엄한 소리를 해대던 시애틀 4인방, 특히 앨리스인체인스를 좋아했던 여자사람친구, 그 여자사람친구가 짝사랑했던, 음악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던 저의 친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그 여자사람친구는 스매싱 펌킨스를 싫어했고 특히 이 노래가 병신같고 작위적이라고 정말 싫어했습니다.

저는 출신 들먹이며 얼터너티브가 되네 마네 하는 개소리 할때부터 아웃오브안중이어서 뭔 소리를 하든 관심이 없었는데, 그 여자사람친구는 계속 제 친구를 소개시켜달라고 달라붙고 저는 개소리 하는 여자사람 소개시켜주기 싫어서 계속 미뤘는데, 어느날 뒷풀이 술자리에서 그 여자사람친구가 저한테 '야, 너 나 좋아하지? 좋아해서 니 친구 소개 안시켜주지?'하는 개소리 어택에 잠깐 정신줄을 놓고 있었는데, 그 여자사람친구가 '병시나, 내가 음악 관심도 없어하는 얼굴만 멀끔한 니 친구를 소개시켜달라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냐?'라는 간접 고백을 하고, 저도 술김에 그 여자사람친구를 보니 새삼스레 예뻐보여서 뒷풀이 후 따로 술마시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리가 없잖아요. 우리 인생에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죠.

그 여자사람친구는 저한테 스매싱 펌킨스 같은 변태노래 좋아하는 변태새끼가 자기 짝사랑한다고 술주정하면서 친구한테 당장 연락하라고 난리부르스를... 하아... 이걸 때려죽일 수도 없고... 그냥 제가 그 동아리 나오는 걸로 마무리하고, 그 미친뇬과는 연락을 끊은, 대학 초년의 결코 아름답지 않은 추억이 떠오르는 노래입니다.




#. Being Boring - Pet Shop Boys




이 뮤비를 처음 봤을 때 퇴폐적이면서도 야하다기보다는 아름답고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어린 시절 펫샵보이즈의 절친이자 89년에 에이즈로 사망한 크리스 도웰에게 헌정한 노래입니다. 노래 제목인 being boring은 닐 테넌트가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부인, 젤다 피츠제럴드의 문장, "She refused to be bored, chiefly because she wasn’t boring.”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we were never being boring.'이죠. 우리는 지루했던 적이 없었다...

정말 어렸을 때는 지루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친구들이랑 신나게 뛰어놀고 오락실도 가고 그러다 5시반 만화 타임에 집에 와서 만화 보고 밥먹고 숙제하면 하루가 끝. 그런데 지금은 뭘 하든지 지루합니다.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것 같은데 그냥 지루해요. 이 노래를 듣다보면 그렇게 신나게 놀고 지냈던 과거 추억이 떠오르곤 합니다.

이 노래는 발표 당시엔 싱글10에도 못들었지만, 나중에는 대단한 팬덤을 형성하기에 이릅니다.

이 노래 하나만을 위한 이런 사이트까지 만들어져있죠.
http://www.10yearsofbeingboring.com/welcome

하여튼, 가사를 봐도, 뮤비를 봐도, 예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명곡입니다.




#. All about lovin' you - Bon Jovi




어떤 찐따스럽게 생긴 남자놈이 빌딩 옥상에서 여자가 지나가는 길로 떨어지는 걸로 뮤비는 시작합니다.
떨어지면서 그들의 추억이 하나둘씩 지나갑니다. 그리고, 노래의 하이라이트에서 뭔 말도 안되는 짓으로 청혼을 합니다. 미친놈...
어...어쨌든 겨울에 한번쯤은 듣고 지나가는 본조비의 노래입니다.

결혼 전 여기 뮤비에 나오는 여주와 정말 닮은 여자분과 잘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안되었죠. 하지만, 그보다 훨씬 뛰어난 미모와 고매한 성품을 갖추신 와이프님을 만났으니 전화위복, 새옹지마, 고진감래, 호사다마...아, 이건 아니지... 하여튼 인생의 승리자는 저입니다.

뮤비 볼때마다 그때의 철없던 모습이 떠올라서 쓴웃음을 짓곤 합니다..랄까, 그땐 미쳐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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